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 서울특별시 양천구 -
양천구에 살면서 ‘모기동’을 모른다면 일단 의아한 눈길을 아니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기동 자체가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목2동 주소를 소리나는 대로 발음한 것과 더불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붙여진 주민들의 애칭입니다. 하나같이 돈 벌기도 바빴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 일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모기동 마을축제’까지 생겨났다는 그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지만 함께라서 즐거운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라! 바로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모기동 마을축제의 중심에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단체 ‘플러스마이너스 1℃’가 있다. 주로 어떤 일들을 하는 사람들일까?
“‘플러스 마이너스 1도씨’요? 지구의 온도는 1℃ 낮추고 사람의 온도는 1℃ 올리는 실천을, 예술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철학을 담았지요!” “‘예술’에 ‘철학’까지? 하하~ 살짝 어렵네요.”
“주부들과 함께 지역의 버려진 공간을 예술이라는 방법으로 고민하는 모임이랄까.”
개인작업실에서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점차 모이면서 공동작업실로, 그렇게 모기동으로까지 몸집을 불려나간 나무도예방. 서로 모여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진 걸까?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꾸미려고 모인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슷한 생각과 뜻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동네에서 제발 뭐라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죠.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첫 마을축제 ‘모기동 궁여지책’이 그렇게 탄생했어요.”
“서로 꿈꾸는 건 결국 마을 디자인이었다 그건가요?”
나에겐 쓸모없는 물건이지만 쓸 만해서 버리기 아까운 것들, 직접 만든 음식, 그리고 정성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축제 한쪽에 장식된다. 마치 벼룩시장을 연상케 하는데?
“모기동 벼룩놀이터가 바로 우리 마을 축제죠. 그래서 축제도 현수막부터, 놀이터 진열장이 될 알록달록 박스 등 재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요.”
“정말 여기 부스들이 모두 버려진 종이박스들과 하루의 쓰임을 달리한 우유곽들로 만들어졌네요!”
축제는 벼룩시장 외에도 공연과 마을상영회, 그림전시회, 거리놀이터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시끌벅적한 현장,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알음알음 마을돌이’ 친구들의 통기타, 어쿠스틱 연주부터 댄스까지, 축제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연습했는지 몰라요!”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지만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게 우연찮게 아이디어가 나와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 아세요?”
후미진 골목 벽과 카페 근처 공간에는 따스한 느낌이 가득 배인 벽화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축제의 풍요로움이 더한다.
“우리동네 벽화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주민들이었죠. 목2동에서는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담벼락에 직접 스케치하고 채색하기 등을 가르쳤죠.”
“이게 바로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의 경계가 없어지는 ‘삶은 아트’네요!”
벽화교육은 총 4개월의 긴긴 시간을 지나 전시회까지 가졌다. 시작은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결국 웃음과 행복으로 마무리된 과정이 목2동 협동조합 외관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담벼락이 정말 화사하게 바뀌었군요.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예요.”
“그렇죠? 아이들 작품 하나하나를 보고, 정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이 결과물들, 저도 새삼 감회가 새롭네요. 그 긴 시간은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많이 자랐고, 선생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최근 모기동에서 자주 이야기된 동네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숙영원의 공간 개방이다. 이제 지역 청소년을 위해 수도원의 일정 공간을 내어주기로 했다고.
“어른에게 배우고 어른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곳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청소년과 어른들이 ‘이해와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터가 되길 희망하고 있어요.”
“이 역시도 모기동 탄생과 겹치고 있군요!”
주민들의 네트워크는 해가 갈수록 단단해진다. 직접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다음 축제를 기획하는 ‘나눔식탁’이 마련된 것. 여기 또 하나 기분 좋은 비밀도 숨어 있다는데?
“내년은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마을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모기동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우리는 단순히 같은 동네에 모여사는 의미를 넘어 모기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얼마든지 참여해 마을 만들기를 함께할 수 있어요.”
골목 사이사이까지 시끌벅적한 모기동 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놀이공간입니다. 아이들은 이제 재활용 폐품들을 모아 간판이며 부스도 척척 만어내고, 고사리 손을 거친 벽화는 하나의 예술로 거듭납니다. 주민들 모두가 참여해 일궈낸 모기동 마을축제 과정, 그리고 목2동만의 문화마을을 형성해가기 위한 소중한 시간들, 이 속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벽화를 보러가도 좋고 축제를 보러가도 좋고 그냥 가도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다시 태어난 마을 모기동에 오늘 한번 들러보세요!
홍성5일장에서 찾은 보물
- 충청남도 홍성군 -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노래 <시골장>, <국밥집에서>처럼 유난히 시장 풍경을 즐겨 부른 그의 고향은 바로 충남 홍성. 그곳에는 사람 냄새 나는 장이 5일에 한 번 섭니다. 매번 경기가 좋은 것도 아니건만 장터거리는 항상 쑥부쟁이 꽃잎 같은 웃음으로 만발합니다.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오랜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상점마다 보물 하나씩을 꿰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가면 상인들이 그 보물을 서슴없이 내보여 주실까요?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홍성 5일장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이곳엔 옛 모습을 간직한 홍성대장간이 있다. 3대째 대장간을 지키고 있는 대장장이 사장님에겐 100년이 훌쩍 넘은 쇳덩어리 보물이 있다. 뭘까?
“이 놈은 대장간에서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쓰는 받침인데, 100년 세월, 뜨겁게 달궈져서 매질을 당해가며 우리 3대를 먹여 살린 것 아닌감? 그래서 우리 집 보물이지.”
“그만큼 우리 전통시장 명맥을 지키는 데 일조하셨으니 뿌듯하시겠어요. 직접 만드신 호미며 낫, 망치, 사시미까지 사장님 손을 거쳐 간 도구들이 그야말로 작품이네요.”
역시 아버지를 따라 12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한 대승철물점 사장님역시 보물이 있다. 신줏단지 모시듯 매일 닦고 또 닦는다는 그것은 무엇일까?
“어서 와. 우리 집 보물도 구경하러 왔남?” “네. 철물점 하시면서 어떤 보물을 간직하게 되셨어요?”
“자, 우리집 보물! 60년도 더 되어 손때가 더덕더덕 묻은 요놈, 긴 세월 나랑 같이 가게를 지켜왔어. 우리 아버지랑 나에 대한 추억까지 그득허니 쌓여 있으니께.”
시장 한쪽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니 두툼한 뭔가를 연신 부쳐내고 계시는 팔순 할머니께는 이 장사 자체가 보물일까?
“아, 시장 생각해서 4개 천원 받는 거여. 싼 맛에 이거라도 먹으러 오는 사람들 있어니!” “그럼 할머니 보물은 한평생 해온 바로 이 장사겠네요?”
“보물은 무슨 보물! 겨우 우리 내외 입에 풀칠하고 사는데 보탠 거지. 그래도 육남매를 이걸로 다 키웠어. 갸들이 이제 그만 하라고 성화네. 근데 이거 안 하고 놀면 뭐 한대.”
3대째 새우젓 장사를 한다는 주인아저씨의 보물은 그 크기부터 장난이 아니다. 무려 270m나 되는 규모에 여러 갈래로 뚫려 있기까지 해 미로를 연상시킨다. 대체 뭘까?
“12년 전에 팠는데, 지금 독배마을에 이런 놈이 40개나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온도가 섭씨 14~15도로 일정하면서 습도가 85%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 새우젓 보관하기에 이만한 조건을 가진 데도 없지. 우리 집 보물이여!”
“구수하면서 깊은 젓갈 맛을 내는 광천 새우젓 비결도 바로 여기 있었군요!”
생물 파는 곳을 지날라 치면 웬 싸움이라도 난 줄 알고 이내 고개가 돌아가거나 발길, 눈길이 절로 향한다. 흥정하는 소리다. 새삼 생선노점 주인의 보물도 궁금하다!
“지난번에 사간 고등어하고 꽃게도 그렇게 깎고 또 맛있게 드셨다면서 여기에 있는 활어도 다 살아 있는데 뭘 또 깎는댜?”
“에이~ 싱싱하면서도 싼 맛에 여기만 오지. 한 바구니에 만원 합시다.” “그려. 매번 제값 못 받아도 어쩔겨. 난 단골 보는 맛에 사는디. 자, 대신 자주자주 와.”
홍성재래시장에는 어느 정육점을 들어가도 1등급 홍성한우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최고 특산물로 꼽히는 진짜 비결이 바로 그 보물이자 자랑이라는데?
“이 마블링 좀 봐,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것과 차원이 달라요. 대형마트가 저렴할지 몰라도 육질은 이곳 한우를 따라올 수가 없겠어요.”
“공수해오는 우시장이 따로 있는데, 그곳이 바로 홍성한우의 비결이자 우리 보물이지. 시골 농가들이 장난 안치고 우시장에 순수한 소를 갖고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거 아니겠어?”
60년 전통 소머리국밥집은 역사만큼이나 맛도 진국이다. 소머리와 사골을 푹 우려낸 국물에 쫄깃한 고기가 어우러진 맛을 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집의 보물은 뭘까?
“홍성한우가 등급도 잘 나오고, 전국적으로도 제일로 치니 이 집 보물도 단연 한우겠죠?” “그야 그렇지. 근데 ‘국밥 먹는 날’이 따로 있는 거 아시나?”
“네?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데요?” “그날이 이제 우리 집 국경일이 됐네 그려.”
유서 깊은 이 장에는 여전히 많은 상인들이 좌판을 깔고 진입로부터 가득 메운다. 매끈한 오징어, 감칠맛 나는 토굴새우젓도 명물이지만 시장을 대표하는 보물은 따로 있다.
“아, 보물이 뭐 따로 있을라고~! 16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 사람들 아니겄어!” “그렇군요! 바로 이 시장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으니 뭐니뭐니해도 홍성시장의 보물은 바로 사람이고 역사다~ 그 말씀이시군요.”
“맞구먼~! 봇짐 풀어놓는 장돌뱅이들부터 짚풀공예, 떡메치기 참여도 한번 해봐.”
식구들의 먹거리를 준비해놓고 뭇사람끼리 몸을 부대끼며 거래를 하며 정도 나누는 풋풋한 서민들의 공간, 옛 장터를 그대로 간직한 홍성5일장은 지금도 손수 거둔 농수산물을 사고파는 모습 속에 정직과 신뢰가 묻어나는 재래시장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숨겨진 진짜 보물을 찾고 싶다면, 그들의 진정성을 느껴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사익 선생의 <시골장> 노래에서 그리워했던 사람냄새가 곳곳에 배어든 곳, 상인들 저마다 고단한 삶에서 묻어나는 ‘보물’ 하나씩은 간직한 곳, 이번 여행은 홍천5일장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떠세요?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경기도 화성시 -
어린 시절에는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든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이며 들, 냇가로 쏘다니기만 하면 작은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시절이 다 지나버리고, 이제는 문을 열면 잘 정비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곤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연과 어우러져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이번 미션에 주목해 주세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미션은 ‘제부도에서 자연을 만지고 오라!’입니다.
하루에 단 두 번, 썰물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면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이 바로 저 앞에 보이는데 왜 앞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아직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요즘에는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릴 거야.”
“도로까지 바다에 잠겨 있는 거군요! 바다에 잠겨 있던 길을 간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부도에 도착하면 오른쪽, 빨간 등대가 보이는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해안산책로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이 길은 언제 와도 기분이 좋구나. 발밑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꼭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잖아. 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가 더해진단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요. 아, 안내도에도 그려져 있던 소라 모양 조형물이네요! 바다에 왔으니 소라 안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어요!”
제부도 갯벌 체험장에서는 호미와 장화를 대여해 주니 이 점을 참고해 두자.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해수욕장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
“해안산책로를 걸어 올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바다였는데, 역시 직접 와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것 보세요! 제가 주운 조개껍데기예요. 참 예쁘죠?”
“어디, 오늘 살아있는 조개도 잡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점심 즈음이 되면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와,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그물망을 좀 보세요. 뭔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벌써 조개랑 게를 잡은 모양이네요. 저도 빨리 갯벌로 나가고 싶어요! 빨리요!”
“하하, 서두르지 않아도 돼. 오늘은 하루 종일 갯벌 체험으로 시간을 보낼 테니까 말이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도 좋지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갯벌이 더 매력적이지!”
제부도의 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석화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1월 말까지는 제부도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돌 틈마다 무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렴.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매일 송사리를 잡고 놀았는데 말이야.”
“저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예요! 세상에, 고둥이네요! 정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와, 이쪽에는 게가 있어요! 빨라서 잡기는 어렵겠는데요?”
돌과 흙 아래로 재빠르게 숨어드는 게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게를 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기, 내가 석화를 하나 까 놨어. 이걸 게가 숨어 있는 돌 앞에 놓아보렴.” “석화? 굴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게한테 이 굴을 주는 건가요? 왠지 좀 아까운데… 아, 아기 게들이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굴을 맛보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렴. 게들이 곧 싱싱한 굴 맛에 반할 테니까.”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호미와 맛소금을 준비해야 한다. 조개 구멍을 찾아내어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데?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구멍 밖으로 나온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갑자기 짠 맛을 보게 된 조개들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야. 여기 조개 구멍이 있구나. 소금을 한 번 뿌려볼래?” “어디… 앗, 정말이네요! 조개가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렇게 채집한 고둥이며 게, 굴과 조개들을 양동이 안에 모아두면 작은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집까지 데려오면 금방 죽어버리니,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줄 것.
“애써 잡은 조개들인데 꼭 놓아주어야만 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 조개들의 집은 바로 이곳이니까 말이야.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니,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 “제 생각이 짧았어요. 잠깐, 조금만 더 구경하고 금방 갯벌로 돌려보내 줄게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세상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일상에서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제부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하며 오감으로 느낀 바다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논개의 흔적을 찾아 떠난 주촌민속마을
- 전라북도 장수군 -
주촌마을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그렇다면 나라를 위해 온몸 바쳐 투신한 논개는요? 전북 장수 주촌마을은 의암 주 논개의 생가를 중심으로 나라와 남편을 위해 왜장의 목을 끌어안고 천 길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그녀의 충절을 기리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민속마을입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집은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을 풍기고 근처에 함께 둘러보기 좋은 도깨비 박물관은 장수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역사와 재미가 공존하는 주촌마을에서 ‘논개를 만나고 돌아오라’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시골마을 장수. 산 넘어 산을 또 하나를 넘으면 그림 같은 풍경에 소담한 마을하나가 나온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넘실거린다.
“산새마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네요. 장수는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인 것 같아요. 얼마나 더 가야 주촌마을이 나올까요?
“곧 도착이란다. 저기 보면 얇은 판돌로 지붕을 엮은 집들이 보이지? 언뜻 보면 기와처럼 보이지만 돌을 얹은 지붕은 주촌마을의 독특한 특징이란다.”
나라를 위해 투신한 충절의 여인인지, 남편의 복수를 위한 여인의 절개인지 말들이 많지만 그녀가 남강으로 뛰어내리기 전 깨물었을 입술만큼 붉은 그 마음에 귀를 대본다.
“학교에서 논개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 “그럼요. 임진왜란 때 왜장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논개도 모를까봐서요?”
“그럼 논개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알고 있니? 양반가의 자손이 관기가 되기까지의 과정 말이야. 꽤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단다.”
주촌마을의 입구에는 크게 의랑루가 자리하고 있다. 작은 연못과 함께 자리한 의랑루에 서면 저 멀리 논개상이 손에 잡힐 듯 아스라이 보인다.
“이곳이 의랑루구나. 생가지 입구를 알려주는 곳이지. 의랑루 사이로 논개상이 보이니? 의랑루를 지나 논개상까지 가기 전. 바로 네가 서있는 곳이 단아정이란다"
"논개가 어릴 적 또래들과 노닐덧 곳이라고 하는 구나. 논개의 지극한 충심과 효심의 얼을 기리기 위해 단아정이라는 이름을 붙인 거라고 한단다.”
의랑루 사이로 보이던 논개상 앞에 다다랐다. 굳게 다문 입술과 결연한 표정이 당시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허나 그녀의 손에서 작은 떨림이 전해진다.
“가까이에서 보니 꽤 긴장이 되는 것 같아요. 아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 마음 때문 인 것 같아요.”
“그렇구나. 동상의 표정을 자세히 보렴. 단정하게 쪽진 머리와 굳은 의지를 말해주는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가지런히 내려놓은 손가락에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지 않니?”
세 개의 문을 지나 논개 사당에 들어서면 괜스레 엄숙한 마음이 들며 긴장감이 흐른다. 그런데 따뜻한 눈빛으로 관광객을 맞는 영정은 왠지 모를 따뜻함을 감돌게 한다.
“이곳은 논개의 영정을 모셔놓은 사당이란다. 어떠니?” “동상으로 본 것 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옅은 미소를 띈 붉은 입술을 보니 아까 아빠가 말씀하셨던 그 떨림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고요.”
“제법이구나. 손가락 마디마다 끼워있는 옥가락지도 잘 봐두렴.”
주촌마을 가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비로소 논개생가를 만날 수 있다. 예스럽고 소박한 생가는 후손들에 의해 복원되어 지금까지 그 얼이 함께 흐르고 있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네요. 어쩐지 더 정감 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니? 사실 지금 이 생가지는 후손들에 의해 복원된 것이란다. 원래 생가는 수몰되었고 후손들이 논개의 얼을 이어가고자 마을을 조성하면서 복원하게 된 것이지. 단정하게 쌓아진 돌담벽이 초가집과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주촌마을의 또 다른 명물은 도깨비 전시관이다. 주촌마을에 도깨비 전시관이 들어선 이유를 도깨비들은 알고 있을까?
“아빠, 제가 가장 기다리던 공간이에요. 바로, 도깨비 전시관! 벌써부터 조금 으스스 한 것 같은데요?”
“녀석도, 참. 주촌마을의 도깨비들이 내는 퀴즈를 풀어야 나올 수 있다니 정신 바짝 차리는 것이 좋을 거야!”
주촌민속마을은 논개의 생가지로 더 이름이 나있다. 그곳에서 역사를 다시금 되새겨보고 그 안에서 소소한 재미까지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자, 오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조용한 시골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정겨운 돌담을 따라 조용히 걷기도 하고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져보고요. 교과서로만 배웠던 내용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랄까요?”
낮은 자세의 초가집이 소박해보이만 예스러운 장수 주촌마을. 야트막한 돌담 사이로 느껴지는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은 어린 시절의 논개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약하고 여렸던 한 여인이 결연한 행동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괜스레 마음 한 편이 저릿해집니다. 그녀가 보여준 충절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의 본보기가 되어주고 고된 전쟁에서의 성공을 바라는 한줄기 희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소소한 공간들로 만들어진 주촌마을에서 여러분은 논개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올 것인가요?
대가야를 보고, 듣고, 겪다
- 경상북도 고령군 -
따스한 햇살과 함께 하는 여행이 그리울 무렵 남도에는 본격적인 꽃잔치가 시작됩니다. 경북 고령에 깃든 철의 왕국이라 불렸던 대가야의 이야기를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역사보다도 긴 520년여의 세월 동안 그 명성을 떨쳤던 대가야의 고장입니다. 철의 왕국을 건설하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가야금까지. 그들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북 고령으로 기왕 나선 걸음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 미션은 ‘대가야를 오감으로 느껴라!’입니다.
개화실 꽃이 피어나는 마을, 개실마을. 그리고 마을을 포근히 둘러 싼 춤추는 나비를 닮았다는, 접무봉. 이 마을에는 어떤 이야기가 꽃피고 있을까?
“나즈막한 돌담장과 묵직한 나무 울타리들 사이로 난 굽이진 골목길은 우리나라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야의 역사 뿐 아니라,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대를 이으며 살아오고 있는 개실마을에서는 자연체험, 농촌, 역사체험 등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단다.”
가야금의 대가 우륵의 고장이자, 초기 신라와 어깨를 견주던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유적이 숨쉬는 이곳에는 우륵박물관이 떡하니 자리해 있다.
“박물관의 입구 한편에 있는 우륵 동상이 건장하게 서있어요!”
“그 맞은편에도 가야금을 제작했던 금장지비석이 있구나. 가야금 재료인 오동나무를 납작하게 깎아서 촘촘히 세워둔 모습이 꽤 인상적이야.” “박물관 바로 옆 마을에 조성한 우륵의 집도 빼놓지 말아요!”
우륵박물관은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발굴ㆍ수집ㆍ보존ㆍ전시하여 국민들이 우륵과 가야금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륵을 찾아서` 전시실에서는 뭘 보고 왔니?” “우륵이 살았을 당시 대가야의 정황을 보여줬어요. 또 전시실 `악성우륵`에서는 우륵이 어떻게 자라서 음악을 접했고 어떻게 가야 12곡을 만들게 됐는지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죠.”
“그야말로 우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로구나.”
정정하니, 울리는 가야금의 소리를 따 정정골이라는 옛 이름으로 불리었던 가얏고. 우륵의 가야금 소리를 따라 걷는 가얏고 마을의 길을 따라가볼까?
“요즘에는 잘 들을 수 없는 가야금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지니, 정말 옛 가야의 악성 우륵이 왜가야금을 사랑했는지 알 것만 같아요.”
“그래, 가얏고 마을에서는 가야를 대표했던 가야금과 우륵의 뜻을 이어 가야금 공방, 문화관, 체험관 등을 통해 가야금 문화를 적극 발굴, 보존, 재조명 하고 있단다.”
고아동 벽화고분 속에는 약간의 연꽃그림이 남아있다고 한다. 회가 떨어져버려 거의 사라져버린 벽화 속에 여전히 피어있는 연꽃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가야의 유일한 벽화고분이라니, 역사적 가치가 엄청나겠어요! 밀폐 되어있어서 직접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요.”
“처음 도굴된 채 발견되어, 보수공사와 학술조사를 거친 후 보존하고 있는 것이란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니, 너무 아쉬워 할 일은 아니란다.”
대가야 왕릉전시관을 비롯한 대가야박물관은 고령에 흩어져 출토된 대가야 유물들을 한 자리에 전시해놓았다. 대가야의 찬란한 유산에 입이 떡 벌어진다.
“순장 문화라니, 조금 무서워요. 살아있는 사람을 함께 묻는 문화가 왜 대가야의 풍습으로 굳어진 걸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옛 사람들은, 죽음은 곧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이라 믿었단다. 이 세상에서 살던 그대로 다음 세상에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하니,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단다.”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있는 순장무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잔디가 피어있지 않은 왕릉이 낯설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큰 건물이 실제 무덤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이 무덤의 주인은 힘이 정말 강력한 왕이었나봐요.”
“그래, 그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직접 들어가 순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곳이란다. 매장 모습과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얼른 들어가보자.”
신비의 왕국, 대가야. 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아온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잊지 않으며 그들이 즐긴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대가야박물관이다.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네요. 저는 대가야 용사 체험구역을 가장 해보고 싶어요. 빨리 가요!”
“그래, 활도 만들어보고, 칼, 투구, 갑옷까지 직접 볼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구나.”
대가야 문화축제의 슬로건은 ‘1500년의 기다림’입니다. 찬란하게 피어났던 대가야의 문화를 잊고 지낸지 1500년. 일제시대, 한국전쟁 등의 아픈 역사를 겪으며 함께 상처 입었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살려내기 위한 고령의 노력이 느껴지는 체험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낙동강변의 비옥한 토양과 가야한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배경으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고령! 여러분의 오감을 모두 채워줄 고령으로 이번 주말 여행을 떠나시는 것은 어떤가요?
싱그러운 일탈, 블루로드
- 경상북도 영덕군 -
맑고 푸른 바다(Beach),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들(Legend), 가보고 싶은 관광지(Utopia), 일상생활의 탈출구(Exit)… 각 단어의 앞 글자를 조합하면 ‘Blue’가 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경북 영덕에는 걷는 내내 푸른 동해가 함께하며 그 비경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동해 블루로드가 있습니다. 강구항을 출발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이 해파랑길을 걸으면 그야말로 답답한 우리의 일상으로부터 탈출도 가능할까요? 팍팍한 도시를 벗어나려는 자, 이곳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만끽하라! 이것이 바로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끝없는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색적 트레킹코스 영덕 블루로드는 4개의 코스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특색 있는 풍경이 갖춰져 있다. 어떤 코스를 밟아볼까?
“블루로드 백미 구간이라면 단연 여기 아닐까? 특히 코스가 끝나는 끝지점인 축산항 죽도산은 세종시와 같은 위도의 정동쪽에 위치한 데다 풍광도 가히 일품이라지?”
“그렇다면 오색향연의 빛의 거리, 창포말등대, 야생화 군락지 등이 끝내준다는 해맞이공원부터 한번 도보여행을 시작해볼까?”
해맞이공원은 치유의 공원으로도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다. 이곳에 가면 정말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도 얻을 수 있게 될까?
“좌우로 설치된 빛의 거리는 자연 속에서 천지 발광하는 LED 빛의 천국이로구나. 달빛, 조경 빛, 루미나리에 등 공원이 발광하는 무대가 이토록 화려할 줄 누가 알았겠어!”
“집채마한 이 시비는 눈을 뗄 수 없게 하는구나. 주인은 누구일까? 여기 기록을 보니 이것이 변반산 봉수대까지 조성되어 있다는데, 이곳이야말로 답사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음이야.
해맞이공원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작은 어촌마을인 창포리 물양장으로 향한다. 이곳 창포리에선 반가이 오신 손님들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는데?
“잠깐, 이곳은 지금 축제가 열리고 있나? 꽤 시끌벅적한 걸?” “어쿠스틱 밴드가 두드리는 맑은 젬베소리와 귀에 익은 기타공연에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내며 즐기고 있어.”
“영덕 칠보주와 대게를 맛볼 절호의 찬스야! 이 도보여행에 지친 몸도 잠시 쉬게 해주자.”
대게발이 등대를 감싸고 있는 창포말등대부터 ‘푸른대게의 길’이 시작된다. 등대 안쪽 나선형계단을 올라 등대의 중간쯤 올랐다면 해안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난간을 잘 부여잡으라고!” “걱정 마! 바다를 시원스레 볼 수 있는 이 전망대가 나는 참 마음에 들어!”
“사방에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하얀 포말로 덧칠해 놓은 해안선, 창공을 나는 갈매기와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코가 뻥 뚫리고 숨통이 제대로 트이는 기분이야!”
등대를 빠져 나와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운이 좋을 땐 거친 바닷바람과 싸워 이긴 야생화의 미소를 보게 된다는데?
“수선화를 시작으로 패랭이꽃, 해국, 벌개미취 등 야생화 15종, 30만 본의 꽃이 가을까지 피고 진다는데, 이제 철이 지났나 봐. 야생화가 그리 많지가 않으니 뭔가 아쉬운데?”
“뭐 어때! 하늘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조각품을 감상해도 좋고, 시를 음미하며 눈을 지그시 감아도 좋다고. 스피커에 귀에 익은 클래식음악이 흘러나와 흥을 돋우잖니.”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해맞이공원에서 석리어촌마을을 거쳐 축산항까지 해안길만 걸어도 동해트레일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는데, 그 이유는 뭘까?
“여기가 원래 해안 간첩을 막기 위한 군 초소길이었다지?” “맞아. 하지만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이제는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었어. 옥빛 바다와 하얀 포말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생태탐방로가 또 있을까?”
“오랜 세월동안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길에서 사색과 명상을 즐기며 걷기에 그만이야.”
기암절벽 아래 작은 해변을 지나면 죽도산과 마주하게 된다. 이 산길을 돌아 나오면 바다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축산항. 이곳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 과연 뭘까?
“영덕 사투리로 ‘미주구리’라고 불리는 이놈, 참 싱싱하다! 횟감 한 마리 떠 달라고 하자!” “대게활어타운 가서 시원한 물회로 먹는 건 어때?”
“아~ 그것도 좋지!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술안주로 곁들이면, 캬~! 뼈째 입에 넣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지?”
기암괴석의 바윗길, 해송아래 흙길, 파도가 넘실대는 백사장길, 포근한 어촌마을길까지 흥미진진한 코스가 이어져 걷는 내내 함박웃음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계속 가볼까?
“깎아지른 절벽에 만들어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원,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전망대와 파도처럼 넘실대는 다리까지. 이 모든 걸 동해바다를 끼고 걸으며 만나볼 수 있다니.”
“해파랑길에 놓인 보석 같은 풍경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데 어떻게 멈추겠어! 파란 바다와 초록의 소나무 세상에 뿌려놓은 듯한 이 블루로드, 스트레스가 전부 날아가는 것 같아!”
길은 사람들이 걸어온 발자취입니다. 그 길과 길이 쌓여 역사가 됩니다. 경북 영덕의 블루로드 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있고 추억이 깃들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영덕 블루로드, 그 이름처럼 걷는 내내 푸른 동해가 함께합니다. 청정바다를 끼고 만들어진 블루로드를 걸으며 삶을 사색하고, 기분 좋은 바닷바람을 맞는 그 자체로 지친 몸과 마음의 치료제가 됩니다. 아름다운 길을 찾아 행복한 여행을 찾고 있다면,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 영덕의 블루로드 도보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박물관의 고장에서 꿈을 키우다
- 강원도 영월군 -
영월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인 만큼 이색적인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수많은 유적지와 역사를 자랑하는 곳들은 많지만 다양한 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는 지역은 더욱 드물기 때문에 영월의 약 20개에 달하는 다양한 박물관이 더욱 빛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화부터 천문, 지리 등 지난 역사와 호흡하고 빛바랜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곳 영월.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영월의 다양한 박물관에서 역사와 호흡하고 돌아오라’
청령포는 조선 제6대왕 단종의 유배지로 슬픔이 얼룩진 역사의 현장이다. 영월 곳곳에 남아있는 단종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이곳 자체가 하나의 열린 박물관인 셈이다.
“이곳이 청령포란다. 청령포는 3면이 서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 면이 층암절벽으로 막혀 있어 나룻배가 없이는 드나들 수 없는 외딴 섬 같은 곳이었단다. 이곳에서 단종은 두 달간 유배생활을 했지"
"어린나이에 왕좌에 올랐다가 유배를 떠나 사약을 받기까지 단종은 이곳에서 꽤 많은 눈물을 흘렸을 거야. 지금도 그 한과 슬픔을 기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차마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어 스스로 그늘 진 삶을 선택한 김삿갓. 이름대신 나그네 김삿갓으로 불렸던 그의 끝없는 방랑생활을 들여다볼까?
“단종만큼이나 김삿갓도 참 슬픈 생활을 한 것 같아요 아빠.”
“자신의 외조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로 장원급제를 한 김병연은 자신의 이름을 김삿갓으로 대신하고 차마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없다며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돌았지. 그가 남긴 시들은 참 재미있단다. 구수하면서도 신랄하니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입에 착착 붙는다지.”
소박하고 실용적인 그림에서 익살스럽고 파격적인 그림까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민화에서 삶의 그림을 느낄 수 있다.
“호랑이가 전혀 무섭지 않게 느껴져요. 눈을 크고 동그랗게 표현해서 일까요?”
“그렇지. 민화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참 재미있단다. 당시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모습부터 서민들의 익살스런 표현이 담긴 그림까지. 민화를 좀 더 알고 싶다면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 붓을 쥐는 법부터 민화를 그려보기까지,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구나.”
주천과 연당삼거리를 지나 왼편에 영월곤충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이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날개에 화려한 태극무늬가 그려진 태극나방을 비롯, 한라산에서 설악산까지 날아간다는 왕나비, 쇠똥구리, 장수하늘소, 풍뎅이 등 1만여 점의 곤충을 모두 볼 수가 있네요.”
“이들 곤충 표본은 모두 이곳 시설 관장이 30년 동안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라는데, 관장은 한국인 최초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가이기도 하다지.”
육지 면적의 5분의 1, 8억이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대륙 아프리카. 이 대륙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그들의 정신을 깊이 살펴보고 싶다면, 한번쯤 찾아가 볼 만한 곳도 있다.
“거대한 코끼리 상아 한 쌍과 상아를 이용한 작품들을 좀 봐요.” “작품의 아룸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이것이 전시되기 위해 희생된 코끼리를 한번쯤 생각해보자는 것이라니 역시 깊은 뜻에 고개가 숙여지리 거야.”
“미처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문화와 전통예술 그리고 그들의 정신까지 만날 줄이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호안다구박물관에서는 녹차와 관련된 각종 도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는 자연의 산물 차의 진면모를 살펴 볼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너무 문화적으로 삭막해요. 여유가 없으니까요. 잠시나마 여기 머물러 있는 동안에 여유를 찾고 문화가 이런 거구나 느끼고 행복을 듬뿍 안고 가면 좋겠어요."
“맞아.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기다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구나.”
세계 민속악기를 한곳에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재미를 누리고자 한다면 세계민속악기박물관도 만나볼 수 있다. 100여 개국 200여점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다는데?
“인도, 서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남태평양, 대양주의 문화권별로 악기를 분류해서 전시하고 있구나.”
“직접 다양한 세계 각국의 악기를 연주 해 볼수 있는 체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정말 다채로운 영월의 박물관들을 둘러보다 보니 꿈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하늘 끝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보석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나를 닮은 별자리는 어디 있을까?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어느새 별들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네요. 하루를 별을 보며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검기도 하고 푸르기도 한 밤하늘에 별들이 아름다운 건 영월의 공기가 맑아서겠죠?”
“우리아들 오늘 박물관 체험을 하고 나니 제법 근사한 말도 하는구나. 저 많은 별들 중 우리 아들의 별자리가 어디 있나 한 번 찾아볼까?”
<트래블아이>와 함께 영월의 이색박물관 여행! 역사와 문화를 호흡해보니 어떤 기분이 드나요? 박물관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간이라는 오해가 조금은 풀린 것 같지 않습니까? 교과서 밖 또 다른 교과서인 영월의 다양한 박물관은 지나온 역사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성장을 해나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입니다. 박물관에서 우리 정서의 깊이를 느껴보고 삶의 그림들을 찾아보며 박물관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길러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 전라북도 진안군 -
유장히 흐르는 강이 어느 산 속 조그마한 샘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는 왠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기에 그럴 겁니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자락에서 솟는, 혀끝 간질이는 이름을 가진 데미샘은 이 어여쁜 이름만으로 그 출신을 짐작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샘은 수많은 발원 가운데 강 하구로부터 가장 먼 ‘최장 발원지’라 합니다. 그야말로 섬진강의 발원이 되는 창대한 샘입니다. 그 사실에 다소 의문점이 생긴다면 직접 가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처음’ 혹은 ‘원조’라는 단어를 놓고 지역 간에 갑론을박으로 시끄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섬진강의 발원지가 데미샘이라는 데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섬진강 발원지를 놓고 <택리지>에 마이산, <동국여지승람>엔 지리산, <동아대백과사전>엔 팔공산 하는 식으로 주장이 중구난방이었죠. 강의 발원은 한두 군데도 아니거니와 호남 정맥으로 보면 그들 모두가 발원지라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데미샘이란 사실을 찾아내신 거죠?”
“벌써 오래전 얘기가 됐네요. 1983년 직접 섬진강을 걸으면서 발원지를 계측했어요.”
데미샘으로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다. 마을 위쪽 팔선정이란 정자에서 데미샘에 이르는 1㎞의 산속 오솔길을 걸으면 눈앞에 펼쳐진 황홀경에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산기슭에 있는 저 원신암 마을은 한눈에 봐도 10가구도 채 남지 않은 듯하군요. 그래서인지, 내심 허전한 마음도 들고….”
“그래도 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솔길은 꽤 호젓한 맛이 있으니 위안을 삼아보는 건 어떠세요. 머리 위로는 총천연색 단풍이, 발아래로는 그보다 낮은 명도의 낙엽이….”
데미샘은 가을이 좋다더니 과연 그렇다. 졸졸 계곡 물소리, 낙엽 밟는 소리와 잠깐의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함께 따라온다.
“적막이 흐르는 듯 너무나 고요하다가도 금세 등장하는 산속의 소리들이 있네요.”
“가만, 물소리가 그쳤군요. 가을에 이 산길 풍광은 더없이 좋은데 물이 부족한 게 흠이에요. 그래도 데미샘 물은 결코 마르는 법이 없죠.” “듣고 보니 참 신기하네요.”
수량이 적다는 팔공산자락. 바위틈으로 적은 양이지만 흐르는 물을 발견하게 되면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 발걸음도 더욱 바빠진다.
“다행히 저 계곡 바위 밑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네요. 왠지 데미샘을 빨리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하하~ 늘 솟던 샘이 우리가 가는 사이 마를 일은 없을 텐데요. 하지만 바위들이 넓게 펼쳐진 너덜지대가 저기 보이죠? 우리는 곧 데미샘을 만나게 될 겁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데미샘은 무심히 나타난다. 직경이 두 뼘도 채 안 되는 작은 옹달샘이 옆으로 ‘섬진강 발원샘’이라는 표지석이 자랑스레 서 있다.
“이 글귀를 보니 정말 우리가 데미셈에 오긴 온 모양이군요. 아, 여기를 좀 보세요. 돌더미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죠?” “새끼손가락보다 얇은 이 물줄기가 바로 225㎞의 호남 젖줄 섬진강의 시작이라니!”
“이 작은 샘에서 솟은 물은 3개도와 10개 시군, 34개 읍면을 지금도 열심히 지나갈 겁니다.”
소문만큼 미묘하진 않은 물맛, 그 대신 맑고 차다. 바로 여기서 데미샘과 섬진강에 얽힌 실타래같은 비밀도 풀수 있을까?
“데미샘의 이름이 궁금하다고 했죠? 여기 글을 한번 읽어볼래요?”
“‘데미샘에 있는 봉우리를 천상데미라고 하는데…’ 흠, ‘데미’라는 말은 ‘더미’ 즉 봉우리를 가리키는 전라도 사투리에서 기원한 것이었군요. 생뚱맞게도 이 스테인리스 안내판이 제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줄이야!”
여기서 백운동계곡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투구봉, 선각산 시루봉, 덕태산 등과 연계한 코스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계곡이 그 출발점이다.
“이름도 잘 모르는 폭포를 잘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모두 ‘아아 그 폭포~’ 하며 친절히 알려주네요. 덕분에 데미샘 찾는 것보다 훨씬 쉽게 왔어요.”
“여기는 그다지 이름난 곳이 아니어서 찾는 이들도 많지 않군요. 멀리서 봐도 저기 저 시원하게 내려가는 물줄기가 참 옹골차죠?”
데미샘의 이름을 딴 자연휴양림도 있다. 이곳은 수백여 종의 희귀식물과, 천상데미에서 오계치에 이르는 신갈나무 군락지 등 볼거리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데미샘자연휴양림 등산로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됐군요. 과거 이곳에 왔을 땐 선각산 등 이 지역 주요 명산의 훼손된 산길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저는 저 휴양림에 대한 광고를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단지 숙박시설만 갖춘 건 아니라죠. 데미샘과 뛰어난 식생자원을 활용해 생태학습이나 숲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죠.”
진안의 백운면은 자연휴양림과 같은 다양한 숙박휴양시설을 갖추고, 산길이나 둘레길이 잘 닦여 있어 여행객들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곳입니다. 물길 따라 걷고 지역 인심과 흙내음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이 마을이 섬진강길 걷기 코스의 시발점이 되듯, 팔공산자락에는 섬진강의 창대한 꿈을 품은 데미샘이 흐르고 흘러 장대한 호남의 젖줄이 됩니다. 작은 샘물이 어떻게 강이 되었나를 되짚어보며 물맛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시간과 공간을 내어주는 백운면으로 호젓한 남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