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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아래 가만히 몸을 숨기고 내다본 풍경. 맑고 밝은 그 모습에 잠시 숨이 멎는다.
미로를 달리는 앨리스처럼, 그렇게 신비로운 추억을 선사해 줄 곳.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기억을 새기며 걷는다.
분명 물밑에서 쓸려왔을 돌들이 쌓여 뭍이 되었다. 언제 또 잠길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 숨을 죽이고 있다.
높은 줄 알고 올랐더니 구름보다 낮다. 지나온 길 내내 나를 가리던 것이 나무가 아니라 구름의 그림자였다니.
까만 음표를 따라 눈동자가 움직인다. 한 음표를 지날 때마다 지휘자의 손이 아주 약간 흔들리는 것 같다.
숲, 그리고 숲 그림자. 대낮에도 길을 잃을 듯한 선명함에 숨이 멈춘다.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 있다. 구름이, 돌담이 말을 거는 그런 길이 있다.
모든 것이 흙으로 되었다고 했다. 길도 담도 벽도 심지어 우리의 살도 흙으로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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