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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가로지르는 동안 숨죽인 풀들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나무들이 물에게 이 고운 길을 열어 주었다. 두 삶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풍경
하나의 조각상이 나오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깎여 나간 저 껍질의 수와 같지 않을까.
오랜 세월, 돌보아지지 않은 적이 없는 귀한 집. 그 안에 대를 이어 차오른 빼곡한 삶이 경이롭다.
해안가에 밀려와 부서지기 직전의 파도는 무엇을 잡으려는 듯 잔뜩 오므렸다가 이내 속절 없이 놓아버리고 만다.
미끄러져 내려갈까, 솟구쳐 올라올까. 틈새에서 만났음에도 막막한 마음.
분명 저 그림도 빛바래기 전에는 선명했을 텐데 마치 빛바래기 전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상상이 되지 않아.
오롯이 홀로 있을 때 똑바로 쳐다보기 힘든 것이 있다. 무언가에 가려지고 나서야 오히려 더 잘 보이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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