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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와 육지 사이를 떠돌고 있다. 어릿속이 세어버리듯, 쓸쓸하고 멍해지는 풍경.
반갑게 깔린 꽃길의 빛깔이 달콤하기도 하다. 걷는 동안 물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무언가의 터, 라고 생각했다. 돌담보다 낮고 잔디보다 높았기에.
간밤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왔다갔는지 몸 이곳저곳에 초록 이끼가 자라났다.
갈대가 휘어질 때마다 하얀 날개가 돌아간다. 어느 쪽으로 휘어지든 날개는 돌아간다.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 있다. 구름이, 돌담이 말을 거는 그런 길이 있다.
가지 끝에 달린 연두빛 과실 하나, 달콤한 향에 속아 베어 물었다간 인상을 쓸 게 분명해.
가릴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까. 산에서 만난, 산을 덮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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