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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하나 올리면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넘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그것이 담이기에.
어쩌면 저 물줄기가 더 푸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하늘이 강을 품은 걸지도 모르겠다.
단지 문을 열었을 뿐인데 초록 내음이 넘실거리며 쏟아져 나온다. 미나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아직도 한 그루의 나무인 듯 선연한 모습들. 시리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웅크리고 있다.
오가는 이를 막지 않으려는 마음일까, 머리 위의 담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바닷가로 옮긴 살림들이 올망졸망하다. 새로운 집에서는 어떤 달콤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가진 적 없는 기억들을 되짚어 나가는 동안에도 추억은 여전히, 꾸준히 쌓인다.
물빛이 끝을 모르고 번져나가는 와중에 묵직한 고기 한 마리가 조용히 기슭을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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