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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고 선 자리가 출항 준비를 마쳤다. 날렵한 돛의 모양새를 보아하니, 꽤나 순조로운 항해가 될 터.
오색으로 물든 자리, 그 가운데 서면 드는 생각이란 어떤 것일까. 알 길이 없음에도 향기로운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본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붓과 붓을 쥔 손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 찰나의 선택이 전체를 좌우하는 것.
때로, 걸어내려간다는 것은 삶으로 돌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를 때의 마음에 아직 빛이 바래지 않았으니, 걸음만은 여전히 즐겁다.
빛깔 맑은 것들이 맑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빈 벽이 물든 듯 일렁거리고 있다.
가끔은 뭍으로 나온 것들도 헤엄을 친다. 먼 바다를 향한, 움직임 없는 조용한 움직임.
웅장한 멋보다 소박한 맛에 딛고 섰더니 아뿔싸, 바짓단이 흠뻑 젖었다.
길을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한 마디가 여행자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천 년의 숲을 걸어 어디에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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