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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간 수를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끝이 없기에 기다림도 계속된다.
돌담 너머 노오란 자태에 시선을 뻬앗겨 아무도 없다는 것을 몰랐네.
지게를 지고서 올랐을 저 돌계단에는 틈새마다 너의 한숨이 새어나올 듯하다.
한 덩이 구름이 몸을 웅크려 내려앉았다. 그림자만큼 둥글어지고 싶은 그 마음의 이유를 묻는다.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빈 땅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아마 누군가는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옥색으로 맑아 비쳐내는 것들마저 아름다운 이곳, 탁월한 선택이랄 수 밖에.
나무에 매달리기 위해서 큰 수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나무는 누구든 매달릴 수 있도록 갈라져 있으니까.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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