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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내다보기 전에 가까운 곳을 살필 것. 시선을 가로지른 한 줄기의 조용한 속삭임이 들린다.
멀고도 가까운, 혹은 가깝고도 먼. 그런 수식어를 붙여야만 설명할 수 있는.
꾸벅 졸다 창밖을 보니 본 적 없는 과거가 그곳에 있었다. 열심히 뒤따라온 보람이 있는 듯 나의 과거는 푸르기만 하다.
서원 앞 정자 그늘 아래 서서 조용히 두 눈을 감으면 절로 입에서 가락이 흥얼거리며 나올 듯하다.
철길 위를 자세히 보면 그 아래 돌들이 녹이 슬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철이 지나가는 동안 부대끼며 물들어가기 때문이리라.
보일 듯 말 듯, 얄궂은 눈높이에 괜스레 눈길이 멈춘다. 저도 모르게 발뒷꿈치가 들썩이는 보드라운 담장길.
머리가 보일 만큼, 딱 그만큼 올라온 담장의 높이를 의심한 이 누가 있는가. 담은 가리기 위해 쌓는 것이 아니라는 걸.
물속에 잠긴 이의 절박함인가 아니면 그 옛날 지구를 떠받들던 프로메테우스의 원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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