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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쌓는다는 건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자, 여기에 이만큼 담이 있으니 어디까지가 우리의 영역인지 보시오.
제 모습들을 서로 비춰가며 나누었을 대화가 궁금한 마음에 멈춰 선 자리, 문득, 제 몸으로 가린 자리만큼의 하늘을 다시 비춰내고 있음을 본다.
바람을 맞이하고 또 배웅하는 자리. 오색의 바람이 돌고 또 도니, 머무르고 싶은 마음에 숨을 들이킨다.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 닿고 싶은, 하지만 와 닿지 않는 아픈 마음.
아무도 오르지 않는 좁은 계단 굽이굽이 그림자만 기웃거린다.
쌓인 높이에 비해 의외로 낮은 그림자. 그래도 쌓였기에 만들 수 있는 그림자.
결국은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문제. 밝혀진 밤하늘은 푸르게 검다.
올려다보지 않은 채, 그림자의 주인을 상상해 본다. 저토록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것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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