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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빼꼼,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다가서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끝내 감출 수 있을까.
돌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나를 새긴다. 곧 썩어 없어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쌓일 수 있는 곳에 나를 내려둔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발자국과 바퀴자국이 어지러이 섞였다. 이미 너무나 많은 흔적들이 겹쳐져 있다.
염색공장이 즐비한 곳, 굴뚝 하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제 막 색이 물들기 시작한 듯 연기가 두텁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가장 큰 욕구가 아닐까.
만 년의 세월 앞에 우뚝 선 나무 한 그루. 굽어보는 것일까,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중일까.
간밤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왔다갔는지 몸 이곳저곳에 초록 이끼가 자라났다.
푸른 소나무 사이에서 단단히 맞물린 마음 하나 제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커다란 염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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