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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닦인 길을 끼고 담장이 이어져 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머리 위로 검은 실 하나가 이어져 있었다.
빈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제 소리를 온전히 들려주기 때문이다. 올라앉아 웅크리기 위한, 정자가 있는 풍경.
텅 빈 평상을 보았다. 사람도 동물도, 심지어 낙엽 하나 쉬어가지 않는 평상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흙의 빛깔이라는 것이 언제부터 이렇게 고왔는지. 향긋한 흙내음에 편안해지는 마음.
넘어서서, 너머에 닿는 일. 내다볼 수 없음에 몇 번이고 다시 망설이고야 마는.
고이 접어 줄에 매단 천이 공민왕의 애절함과 같을까. 천이 늘어나는 이유는 도망칠 곳이 이곳밖에 없기 때문일까.
서툴게 장식된 서툰 손길들. 서툰 체 다가서 추억 한 장을 걸어두고 간다.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운 공원과 미술관, 그리고 한 켠에서 자신의 아름다운 자취를 관망할 수 있음에 미소짓는 옛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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