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 경기도 광주시 -
경기도의 3대 도자기 엑스포 장소 중 한 곳인 광주. 궁중의 행사나 하사품, 외국 사신의 영접 등에 쓰이던 백자를 공급하던 지방일 뿐만 아니라, 임금의 음식을 담는 도자기까지 이곳에서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광주에서 이천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달리다 보면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열리는 엑스포장과 장인들의 도예촌을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도자 체험을 하러 광주에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도자 공예는 정신을 가다듬는 데에도 으뜸이라고 하지요. <트래블아이>의 미션, ‘복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라!’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한 달에 걸쳐 진행되는 대형 행사. 다른 축제와는 달리 진한 흙냄새가 풍겨오는 이곳은 풍경 또한 으뜸이다.
“어, 도자기 축제라고 해서 초가집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완전히 달라요! 넓은 꽃밭도 있고, 분수 놀이터도 있네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여요!”
“그럼. 지금은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평소에도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단다. 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고, 대규모의 야외 조각 공원도 갖추고 있어서 나들이 장소로도 좋은 곳이지.”
엑스포장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커다란 인형이 하나 있다. 그릇 모양의 얼굴에, 그릇 손잡이로 된 귀를 가진 이 인형은 사실 광주의 유명 인사라는데?
“하하, 저것 좀 보세요.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양이 정말 귀여워요. 달려가서 꼭 안아주고 싶은 걸요? 저 도자기 인형의 이름이 뭐예요?”
“토야라고 한단다. 이 이름의 뜻이 재미있는데, 흙의 근원인 땅을 나타내는 한자인 地를 土와 也로 풀어서 표현한 것이라고 해. 토야는 도자기 엑스포의 마스코트란다.”
광주 도자기 엑스포장 안에는 국내 유일의 조선 도자 전문 박물관이 있다. 광주에 남아 있는 도자 관련 유적은 물론, 각종 도자기들을 다 만나볼 수 있는 곳.
“다들 저 건물로 향하고 있어요! 저 안에 대체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길래?” “들어가 보면 알겠지? 도자기 타일로 만들어진 계단이 아주 예쁘구나. 예술 작품을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라, 조금 미안한 걸?”
“엑스포장 곳곳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요.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데요?”
경기 도자 박물관의 1층에는 도자문화실이 있다. 도자기의 역사, 제작 기법과 재질 등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도자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적격!
“그 버튼을 누르고 가마터 모형을 살펴보렴. 도자기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단다. 가마터 주변의 사람 모형이 마치 살아 움직일 것만 같구나!”
“와, 정말이네요. 도자기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처음 알았어요. 저도 빨리 저만의 도자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도자기들에서 壽(수), 富(부), 康寧(강녕), 攸好德(유호덕), 考終命(고종명)의 오복(五福)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이상한데요? 아까부터 비슷한 한자들이 계속 눈에 들어와요. 도자기를 만든 사람은 제각각일 텐데, 왜 거기 쓰인 글자들은 같은 걸까요?”
“우리 조상들이 한결 같이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가 바로 오복이기 때문이야. 저 백자를 좀 보렴. 둥근 달덩이 같은 모양이 정말 아름답지 않니? 안에 복이 가득 담겨있을 것 같아.”
축제 때에는 흙 높이 쌓기, 토야 만들기, 물레 체험, 흙 놀이방 등 도자기가 되기 전의 흙을 만져 볼 수 있는 체험들이 가득하다. 도자기를 만들기 전, 흙과 친해져 볼까?
“저 아이들 좀 보세요! 온 몸에 흙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꼭 원시인 같아요!” “가서 흙을 한 번 만져보렴. 저 흙이 바로 고령토란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니?”
“아, 미술 시간에 썼던 찰흙이랑 촉감이 비슷해요! 도자기 만들기에 자신감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미술 시간에도 제가 제일 예쁜 찰흙 인형을 빚었거든요.”
도자기 체험장에서는 흙을 밟는 작업에서부터 가마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즐길 수 있는데, 축제가 아닌 때에도 근처 도예공방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자, 드디어 네 손으로 도자기를 만들어 볼 시간이야. 네 동작 하나 하나가 도자기의 모양을 결정한단다. 우리 가족의 복을 비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꼬막 밀기부터 힘이 드는데요?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초보자인 제가 물레를 쓰기는 무리이니 고령토를 같은 굵기로 말아 쌓아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
즉석 도자 만들기 코너를 이용하면 두 시간 만에 완성된 도자기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으로 도자기가 배달될 때까지 두근거리며 기다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드디어 글자를 새길 시간이 왔어요. 제 손을 좀 보세요. 고령토로 범벅이 되어버렸는데요? 하지만 시원하기도 하고, 말캉말캉한 것이 기분 좋은 감촉이네요.”
“무슨 글자를 새길 것인지는 결정했니?” “엄마도 참. 당연하지요! 아까 박물관에서 보았던 글자, 福을 새겨야지요!”
엑스포장 안의 공원에서 눈을 크게 뜬다면, “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사용되는 가장 소중한 무엇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뜨거운 가마의 불구덩이 속에서 끝끝내 살아남은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라는 정호승의 시 ‘항아리’의 한 구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수 세기에 걸쳐 그래왔듯이, 도자기에 福을 담아 보세요. 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이 복을 담은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의 오랜 기다림은 단순한 도자기 체험을 넘어서 마음의 성장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고매화 암향 은은한 학자의 봄
- 경상남도 산청군 -
지조를 지키고 일관된 삶을 지향하는 선비는 그릇됨과 교만함을 경계하고 늘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남 산청군 덕산기슭 산천재는 남명 조식선생의 기품과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수한 솟을대문과 현판에서도 찾을 수 있고, 낡은 서가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록빛 자태를 뽐내고 남명매가 청량한 향기를 뿜어낼 때 그 고결한 품성은 고스란히 와 닿습니다. 이곳에서 선생의 시를 읊조리며 걷다 보면 ‘학자의 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산천재에서 남명의 시를 노래하라!’
수십 차례를 오르내릴 정도로 지리산을 좋아했던 남명 선생은 천왕봉이 보이는 덕천강 옆에 산천재를 지었다. 담을 따라 흐르는 강가에서 ‘두류산양단수’를 읊어보자.
“두류산 양단수를 예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어라
아이야, 무릉(武陵)이 어디냐 나는 옌가 하노라“
어느새 강과 산 사이에 고즈넉한 담벼락을 두르고 있는 작다란 산천재가 보인다. 이곳에서 선비로서 올곧은 길을 가고자 다짐을 ‘제덕산계정주’를 읊어보자.
“천석의 무게를 가진 큰 종을 보게나!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네.
어떻게 하면 저 두류산처럼,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대문 위에 수수하게 펴 있는 배롱나무 아래를 지나 선생이 기거하던 산천재의 솟을대문과 현판이 소박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덕산복거’를 노래해보자.
“봄 산 어딘들 향기로운 풀 없으랴만, 하늘 가까운 천왕봉 마음에 들어서라네
빈손으로 왔으니 무얼 먹을 건가? 십리 은하 같은 물, 먹고도 남으리.“
산천재에는 선생이 직접 심었다고 하는 남명매가 고고한 자태로 서 있다. 그가 이 매화나무에 담아낸 심경, ‘종죽산해정’을 읊다 보면 알게 될까?
“대나무가 외로운가 외롭지 않은가? 소나무와 이웃이 되었네
풍상 치는 때 보려고 하지 말게나 살랑거리는 모습 속에 참된 뜻 보겠네“
관직에 나가지 않고 이곳 산천재에서 한 평생 마음을 정진하고 후학양성에 몰두했던 선생. 학문의 맥과 깊이를 ‘원천부’ 구절에서 느낄 수 있을까?
“진실로 신령한 뿌리가 마르지 않으면 천하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
덮어 놓지 않은 샘의 차가운 물을 보라 아무리 퍼내어도 여전하지 않은가!“
툇마루에 올라서서 보면 세상을 관조하는 듯 소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는 신선의 벽화를 볼 수 있다. 허나 선생의 시에서 분명 선비는 이곳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해지는데 산골의 아이 호미를 메고 서서 김맬 때도 묻지 않고 심은 때도 잊어버렸네
오경의 학 울음소리에 새벽 꿈을 깨자 비로소 몸이 개미나라 왕을 겸했다는 걸 알았다“
산천재 오른편의 작은 문집 책판서고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빛이 바랬다. 이 낡은 서가건물에서 단단한 남명선생의 정신이 이 명시를 통해 되살아날 수 있을까?
“한 마리 학은 구름을 뚫고 하늘 나라로 올라갔고, 구슬이 흐르는 한 가닥 시내는 인간 세상으로 흐르네.
누(累)없는 것이 도리어 누가 된다는 것을 알고서, 산하를 마음으로 느끼고서 보지 않았다고 말하네.“
바른말하는 하는 사람들이 죽임을 당는 난세의 병폐를 지적하는 그의 대쪽 같은 기품도 지리산 기상과 닮아 있다. ‘민암부’를 노래하다 보면 남명학의 기풍을 느낄 수 있을까?
“볼 수 없는 건 마음인데 위험이 안에 있어 소홀히 대한다네
걸어다니기에 평지보다 더 평탄한 곳이 없지만 맨발로 살피지 않고 다니다간 발을 상하지“
덕천강이 보이는 평지에 자리한 산천재 툇마루에 앉아 강줄기를 보며 가벼운 졸음 오기를 기다리는 여유를 즐기다가도 이따금씩 고개 돌려 천왕봉 머리를 보고는 흐뭇해했을 조식 선생. 산천재 기둥의 주련에 쓰인 글귀는 분명 ‘봄’입니다. 그냥 봄이 아니라 안분지족(安分知足) 하는 선비의 봄입니다. 청량한 향기를 뿜어내는 고결한 품성을 느낄 수 있는 ‘학자의 봄’이 그의 시를 통해 고스란히 와닿았나요? 남명 조식 선생이 가장 사랑했던 이곳 지리산자락 산천재와 덕천강에서 여러분은 선생의 진짜 ‘봄’을 발견했나요?
BC4000 선사시대로의 초대
- 서울특별시 강동구 -
21세기 서울 한복판에 6000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 매머드가 움직이고 시조새가 날아다니는 원시세계에서 돌도끼, 돌칼을 든 원시인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는 강동의 암사동선사유적지에서 주어집니다! 그야말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독창적인 색깔을 담아내 선사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여행입니다. 원시로 가는 문이 열리면 이곳은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까요?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암사동 유적지에서 시간의 문이 열리면 원시세계로 떠나라!’
암사동선사유적지를 찾았다면 가장 먼저 움집터를 들르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었을까?
“암사동선사주거지유적에 대해 알고 있니?” “그 정도 공부는 했어요! 지금으로부터 약 6,000여 년 전 우리의 조상인 신석기시대의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 유적이죠.”
“맞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밝혀진 신석기시대의 최대 집단취락지가 바로 여기야.”
이곳은 단순한 전시 형태의 움집이 아니라 직접 안으로 들어가 신석기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꾸며진 점이 특징이다.
“이 토기들 좀 봐요! 다 모형이네요. 진짜 유물은 볼 수 없는건가요?”
“그럴 리가. 신석기시대의 생활상뿐 아니라 청동기시대까지 이어지는 토기가 발견된 암사선사유적지에는 현재 야외에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토기모형뿐만 아니라 방금 봤던 복원움집과 원시생활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지. 진짜 토기를 보고 싶니?”
선사주거지 경내는 움집을 중심으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돈된 흙길 사이로 100여 개의 소리통을 배치해 그 소리의 맛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쿵쿵쿵쿵~ 퉁퉁퉁퉁~’ “마치 아프리카에 온 것 같아요.” “정말 그렇구나. 아프리카에서 직접 공수해온 타악기도 있네. 나무, 돌, 동물뼈, 열매 등으로 만든 악기도 있고.”
“이게 진짜 원시의 소리였을까요?”
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의 필수코스, 신석기 시대 원시인들의 주거공간이던 움집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지금 고깔모양으로 만들고 있는 게 대체 뭐니?” “선사인들이 살았던 집 지붕을 억새풀을 이용해 만들어보고 있어요.”
“아~ 바로 움막에 쓰인다는 서까래라는 거구나.” “맞아요. 이게 다 완성되면 구덩이를 파서 덮으면 끝이에요! 의외로 쉽죠?”
신석기시대 사용했던 빗살무늬토기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 굽는 과정도 함께한다. 특히 토기 굽는 과정을 선사문화 그대로 재연해 놓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제가 만든 빗살무늬토기예요!”
“와~ 소질 있는데? 이제 선생님께 가져다 드리렴. 화덕자리에서 나무땔감을 이용해 구워주신다는구나! 암사동 유적에서 나온 첨저형 빗살무늬토기는 이 시대 생활예술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아. 인류의 예술 진화상 획기적 단계로 평가되고 있지.”
6000년 전, 인류가 이제 막 농업과 정착 생활을 시작했던 시대에 마른 나뭇잎에 불을 피우는 일은 쉬웠을까?
“누구 도움 없이는 힘들어요. 불은 라이터 같은 도구로 한번이면 됐는데,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피우려니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심도 되고요.”
“교과서에는 쉽게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까 어렵지? 원시인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았구나 생각하니까 뜻 깊고 보람도 있을 거야.”
입구에서 통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면 선사시대와 현대의 시간이 흐르는 ‘시간의 길’을 만날 수도 있다.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길’로 들어서니, 돌도끼를 쥐고 짐승을 사냥하던 6000년 전 선사시대가 현재와 공존하면서 두 개의 시간이 흐르는 듯해요.”
“정말 그렇구나. 내부 모습 실물 사이즈로 재현된 원주민 당시 생활상이 실감나게 재현되어 있어. 30m 길이의 동굴로 만들어진 이 길을 따라가면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선사유적지 유물전시관에서는 4차에 걸친 유적지 발굴 광경을 보여주는 등 선사주거지 발굴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고 있다. 또 어떤 볼거리가 자리하고 있을까?
“6000년 전 신석기시대부터 집단적으로 생활해온 실제의 움집의 유적과 석기문화, 발굴 당시 모습까지 재현해놓았어. 게다가 정보검색코너까지 모든 정보를 총망라해놓았구나..”
“특히 선사주거지 발굴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습이 꽤 인상깊어요. 우리나라 선사 주거지와 유물 현황 등에 대해서 꼼꼼히 짚어볼 수 있어 더 유익한 시간이 됐어요!”
선사시대 원시인들은 어디서 자고 어떻게 사냥을 했을까요? 움집을 짓고 물고기와 짐승을 잡아먹었던 그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취락지 중 최대 규모인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는 매년 10월 축제를 열로 과거여행을 위한 문을 활짝 엽니다. 전통문화예술과 현대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자리, 과거와 21세기의 만남의 장, 현대인과 원시인이 한바탕 춤판을 벌이는 축제의 장으로 떠날 채비 하셨나요?
남쪽의 금강산, 금오산
- 경상북도 구미시 -
구미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국내 최대의 내륙공업단지로 발전한 ‘구미공업단지’가 떠오를 것입니다. 농업이 중심 산업이었던 구미는 경부선,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현재에도 활발한 산업도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시에 금강산과 견줄 만큼 빼어난 산이 있다면 믿겨지시나요? 바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금오산입니다. 기암괴석, 계속, 빼곡한 수림을 겪으면 당장이라도 구미로 이사를 오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구미의 새로운 면모를 느껴라!’입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금오산과 앞을 흐르는 계류, 또 수목들이 조화롭게 자리한 채미정. 채미정 뒤편에 있는 경모각 속 어필오언구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채미정은 야은 길재 선생의 충절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서 건립한 정자란다. 고려와 조선의 왕조 교체기에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그의 충절은 후대에까지 이어진 좋은 사례로 손꼽힌단다.”
“그래서 숙종이 그를 기리는 어필오언구를 남긴 것이군요.”
험한 절벽에 따로 벽을 쌓지 않았지만, 외성의 길이가 5리에 이른다고 한다. 그 웅장함이 금오산의 경치와 잘 어울린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금오산으로 피난을 온 백성들은 이 금오산성 덕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겠어요.”
“그래,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선조 때 수축한 뒤로는 왜군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기에, 백성들이 의지할 수 있는 산성이었단다.”
대혈이라 불린 암벽의 천연동굴 ‘도선굴’. 다소 위험한 절벽을 지나 정상에 다다라야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신라시대 도선선사가 득도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두운 동굴 안에 들어가기가 겁이 났는데, 많은 사람들이 켜 놓은 촛불 탓에 오히려 더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 옛날 임진왜란 때에는 피난민들이 이 동굴로 피난을 오기도 한 아픈 역사도 함께 담고있는 곳이란다.”
도선굴 아래에 위치한 작은 사찰, 해운사. 임진왜란 당시 폐사되었다가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복원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입구의 돌탐이 참 정성스럽게 쌓여있어요. 산길에서는 많이 보았는데, 이렇게 보도블럭이 있는 길에도 있다니, 조금 놀라워요.”
“각 건물들의 지붕 너머로 보이는 금오산의 풍경이 더 놀랍단다. 깎아지른 절벽들과 그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오는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경건해지지.”
금오산의 자랑이라 불리는 대혜폭포. 고개를 높이 들어 올려다보아야 하는 그 규모에 넋을 잃게 된다. 물소리에 매료된 채 주변을 둘러보면 ‘명금폭’이라 새겨진 암벽이 보인다,
“물이 떨어지는 일대에 깊게 파인 연못이 있어요.” “그래, 그것을 욕담이라 한단다. 선녀들이 폭포의 물보라가 이는 날이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이곳에서 목욕을 한다는 전설이 이어져오고 있지.”
“선녀들도 대혜 폭포의 경관과 맑은 물을 탐이 나나봐요.”
금오산 정상 가까이, 가파른 자연암벽을 조각한 신비한 불상이 있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양, 자연스럽게 자연에 녹아든 모습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는데, 무엇인지 알겠니?” “천연바위를 조각하면서도,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았다는 것 아닐까요?”
“그것보다도 더 독특한 점이 있단다. 바위의 두 면이 만나는 암벽의 모서리에 중앙을 둔 채 조각한 것은 다른 곳에서는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조각기법이란다.”
천하의 비경이라 불리는 약사봉. 봉우리가 큰 바위로 이루어진 이 천애절벽 끝에 아슬아슬 매달린 듯한 사찰, 약사암이 있다.
“사암종각으로 건너가는 구름다리는 정말 아찔해요. 절벽의 빈 공간에 여기저기 자리잡은 사찰이다보니, 조금 위험하기도 하겠어요.”
“그래,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구미시의 전경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단다.”
금오산의 최고봉인 현월봉. 기암괴석으로 가득 들어 찬 동쪽 절벽은 산성이 필요 없는 천연 성벽의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엔, 슬픈 기억이 있다는데?
“이 곳에는 한.미 방위조약으로 인해 미군 통신기지가 설치되었었단다. 하지만 사용이 중단된 채 10년 이상이 지나 흉물이 되어버렸지. 하지만 2013년 드디어 미군측과의 협상을 통해 아름다운 현월봉을 되찾을 수 있었단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구미 시민들의 마음이 정말 뭉클했을 것 같아요.”
금오산은 비교적 평탄한 산입니다. 하지만 험한 산세로 인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구미의 금오산은 자연의 신비와 구미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40여년전,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자연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금오산에서 볼 수 있는 신비한 문화재와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요새는 현대에 이르러서 까지도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현월봉의 통신기지 철거로 아픈 역사가 모두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은 구미의 색다른 면모를 어떻게 느끼실 건가요? 새로운 구미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과학으로 키우는 꿈
- 인천광역시 계양구 -
꿈 많던 어린 시절을 조금 더 알차게 보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 후회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미술가, 과학자, 정치인, 철학자…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아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많은 길을 보여주고, 그 중에서 자신의 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천 계양구에서 진행될 이번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과학을 즐겨라!’입니다.
인천 계양구에는 전국 최초의 어린이 전문 과학체험시설인 인천어린이과학관이 있다. 머리와 몸을 쓰는 기존의 과학관에서 과학을 넘어 감성을 깨우는 곳으로 개관하였다는데?
“학교에서도 이곳에 다녀온 친구들이 자랑을 하는 것을 몇 번 들었어요. 과학이라고 해서 어렵고 딱딱한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마치 놀이터 같은 곳이었대요.”
“어렵고 딱딱한 느낌의 과학관은 오히려 과학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게 하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이번에 갈 과학관은 정말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어.”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그 외양부터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곳. 이곳은 몰려드는 어린이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라는데?
“건물 벽에 무지개 빛깔 조약돌들이 가득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은하수 같기도 해요.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면 더 놀랄 걸? 자, 보렴. 네 마음에 쏙 들지 않니?” “알록달록하고 반짝반짝한 모습이 정말 예뻐요! 과학관에 왔다는 느낌이 안 드네요!”
과학관 안의 각 마을마다 권장연령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좋다. 다만, 2층의 무지개마을은 영유아들만 입장할 수 있다. 인체마을의 권장 연령은 4~8세.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도 많고, 텔레비전이랑 책에서 본 내용들도 많아요. 아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놀고 있어요. 정말 놀이터 같은데요? 아, 이것 좀 보세요! 여기 이 사람 얼굴 모양에 있는 콧구멍에 공을 집어넣었더니 재채기를 해요!”
“구멍에 손을 넣으면 화면에 보이는 동물들의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이 시설도 재미있구나.”
2층의 비밀마을은 세계의 어린이를 만나보고 직업을 체험해 보는 곳.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해 볼 수 있을뿐더러, 특별한 의상까지 준비되어 있다!
“저는 저기에 먼저 갈래요! 레스토랑에서 요리사 옷을 입어볼 수 있어요!” “너 어렸을 때에는 커다란 크레인을 운전해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저기에서 건축기사 체험도 해 볼 수 있는 모양이구나,”
“앗, 소방관이 되어 볼 수도 있어요! 고르기가 정말 어려워요. 그냥 다 해 볼게요!”
3층의 지구마을에서는 사람과 생물, 환경 작용에 대한 체험을 통해 지구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 자연보호의 소중함을 알아볼 기회이지 않을까?
“선생님께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고 하셨어요. 보세요, 지구가 온통 빨간색이네요.”
“분리수거 잘하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은 조금만 켜고!” “맞아요. 제가 잘못했던 것 같아요. 빨갛게 변해버린 지구를 보니 마음이 아파요. 마치 저한테 아주 많이 화가 난 것 같잖아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도시마을. 과학의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미래의 과학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자!
“우주탐사와 해양탐사! 둘 다 정말 해 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체험해 볼 수 있네요!” “국제 우주 정거장이네? 들어가서 운동도 해 보고 침실도 구경해 보렴. 화성 탐사 로봇도 조종해 보고 말이야.”
“해저 탐사 로봇으로 바다 속에서 심해생물과 광물을 찾아 볼 수도 있어요. 정말 신나요!”
인천 어린이 과학관 안의 발매기에서 표를 구매하면 4D 영상관을 이용할 수 있다. 4D 영상관에서는 상영 시간에 맞춰 어린이 대상의 짧은 영화를 상영해 준다.
“입체 안경! 저 이거 정말 써 보고 싶었어요. 3D 영화랑 4D 영화는 거의 다 어린이 관람 불가잖아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오늘 드디어 체험해 보는군요!”
“4D도 과학의 일부니까 말이야. 지금부터 볼 영화는 과학 영화인데도 그렇게 좋니?” “그럼요!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과학의 이모저모에 대해 둘러보았다면, 충전된 창의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다. 비누 만들기, 망원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코너가 있으니, 한 가지를 선택해 보자.
“전 빨대로 모양을 만드는 체험을 해 볼래요. 멋진 건물을 지어 볼 거예요!” “좋은 생각이구나. 저 안쪽에서 친구들이 벌써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저 아이는 탑을 쌓았고, 또 저 아이는 예쁜 집을 지었구나.”
“아이참, 지켜보지만 말고 빨리 가요! 저도 잘 할 수 있단 말예요.”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이 함께 자라는 공간이라 더 매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분야의 과학을 직접 만져보며 놀고, 이 과정을 통해 감성이 자라는 동안 아이들의 꿈도 한 단계 더 성장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과학책 한 권을 권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미 과학과 친구가 된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과학이 어렵지 않을 테니까 말예요.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차야, 다시 달려라!
- 경기도 의왕시 -
더 이상 ‘칙칙 폭폭’라는 소리를 내며 달리지는 않지만, 기차역에만 서면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버스는 너무 느리고, 자동차는 너무 비좁으며, 비행기는 너무 빠르니 여행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기차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탔던 기차만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흔치 않을 텐데, 사이다 한 병에 삶은 계란, 혹은 김밥 한 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딱 알맞은 분일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권하는 오늘의 미션, ‘기억 속의 기차를 찾아라!’
철도박물관은 1988년, 용산의 철도 기념관을 모태로 하여 개장했다. 증기 기관차부터 전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의 열차 실물이 이곳에 모여 있다는데?
“저 간판을 좀 봐. 역장과 기관사, 안내양 언니의 얼굴까지 새겨져 있어. 모두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야. 웃고 있는 모습들이 즐겁다기보다는 참 아련해 보이는구나.”
“저도 여행을 갈 때 종종 기차를 타곤 하는데, 아주 어렸을 때 갔던 가족여행처럼 정겨운 모습은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오늘 제 추억 속의 기차도 찾을 수 있을까요?”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골로 만들어져 있다. 푸른색이 칠해진 이 철골 길을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만 천천히 걷자꾸나. 아주 느린 기차를 타고 다리 위를 건너는 것 같아.”
“아직 박물관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추억에 젖으신 것 같아요.” “그럼. 내가 어떻게 이 풍경을 잊을 수 있겠니. 산으로 들로, 기차가 달리는 것을 보며 얼마나 황홀해 했는지! 내가 어렸을 때에는 기차를 탄 게 큰 자랑거리였단다.”
실내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정면에 놓인 커다란 모형 증기 기관차. 실제 차량은 아니지만, 상상력이 샘솟는다.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 <은하철도 999> 속의 바로 그 열차예요! 만화 속의 그 열차에 얼마나 타고 싶던지! 경적도 울릴 수 있는 바로 그 열차 맞지요?”
“맞아. 바로 그 열차야. 저쪽에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정면 모습은 꽤 압도적인데? 앞에 서 있으니 얼른 비켜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내 전시실에서는 세월이 따라 변해가는 기차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증기 기관차인 팟휭빌리부터 디젤 전기 기관차에 이르기까지!
“기차의 변천사를 보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난 철도 건널목 모형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지금도 지방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것도 곧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이런 때에는 조금 씁쓸해.”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다음에 철도 건널목을 보면 기념사진을 찍어둬야겠네요.”
철도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고 가자.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추억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기차가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해요! 정말 멋진데요?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가 바로 이곳에 있군요! 야경도 정말 멋져요. 밤기차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아까 내가 했던 말과 비슷하구나. 저 기차도, 이것도 이제 사라져버린 기차구나. 달리는 모습을 보니 좋은데? 이곳은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야.”
실외에는 여러 기차들의 실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증기 기관차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전용 열차까지 없는 것이 없는 진기한 보물창고!
“빨간색에 노란색, 초록색까지! 이 알록달록한 기차들이 한 번에 달린다면 정말 진풍경일 것 같아요. 아까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에서 보았던 것처럼 말예요!”
“몇몇 열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타 본 것이구나. 모처럼 철도 박물관에 왔으니, 철로에 누워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철도 박물관에서가 아니면 평생 못 해 볼 일이니 말이야!”
2000년에 비둘기호가 사라졌고, 개통 당시에는 초특급 열차였던 통일호도 2004년에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층도 비둘기호와 통일호라면 타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둘 다 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없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차인가 봐요.” “맞아. 너 어렸을 때 탔던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란다. 완행열차라 가족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 강촌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경부선 열차인 통일호를 많이 타곤 했지.”
“아, 기차인데 왜 이렇게 느리냐고 했던 그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군요!”
철도 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존도 바로 이 실외 전시장에 있다. 경례를 하고 있는 기관사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기관석에 올라 기관사가 되어보라!
“이 열차는 실제로 타 볼 수도 있어요! 기관석까지 연결되어 있는데요? 기차 운전 한 번 해 보고, 객실에 잠시 앉아 있다 갈까요?”
“그러도록 하자. 둘 다 아주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자, 네 마음대로 기차를 운전 해 보렴. 너 어렸을 때에는 장래 희망이 기관사였단다.”
철도 박물관은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기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진 기차에 대한 그리움을 더 커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도 박물관은 기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기차 여행에 추억을 가진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요. 철도 박물관에 다녀왔다면, 곧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우리 주변의 장소들에서 기념사진을 한 번씩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 경상북도 의성군 -
혼잡한 세상을 피해 홀로 떠나보지 않으면 여행의 참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속이 꽉 찬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는 경북 의성의 고운사가 제격입니다. 길은 깊어지고, 한적함은 더해만 가는 그 끝에서 만난 산사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질 겁니다. ‘너는 누구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들여다볼 때도 역시 숲은 물을 겁니다. ‘너는 누구냐!’고. 그러면서 ‘번뇌가 있다면 이곳에 다 내려놓아라’ 이르고 있습니다. 그곳에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운사에서 참된 나를 만나라!’
구계리 마을을 지나 등운산(騰雲山)에서부터 고운사까지 한참을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솔향기에 심취해 가다 보니 일주문까지 금방이다.
“금강송으로 꽉 찬 이 산사 길은 그야말로 호젓하기 이를 데 없구나. 산에서 내려온 청량한 바람도 흘러내린 땀을 식혀주는군. 최치원 선생도 이 자리서 바람 한 점 안았을까?"
"{하긴, 의상 스님이 지은 사명 ‘고운사(高雲寺)’를 최치원 선생이 ‘고운사(孤雲寺)’로 바꿨을 정도이니 그가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이 무언지 알 만해. ‘고운(孤雲)’은 그의 호가 아닌가.”
좀 더 올라가면 대웅보전이 보인다. 곁문에 잠시 걸터앉아 있노라면 조용한 사찰이 보여주는 풍경에서 형언할 수 없는 경건함과 안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돌담길로 올라서니 저 3층석탑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구나.” “어떤 귀인이 왔을까 생각하며 와 보니 우리 보살님이 계셨군요. 나무관세음보살~ ”
“안녕하세요! 스님, 저에게 ‘귀인’이나 ‘보살’이란 표현은 제게 좀 과합니다. 그래도 제가 독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처님을 떠올리며 가족의 건강을 빌곤 하죠.”
외로운 구름이 머문다는 절, 귀중한 보물과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사찰 고운사는 아담하지만 정성스레 소원을 올리면 부처님이 꼭 들어주실 것만 같다.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요? 어떤 소원을 비셨습니까?”
“제 앞날에 대한 이러저러한 걱정거리를 좀 늘어놓았을 뿐입니다. 제 복잡한 바람을 빌려면 반나절은 이곳에서 부처님과 대화를 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일화에 저승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어본다죠? 그래서 전 여기 온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과거 최치원은 여지(如智), 여사(如事)라는 두 스님과 함께 불사를 일으켰는데 지금도 유명한 전각 두 채가 있다. 그 하나는 가허루, 또 하나가 우화루다.
“고운사의 향훈에 젖었던 최치원은 마침내 자신의 멍에를 가뿐하게 털어버리고 허공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것일까요?”
“우화루의 뜻만 보더라도 ‘몸에 날개가 돋아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된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에서 따온 말이니 그는 멍에를 던져 버리고 그는 신선이 되고자 하지 않았을까요.”
우화루는 다실로 개방되어 있다. 이곳은 누가 따로 차를 내어주지 않는다. 차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이 차 우리고 마신 후 알아서 보시하면 그만이다.
“차 한 잔 하며 벽면 하나에 빼곡히 꽂아둔 불서를 이리저리 살펴봐도 좋고, 벗과 차 한 잔 해도 좋겠네요.”
“우화루로 들어오는 바람과 마주하며 한 잔 해도 누가 뭐라 말 안 한다. 차와 책, 그리고 우화루. 다 대중을 향한 부처님 뜻 아니겠습니까?”
‘함께 하는 세상’이란 ‘나와 너’가 공존공생 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말함이니 부처님 뜻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 깨달음과 실천은 결코 쉽지 않은데?
“상대존엄이라는 전제 조건이 구현되었을 때 공생이 가능한데 이는 ‘무아’라는 빗장을 열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자아집착이라는 걸림돌 때문입니다. 타인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자아의 관점은 참으로 무서운 겁니다. 갈등만 일으키고 불만족에만 휩싸여 상생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구름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저 소나무 보세요. 좀 더 들여다보면 새도 있습니다. 소나무가 제 잘났다고 새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나뭇가지 하나 턱 하니 내어놓지 않습니까? 언제든 말입니다."
"새도 한 구절 노래로 답례하고 있지요. 저 소나무, 겨울이면 눈을 받아 주지요. 눈은 또 그 답례로 ‘설송’(雪松)‘이란 이름을 지어줍니다. 겨울의 숲입니다.”
소나무 속의 새 한 마리요, 새 속의 소나무 한 그루라! 그야말로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이치가 아닌가. 산책로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조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이지도 않군요. 소나무는 새 보고 앉으라 한 적도 없고, 떠나라고 한 적도 없을 겁니다.”
“맞습니다. 그저 그렇게 서로서로 공생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소나무는 소나무이고 새는 새이지 않습니까? 연기적 삶을 통한 조화로운 세계, 바로 화엄의 세계입니다!”
상생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소나무처럼 자신을 고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그렇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이 상생의 최대 걸림돌이란 걸, 결국 자신 들여다보아야 무아 체득도 가능하다는 걸 고운사는 알려줍니다. 무아의 세계를 안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만도 분명 아닙니다. 분명한 건, 고운사가 펼쳐내는 화엄이 ‘상생조화’의 세상을 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혼잡한 세상에서 잠시 나와 길을 걷고 싶다면 고운사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