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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싹이 그 날의 함성처럼 움튼다. 영광의 깃발도 뿔피리 소리도 없지만 여전히 이곳에는 그 날의 함성이 맺혀 있다.
여기, 이 신비로운 빛깔에 몸을 담그면 용궁으로 갈 수 있다고 하니, 예고 없이 마주친 전설은 여행을 더욱 신비롭게 한다.
미닫이문, 미닫이창이 과거를 여닫 듯 이곳 골목에는 너와의 추억이 활보하고 있다.
분명 저 그림도 빛바래기 전에는 선명했을 텐데 마치 빛바래기 전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상상이 되지 않아.
물을 막기 위해 만든 장화는 한 번 물이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종일 벌을 설 참이다.
'가시는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따스한 속삭임에 발길을 쉬이 떼기 어렵다.
무엇이 얼마나 흘러 지나갔을까. 아래로 흐르는 것도, 위로 흐르는 것도 더없이 아름답다.
형태를 조금만 바꾸어도 담긴 것이 달라진다. 금방이라도 하늘을 달릴 듯한 모습이 한 편의 시처럼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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