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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가 총총히 밝혀졌다. 햇살을 머금어 익어가는 저 빛깔이 어찌 곱지 않을 수 있을까.
이름 모를 꽃 사이로 먼 나라의 풍경이 보인다. 향기마저 그곳과 닮았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골목에서 만난 귀여운 나그네 셋. 인사나 좀 나눌까 했더니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한다.
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좁은 길을 울창히 덮은 덤불인 줄 알았으나덤불 사이를 갈라 낸 길이었다.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어두운 바다 아래에서 건져 온 선명한 빛깔들. 무엇이든, 들여다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임을 배운다.
우연히 마주친 쉼터에서 맞이하는 고즈넉함.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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