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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꽃잎 안에 또 다른 꽃 하나가 피어났다. 늘 보던 것과의 거리를 좁힐수록 또 하나의 세계가 피어난다.
칠이 벗겨져 얼룩덜룩한 탑 위로 담쟁이가 핏줄처럼 엉켜 기어오른다.
나뭇잎 사이로 비쳐든 햇살에 눈이 시리다. 비쳐드는 것이 어찌 이리 선명할 수 있는지.
어느 끄트머리가 구부러져 있을까. 읽히는 것과 보이는 것, 상상하는 것의 사이에서 고민해 본다.
녹색을 닮은 바람, 머리칼을 잔뜩 흐트러뜨리고는 어딜 갔나 했더니 못 위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네.
먼 곳이 내다보이지 않는다 하여 좌절할 필요가 있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나를 감싸고 있다.
낯선 물결이 고요한 그늘을 만드는 어느 구석. 물결을 따라 시선이 넘실넘실 곡선을 그린다.
그저 길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어느새 구름과 맞닿아 있다. 하늘을 뒤로 하고 다시 터덜터덜 내려오자 또 다른 곳으로 길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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