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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곳 울타리 너머로 기념의 조각이 버티고 섰다. 본연의 의미는 녹이 슬어 그저 버티고 섰다.
나무에게도 아이가 있다. 딱딱한 나무껍질이 아닌 보드라운 속살과 멋진 모자를 지닌, 닮지 않은 아이가 있다.
귀하다 생각하면 무엇이든 귀해질 수 있다. 보면 볼수록 기특하고 신기한 풍경.
불이 꺼진 거리를 걷다 갑자기 주위가 환해져 고개를 들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빛이 가장 많은 곳인 듯 대낮처럼 환하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가장 큰 욕구가 아닐까.
장독 밑에 핀 이름 모를 꽃이 오늘따라 유독 궁금했는데 멀거니 서서 보고 있으니 이름을 몰라도 웃을 수 있더라.
잡초만 무성히 자라 뒤덮은 줄 알았더니 뒷산에서 건너온 침묵이 풀 사이로 언뜻 고개를 내민다.
비석 주위에 쳐진 단단한 경계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봐주기를 원하지만 다가오기는 바라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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