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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볕이 드는 자리를 찾아 헤매었을 그 마음. 비치는 빛깔이 덩달아 맑으니 퍽 성공하지 않았다 할 수 없다.
돌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나를 새긴다. 곧 썩어 없어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쌓일 수 있는 곳에 나를 내려둔다.
고만고만한 담들 너머로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절반으로 나뉜 세상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슬쩍 뒤꿈치가 들린다.
염색공장이 즐비한 곳, 굴뚝 하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제 막 색이 물들기 시작한 듯 연기가 두텁다.
의외로 경계라는 것이 무척 허술하고 희미한 것이어서 사람들은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는데도 잘 알지 못할 때가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야속한 마음에 손을 흔들어 본다. 건너편에서 이곳을 바라볼 너를 향해.
광해군 6년, 스물 한 살의 나이로 진 꽃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고 했다. 발 아래 살짝 젖은 풀의 감촉이 옹주의 속삭임 같다.
이름의 유래라던 울창한 대숲 어디 가고 동백나무 잎사귀만 흔들린다. 이곳 사람들의 입에서 너는 이제 동백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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