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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렁을 따라 이어진 초록의 끝에는 또 다른 초록이 시작된다. 싱그러운 잎사귀가 눈부시게 빛나는 이곳.
어느 석상에서나 볼 수 있는 부처의 모습이지만 어째서인지 입 꼬리가 조금 더 올라간 것 같다.
낯선 이름 하나와 함께 멈추어버린 시간이 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마냥 안타까워지는 순간.
한 발을 물러선 채 들여다보는 기억. 우스운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새 한없이 진지해지고 만다.
눈이 부신 것이 단지 빛깔 때문이랴. 숨을 죽여 다가 서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아직 새하얀 걸 보니 머리가 꿰인지 얼마 안 되었다. 축 늘어진 가느다란 몇 개의 다리 끝에서 뚝뚝 무언가 떨어진다.
산중에서 돌연 마주친 고즈넉함. 좀처럼 떠나기 싫어지는 마음에 돌아보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다가섰다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소박한 풍경이 있다. 이처럼 빽빽하게 몸을 맞대고 살아가며,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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