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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 너의 그림자가 이곳을 보고 있어. 천천히 다가가면 너는 또 다시 반대편으로.
의외로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아 실망하려던 찰나 해가 기울자 발 아래에 드러나는 풍경이 그야말로 절경이더라.
소나무 사이로 줄줄이 들어선 비석의 글자를 보려면 거리를 좁혀 허리를 숙일 것.
해에게서 흘러나온 물길이 눈앞을 휘돌아 흐른다.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 앞에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
눈앞에 펼쳐진 삶의 염증이 곪아 견디기 힘들어질 때가 있다. 끝내 그리워질 수밖에 없도록 멀리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장승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눈이 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마주하면 모든 것이 보여지고 말 것 같은 그 눈이.
외로워서 화가 난 걸까 아니면 누군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걸까. 어느 쪽이든 다음에 떨어질 낙엽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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