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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의외로 한산해서 왜인지 자꾸만 그림자를 쫓게 된다.
결코 낡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가 오히려 서글프다. 꼬리를 뭉텅 잘라내고 안전선 안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산중에서 돌연 마주친 고즈넉함. 좀처럼 떠나기 싫어지는 마음에 돌아보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통과하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찰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덧 없는 것인데도.
무언가의 터, 라고 생각했다. 돌담보다 낮고 잔디보다 높았기에.
하얀 길 위에 붉은 낙엽 하나 묻어있지 않아. 벌써 누군가 다녀간 걸까.
어디 하나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어 빛이 닿을 때마다 은은히 퍼져 빛나는구나.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 있다. 구름이, 돌담이 말을 거는 그런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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