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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중심에서 원을 그리며 파문이 일어난다. 보이는 것은 없지만 수면은 흔들림 없이 흔들리지 않는 법.
어울릴 수 없이 어우러진 풍경. 그 안에 담긴 아픈 마음들을 어찌 눈으로 읽어낼 수 있을까.
불꽃이 식어버린 새하얀 돌 위에는 사람들의 입김만 배었다가 쉬익 소릴 내며 빠져나가네.
바람이 부는데도 시원찮게 돌아가기에 자세히 보니 날개 한쪽이 이상하다. 그래도 바람개비라고, 느리지만 천천히 돌아간다.
아궁이 안에서 바짝 마른 장작이 깊은 어둠 속에서 먼지와 부대끼고 상 위에 아무렇게나 덮인 천이, 가려지지 않을 세월을 어수룩하게 비껴가고 있다.
사이로, 그 좁은 골목들로 종종걸음을 걷는 일. 좁아서 아름답고 맑아서 아름다운 풍경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더 강력하게. 여전히 연약하면서도, 우리의 감각은 어느 새 이만큼이나 무뎌져 있다.
모퉁이를 돌면 들어오는 이를 감시하는 이가 있다. 두 눈 부릅뜨고 누가 더 머리가 새까맣나 지켜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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