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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뚜껑을 열기도 힘겨워 보이는 거대한 솥에 윤이 난다. 펄펄 끓었을 과거는 어디에 가고 텅 빈 채 남아 가마솥이라 불리고 있구나.
다가서는 일이란 언제나 어려운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서고 싶은, 그런 것들이 모여 길을 이룬다.
때로는 말이 없는 시선이 더 많은 것을 묻는다. 비워내고 또 비워낸 뒤에야 묵직해질 수 있을까.
아주 오래 된, 그러나 선명한 자취. 온전히 제 몸으로 만든 흔적이란 왜 이리도 아련한 것인지.
층층이 흐르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층층이 고이는 중. 흐르는 물은 계속해서 흘러 가고, 고이는 물은 조금씩 가라 앉아 가고.
이곳에 담긴 것이 어찌 푸른 물 뿐이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추억과 마음들이 켜켜이 쌓였다.
떨어진 햇살들이 노오랗게 익어가고 있다. 기어이 붉게 물들고야 말지, 기다려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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