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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볼까, 그대로 두고 볼까. 삶의 흔적을 엿본다는 일은 왜 언제나 이리도 어려운지.
작은 터 안에 알차게 채워진 배려들. 걷는 동안 자꾸만 고맙고 또 고맙다.
좁은 길을 울창히 덮은 덤불인 줄 알았으나덤불 사이를 갈라 낸 길이었다.
풍경도 환생을 한다. 흙이 절이 되었다가, 다시 흙이 된 고운 자리.
어디에나 스며드는 가을. 사철 푸른 나무 대신 담쟁이가 가을을 밝혔다.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먼 길을 달릴 준비를 마친 상상. 결국, 어디까지 가 닿을 것인지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한 줄기 끝에서도 서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왜일까. 맞부딪히지 않고, 그래도 발끝을 맞댄 채 살기 위해서라면 다행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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