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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골목에 들어서면 구수한 종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막 뽑혀 따끈따끈한 종이 위에 먹먹한 잉크 냄새 물씬 풍기는 것 같다.
하천 위에 난 작은 다리 위로 한가로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리가 있으니 건널 수밖에 없다는 듯.
평평하게 다져진 길 위의 낙엽이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다. 점점이 떨어져 너와 나를 이으려 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가옥에 머물러 무엇을 알아가고 있을까. 시선이 향하는 먼 곳, 그곳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을지.
풍경의 한 자락에 누워 잠든다는 것이 어떤 일일지. 오가는 이 없어도 평안할 영원한 안식.
온통 푸른 풍경에 눈이 시리다. 수면 위로 머리를 내민 섬이 조용히 헤엄쳐 오고 있다.
물에 닿기 전,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시간. 아직 삼켜지지 않은 태양이 사방에 빛을 흩뿌린다.
어디 하나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어 빛이 닿을 때마다 은은히 퍼져 빛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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