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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적인  음식문화와 소주 한 잔

    서민적인  음식문화와 소주 한 잔

    지역대구광역시 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서민적인  음식문화와 소주 한 잔

    • 프롤로그
    • 1.일에 지치고, 돈에 시달리고….
    • 2.자글자글 끓는 돌판 위의 곱창전골
    • 3.곱창구이? 우리는 곱창전골!
    • 4.소 한 마리에 8Kg. 그렇게 귀한 걸?
    • 5.뭉텅뭉텅 뭉티기!
    • 6.새콤한 양념과 슥삭! 꼬들꼬들 씹히는 무침회
    • 7.신선하지 않다면 팔지도 않아!
    • 8.서민적 문화에 생각나는 소주 한 잔
    • 에필로그

    서민적인  음식문화와 소주 한 잔

    - 대구광역시 서구 -

    대구 음식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막창구이’, ‘등갈비찜’ 등…. 이처럼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대구의 음식은 경상도 음식 문화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경상도 특유의 음식 문화를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오고 있는 대구. 그 중에서도 대구 서구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독특한 특징을 더해 새로운 음식 문화를 창조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자리잡아왔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대구 서구만의 서민적인 음식 먹어보기!’입니다.

    서구에는 꽤나 오래된 맛집이 많다. 그 곳들은 대체로 저렴하고 서민적인 음식이 많다. 아마도 가까이 위치한 산업 공단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함이 아닐까?

    “아, 여기에 있던 식당이 없어졌네. 싸고 맛있는 식사가 가능했던 곳이라서 자주 왔었는데 말이야. 이제는 추억의 음식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워.”

    “하긴, 산업단지 사람들이 줄면서 장사가 안 되긴 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맛있고 유명하던 식당들은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으니 함께 찾아볼까?”

    대구에는 막창, 곱창이 유명하다. 특히나 서구 중리동 곱창골목에 오면 빨간 국물에 담긴 곱창의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글보글 조려지는 전골의 맛은 어떤 맛일까?

    “중리동 곱창골목은 대구에서 지정해놓은 유명 먹거리 골목이야. 대창, 곱창 구이도 있지만 이 곳의 진정한 별미는 ‘곱창전골’ 이지!”

    “곱창 전골? 곱창은 늘 구이로만 먹는 줄 알았는데, 전골로 요리를 하다니, 처음 들어봐. 빨리 먹어보자!”

    안지랑 곱창골목이 곱창구이로 유명하다면, 중리동 곱창골목은 곱창전골이다. 그런데 이렇게 끓여 낸 전골에서 곱창 특유의 비린내가 사라진다?

    “곱창에서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네?”

    “응, 중리동 곱창전골의 특징은 10가지가 넘는 재료로 우려낸 육수를 넣어서 오래동안 끓여내고, 듬뿍 올라가는 채소들 덕에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게다가 깨끗하게 관리 된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가장 큰 이유야!”

    구수한 듯, 혹은 부드러운 듯. 늘 먹는 소고기가 아닌 새로운 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약간은 짭짤한 감칠맛이 대구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고기 맛이 독특해 ! 우리가 평소에 먹던 부위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떤 고기일까?”

    “‘주먹시’라는 부위야. 한 마리에 8kg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소를 직접 잡는 산지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부위이기도해. 하지만 매일 새벽 도축장에서 직접 가지고 오기 때문에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것 이지.”

    육사시미처럼 섬세한 음식이 아니다. 그저 처지개살과 우둔살을 뭉퉁하게 썰어 양념에 살짝 담가먹는 뭉티기의 맛은 신선함 그 자체!

    “생고기를 참기름, 소금 장이 아닌 고춧가루, 마늘, 참기름을 넣어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다니 너무 독특해!”

    “그렇지? 대구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 같아. 신선한 고기를 그 때 바로 먹을 수도 있고, 조금은 자극적인 양념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니 말이야.”

    대구에만 있는 유일한 음식인 ‘무침회’. 내륙지방인지라 활어보다는 이런 형태의 음식이 발달했다고 한다. 무침회의 ‘회’는 과연 어떤 것일까?

    “무침회라고 해서 회덮밥 같은 것을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잖아? 초고추장도 없이 무침회를 하다니, 정말 신기해. 그리고 활어가 아니라 색다른 것들이 들어 있어!”

    “맞아, 삶은 오징어, 소라와 깨끗이 손질한 생 아나고를 넣어서 대구만의 방식으로 만든 양념을 넣어 섞는 것이지. 굉장히 독특한 양념이지?”

    내륙지방인 대구의 음식은 대체로 짜게 간이 되어있거나 신선하게 바로 즐길 수 있음 음식문화가 많다. 특히나 서구의 뭉티기는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는데?

    “다음에 다시 와서 뭉티기를 또 먹고 싶어. 나는 뭉티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아. 신선한 생고기에 독특한 양념까지!”

    “그래, 좋아. 하지만 신선한 고기를 가져오는 날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까 잘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을거야! 신선하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고해.”

    서구의 음식 문화는 대체로 서민적이면서 단순한 것이 많다. 친구와 함께 가볍게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분위기가 정겹게 다가온다.

    “서구의 음식들은 대체로 소주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특히 대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소주도 있으니, 꼭 먹어야 할 것만 같아.”

    “맞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대구 사람들의 순박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서구의 음식들은 대체로 서민적이고 푸짐한 것이 특징입니다. 곱창전골을 먹고 난 뒤 밥을 볶아 먹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양이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 서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양념과 술안주로 제격인 음식들은 대구 사람들의 삶이 부러워지기도 할 정도입니다. 함께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친구와 찾는 다면 속 이야기를 나누며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곳이 될 것만 같은 대구 서구! 친구와 함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평범한 일상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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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지역전라북도 김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 프롤로그
    • 1.김제평야를 알면 김제가 보인다
    • 2.우리사회의 기반
    • 3.고대 최대 수리시설
    • 4.무자위와 용두레라고 들어는 봤나?
    • 5.축제가 무르익는다
    • 6.청룡과 백룡이 싸운다
    • 7.농부와 소
    • 8.쌀 한 톨 쉬이 남기지 말아라
    • 에필로그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 전라북도 김제시 -

    김제하면 김제평야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농경문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고장입니다. 1700여 년의 역사가 깃들어있는 벽골제는 고대 최대의 수리시설로 농경문화의 발자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기원과 농경문화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김제는 농경사회의 밑거름을 알아가고 배워가기 좋은 살아있는 문화박물관입니다. 근현대사회의 변화와 고도산업화로 인해 전통문화가 설자리를 잃는 요즘,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고 오라!’입니다.

    벼가 익어가는 김제평야는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다. 호남평야의 중심에서 일제의 수탈을 겪어가며 버텨온 김제평야를 직접 보면 느낌이 남다르다는데?

    “오늘의 여행지는 김제란다. 저기 넓게 펼쳐진 곳이 바로 김제평야지.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로 손꼽히지. 오늘은 김제에서 농경문화를 살펴볼 거란다. 아빠는 김제평야를 보니 벌써부터 농경문화가 보이고 김제의 역사가 보이는데 너는 어떠니?”

    “실제로 보니 규모가 커 웅장하긴 하네요.”

    고도산업화로 발전하기 이전까지 우리사회 기반을 이룬 건 다름 아닌 농경사회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지? 그래서 어르신들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거란다. 쌀은 우리사회의 기반이 되는 셈이지. 그러니까 너도 밥 남기지 말고 꼭꼭 먹어야 겠지?”

    “한국인의 힘이니까요?”

    김제 농경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벽골제를 빼놓을 수 없다. 저수지의 규모와 축조과정의 원리에서 선조들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김제까지 왔으니 벽골제를 안 보고 갈 수 없겠지? 벽골제는 우리나라 최대 저수지로 우리 농경사를 가득 품고 있는 소중한 수리시설이란다. "

    "비록 지금은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자리만 보존되고 있지만 당시 토목, 건축적 의의와 농경문화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당하단다.”

    옛날 농기구의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용도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벽골제 사적지에 남아있는 무자위와 용두레는 어떤 농기구일까?

    “그래서 김제를 농경문화의 산실이라고 표현하나 봐요.”

    “그렇지. 자, 이리로 와보렴. 저기 보이는 농기구들의 이름만 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맞추어 볼래? 먼저, 무자위 그리고 용두레!”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어요!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축제를 빼놓을 수 없겠지? 황금물결 지평선의 아름다움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축제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 수 있을까?

    “지나가는 곳곳마다 지평제 축제를 홍보하고 있어요. 지평제 축제라면 농경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현대의 사람들이 전통을 생각하며 즐기는 축제이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서둘러야겠구나.”

    축제의 마스코트인 청룡과 백룡. 벽골제를 지키려는 백룡과 벽골제를 훼손하려는 청룡의 싸움은 실감나는 묘사에 더 흥이 오른다.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용 두 마리가 서로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정말 실감나요.”

    “해가 지면 청룡과 백룡의 모습이 확연히 구분된단다. 청룡과 백룡 중 누가 이길까? 청룡이 벽골제를 잘 지켜낼 수 있도록 힘을 보내볼까?” “네! 하나 둘 셋, 얍!”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의 뒷모습이 옛 기억으로만 남은 지금. 익어가는 벼들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농부의 땀방울도 기억해야겠지?

    “농경문화라고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농부와 소였는데 오늘은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처음 보는 농기구들도 그렇고요.”

    “그러니? 사실 농부와 소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농부들의 땀방울로 쌀이 생산되는 것이니.”

    먹을 것이 많아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요즘. 농부의 땀 한 방울을 생각하고 전통을 헤아리는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오늘 농경문화를 살펴보았는데 어떠니?” “음, 밥 먹을 때 쌀알 한 톨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 좋은 학습이 되었는 걸?”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데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고도산업화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전통과 옛것을 이해하고 헤아리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래블아이>와 함께 농경사회를 알아보니 어떤가요? 전통을 알아야 더 나은 미래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가을의 풍요로움과 황금들녘의 아름다움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지평선 축제까지 다녀오면 김제를 이해하고 농경문화를 이해하며 나이가 진정한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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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말해봐

    지역강원도 삼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소원을 말해봐

    • 프롤로그
    • 1.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 2.새 시대가 열렸네, 그 기쁨을 나누세
    • 3.3만3천명의 소망
    • 4.소망을 엿볼까?
    • 5. 타임캡슐
    • 6.소망의 문에 들어서면
    • 7.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말해봐
    • 8.믿거나 말거나
    • 에필로그

    소원을 말해봐

    - 강원도 삼척시 -

    우리나라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거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마음속에 담아왔던 소원을 빌곤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밝으면 가족의 안녕을 빌기도 하고 한 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저마다 소원을 풀어놓습니다.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고 게다가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삼척으로의 여행은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새천년해안유원지의 ‘소망의 탑’에서 소원을 빌 수 있는 연말연시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소원을 말해봐!’입니다.

    넓게 펼쳐진 새천년해안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손꼽힌다. 탁 트인 동해바다를 달리며 마음속 근심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새로운 소망을 채워 넣는다.

    “동해안 절경을 여기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데?”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4km의 새천년도로는 달리면 가슴에 품고 있던 고민이나 근심이 바닷바람에 씻겨 날아갈 수 있을 거야. 이곳에서 보는 일출도 아름답다는데?”

    1999에서 2000으로 바뀌며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한 세기가 시작됐다. 단순히 1년이 흘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한 곳에 뿌려졌다.

    “새천년이라니, 1년 동안 새천년이 정말 오는지 몇 번이고 되새겨 봤는데,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을걸!”

    “맞아, 나도 그때 기억나. 그땐 사람들이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소원을 빌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곳 새천년해안도로와 소망의 탑이 더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끝이 맞닿은 탑신은 소원을 비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탑 몸체에는 3만 3천명의 소원이 담긴 돌들이 차곡차곡 모여져 있다. 탑 층마다 담긴 의미가 다 다르다던데?

    “잘 보면 단마다 소원이 조금씩 달라. 1단은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신혼부부의 소원이 2단은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3단은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소망이 각각 적혀있는 것 같은데? "

    "작은 돌들 사이로 글을 새겨 넣은 사람들의 마음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소망과 소망이 맞닿아 더 큰 소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우리 가족 건강하게, 내 꿈을 이루게 해주세요.’ ‘2주년 결혼기념일, 앞으로도 행복하게~’

    “돌탑에 새겨진 소망들이 비슷비슷 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조금만 더 엿볼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고 꿈을 이루게 해달라는 소망도 보이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영원히 지내는 것. 어쩌면 평범하고 소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해. 마음으로 이 소망들에 축복을 빌어보자.”

    한 세기 전의 모습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돌탑 아래에는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에는 어떤 소망이 깃들어 있을까?

    “옛날에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소나무 아래에서 서로를 추억하기 위한 타임캡슐을 묻었었지. 그땐 타임캡슐 묻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는데.”

    “타임캡슐 한번쯤 안 묻어본 사람이 있었을까? 한 세기 전의 자료들이 묻혀 있다니 느낌이 좀 남다른 것 같아.”

    태양이 원형으로 비추며 소망의 문으로 가득 찰 때 비로소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문으로 들어선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소망의 문에 들어서니 왠지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기분이 이상해. 많은 사람들의 소망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럴까?”

    “그래?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꽤 낭만적이라고 하던데, 소망의 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까?”

    소망의 문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하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종이다. 자, 소원을 빌어볼까?

    “우리도 소망을 빌고 가봐야겠지? 자. 일단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할게.”

    “무슨 소원 빌었어? 무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직은 모르겠는데? 그런데 왠지 기분이 좋은 것이 정말로 이루어 질 것 같은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비밀이야!”

    소원을 비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어디 그렇겠는가? 그거 그 순간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정말 이곳에서 소원을 말한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물론 믿거나 말거나 아니겠어? 그래도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특별한 기적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간절한 마음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모여 있으니까 말이야. 기분 좋은 바람과 이글거리는 태양, 그리고 간절함이 맞닿았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 같은 것!”

    새천년이 열리는 2000년을 기념해 조성된 새천년해안도로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의 해안절경을 즐길 수 있는 삼척. 많은 이들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탑에 가지런히 자신의 소망을 얹어두고 오는 길은 잊지 못할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기가 모여 있다는 소망의 탑은 지리적 의미보다 저마다 다른 소망이 모여 있지만 그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이 모여 좋은 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속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있다면 시원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소원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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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지역대구광역시 수성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 프롤로그
    • 1.줄을 선 음식점
    • 2.‘3無 3親’의 자랑
    • 3.건강함을 팔아요~
    • 4. 대구 납작만두 납시오~
    • 5.맛이면 맛, 소리면 소리
    • 6.코끝을 자극하는 냄새
    • 7.이색적인 분위기도 한 몫
    • 8.돌아서면 생각나
    • 에필로그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 대구광역시 수성구 -

    대구 수성구를 떠올리면 언제나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로 지정된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은 200여 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며 다양한 대구의 별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외식을 하면 비위생적이고 ‘맵고 짜다’는 편견 위에 과감히 위생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저염식’ 대열에 합류하였다는 대구 들안길 먹거리타운, 맛도 맛이지만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가 두텁게 쌓여 그 역사 위에 더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수성구에서 건강한 맛의 즐거움을 느끼고 돌아오라’ 입니다.

    들안길 네거리에서 수성못 방향으로 난 푸릇한 가로수를 따라가다 보면 2.3km 도로변에 약 150개의 음식점들이 저마다 맛을 뽐내며 줄을 서 있다.

    “오늘은 밖에서 저녁 먹고 들어갈까?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 전 뉴스에 보니까 맛도 맛이지만 꽤 까다롭게 관리를 하는 것 같더라고. 저기 가로수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음식점 보이지?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봐.”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면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라던데, 맛도 명성대로일까요?”

    한식, 일식, 양식 등 메뉴도 시설도 제각각인 음식점이지만 3無, 3親의 약속은 꼭 지키고 있는 모범음식점들이라는데?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 더 믿을 수 있지. 뿐만 아니라 모든 메뉴의 염도를 낮춰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으로 해서 즐겁고 건강한 외식문화를 만든다니까."

    "게다가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고 원산지 표기 및 트랜스 지방도 없는 음식을 만들며 환경과 인간, 건강을 생각하는 식생활도 선고하고 있다고 해.”

    최근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라 많은 음식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그런데 들안길 먹거리 타운의 음식점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하긴, 요즘 뉴스에서도 종일 먹거리 안전 때문에 말들이 많잖아요. 그래서인지 유독 위생적이고 안전한 음식점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음식점들이 더 모범적이라는 거야. 최근에 많은 음식점들이 들안길 먹거리 타운처럼 저염식에 음식재사용 하지 않는 약속들을 지켜가고 있거든.”

    대구 수성구에 와서 납작만두 맛 안보고 가면 섭하다. 납작하게 지져 고소한 맛을 내는 납작만두의 속을 보고 실망했다고? 그 맛을 보고 놀랄걸?

    “대구까지 왔는데 납작만두 맛은 한번 보고 가야지?” “일반만두에 비해 속은 거의 없네요.”

    “속을 꽉 채우지 않고 납작하게 지져내는 것이 납작만두의 특징이야. 그래도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는데!”

    음식은 맛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했다. 눈으로 코로 소리로 맛을 느껴보자.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에 절로 침이 고이지 않는가?

    “이야,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역시 음식은 혀끝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닌 가봐.”

    “맞아요, 요즘은 눈으로도, 냄새로도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요. 벌써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요!”

    납작만두 위에 매콤한 고춧가루와 파를 얹는다. 고소한 기름 냄새에 고춧가루가 더해져 느끼함이 전혀 없다. 그래서인지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납작만두다.

    “납작만두는 독특하게 고춧가루에 잘게 썬 파를 올려주네. 기름으로 지져 조금은 느끼할 줄 알았는데 고춧가루 양념 때문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다.”

    “정말요, 무엇보다 납작만두를 맛보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니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수성구에 비행기가 떴다. 이색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수성구의 한 카페다. 맛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수성구의 음식점은 이렇게 즐거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저기 좀 보세요! 웬 비행기 한 대가 있어요!”

    “몰랐구나, 수성구 음식점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은 명소인데, 비행기처럼 꾸며놓은 카페야. 단순히 음식을 먹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는 분위기도 신경 써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지.”

    맛있는 음식은 으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흔히 중독되었다고 말하는데, 들안길 음식점들이 그렇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임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생각이 난다.

    “오감이 즐거운 맛에 분위기와 건강함까지 생각한다니, 명성은 괜히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봐요.”

    “그래 맞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근사한 거래 때문인지 한번 들안길을 찾는 이들은 꼭 다시 한 번 찾게 된다니까!”

    나트륨 줄이기를 통해 한국외식사업에도 건강한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맵고 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점으로 거듭난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그 명성 그대로 활기를 띱니다. 더불어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기와 원산지 표기 등을 통해 모범적인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맛은 물론, 소리로 귀가 즐겁고 냄새로 코가 즐거우며, 인테리어로 눈도 즐거워 수성구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절로 향하는 들안길 먹거리타운에서 건강도 배도 든든하게 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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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출과 일몰의 순간

    일출과 일몰의 순간

    지역경기도 안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일출과 일몰의 순간

    • 프롤로그
    • 1.가는 해가 아쉬워
    • 2.안양8경 중 제1경
    • 3.전망대로 오르자
    • 4.시내가 발아래 놓이다
    • 5.해가 지고 난 뒤의 풍경
    • 6.유서 깊은 사찰
    • 7.천 개의 불상과 미륵존불
    • 8.특별한 찰나
    • 에필로그

    일출과 일몰의 순간

    - 경기도 안양시 -

    매해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새해 첫 일출을 어디에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곤 합니다. 일출을 보거나 일몰을 보며 다짐하는 새로운 각오는 어쩐지 새롭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기로 이름난 일출 명소를 찾아간다 한들 막상 사진에 남은 일출 풍경은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도 많을 것입니다. 특별한 일출, 일몰 그리고 야경의 모든 순간들을 담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망해암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다’입니다.

    연말이면 새해 소망과 다짐을 하기 위해 일출과 일몰 명소를 찾는다. 좀 더 조용히 그 순간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망해암으로 가자.

    “벌써 한 해가 다 지났네. 시간 정말 빠르다. 돌아보면 크게 이룬것도, 세운것도 없는데 말이야. 안 그래?”

    “그래,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곳에서 가는 해의 아쉬움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보려 해.”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꼽고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을 품고 있다는데, 그 비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망해암? 암자에서 일몰과 일출을 본다고? 바닷가나 산 정상이 아니고?” “응, 모르나 본데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담기 위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이름에서부터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니?”

    “망해암이라면,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인가?”

    망해암은 일몰과 야경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낙조의 장관에 그만 다짐을 말하는 순간도 잊고 말아버린다.

    “망해암 일몰을 보려면 망해암 전망대로 올라야 해. 높지는 않으니까 힘들지는 않을 거야. 다만 조금 서둘러야겠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

    “같이 가. 전망대까지 만들어 놓았다면 기대 해봐도 좋겠는 걸? 그런데 암자를 먼저 둘러보기 전에 일몰부터 보는 거야?”

    전망대로 오르면 발아래 안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은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는데, 해가 지고 난 뒤라고 서둘러 내려갈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아무렴 어때. 이야. 듣던 대로 경치 한 번 끝내준다. 안양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이잖아. 저기 우리 동네도 보인다!”

    “쉿, 해가 저물고 있어. 안양 시내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어. 이때를 담아야 해.” “그런데 해가 저물고 나면 다시 내려가는 거야?”

    어둠이 내려앉은 망해암 전망대는 더욱 더 고요하다. 하지만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낙조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그렇지 않아. 망해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낙조만큼 아름답거든. 그러니 오늘은 일몰과 야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지.”

    “멋지다.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어.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이 춤을 추며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은 용화전, 천불전, 삼성각, 대방 등의 주요 건물이 현존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절벽 끝에 위치하여 운치가 더한다.

    “야경까지 담았으니 망해암을 제대로 둘러볼까? 망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처음으로 미륵불을 봉안하고 '망해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여기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천불전에는 천불이 부처가 모셔져있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높이 3m의 미륵존불에 전해지는 전설이다.

    “천불전에는 세 개의 불상을 중심으로 천 개의 불상을 모시고 있어. 그런데 망해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용화전의 석조미륵불로, 높이 3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불상이야."

    "조선시대 조세를 운반하던 배가 풍랑으로 인해 위험해 처했을 때 한 승려가 길을 인도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찾았다는 절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대.”

    찰나의 순간을 담는 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마음이라면 보다 쉽지 않을까?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매번 일출과 일몰을 찾아다니지만 오늘처럼 특별한 곳도 없었던 것 같아. 조용한 사찰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라니. 어쩐지 소망이나 다짐도 더 잘 이루어질 것 같아.”

    “맞아, 유명한 일출 명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조용하고 특별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을 담는 것도 하나의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 될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처럼.”

    찰나의 순간은 짧은 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닷가나 산 정상 등 국내 손꼽히는 유명한 일출, 일몰 명소가 있지만 망해암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맞는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소망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일출, 일몰 그리고 발아래 놓인 시내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화려하게 도심을 비추는 야경까지 담을 수 있는 망해암에서 새로운 다짐과 특별한 소망을 이야기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야기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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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엔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엔

    지역서울특별시 도봉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엔

    • 프롤로그
    • 1.영험한 기운의 은행나무 고목
    • 2.“비나이다~ 비나이다~”
    • 3.때로는 혹한의 시련도
    • 4.800년 고령 나무의 비밀 뒤에는
    • 5.원당샘을 국내 최고라 말하는 이유
    • 6.미네랄 샘물로 자생하는 공원
    • 7.도봉동문으로 가면!
    • 8.우러러 사모하다
    • 에필로그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엔

    - 서울특별시 도봉구 -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 도봉을 두고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각별한 저항정신이 아직 살아 있다 말할 수 있는 건, 현대문학의 거장 故 김수영 시인의 발자취가 방학동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문학관에서 시작해 원당공원에 이르는 ‘김수영 거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길에는 오랜 명맥을 이어온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뭘까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바로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에서 바로 그 특별함을 만나라!‘입니다.

    연산군 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한 아파트단지 안에는 주민들이 영물로 떠받든다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뭔가 범상찮은 기운의 이 나무, 찬찬히 살펴보자.

    “키가 10m는 더 돼 보이지? 이 자리를 얼마나 지키고 서 있었던 걸까?” “글쎄? 모르긴 몰라도, 오랜 기간 이곳을 지나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햇살을 통해 그대로 비추어주는 듯해. 이 고풍스러운 자태, 정말 멋져.”

    “한때 아파트와 오른편 빌라에 막혀 뿌리, 가지가 뻗지 못해 나무색깔이 변하기도 했다지.”

    이 고목은 예부터 나무에 빌면 아들을 낳게 해주는 신령수로 통하는 신통방통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어떤 이야기일까?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가지에 불이 붙었다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에도 갑자기 불이 났대. 믿겨지니?”

    “믿기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고. 아래로 처지는 저 가지가 바로 아들을 점지해주는 기운이 있다는데. 어쨌든 이 지역 명물인 건 분명해.”

    이 영험한 나무에도 시련은 닥친다. 1990년대 주변에 아파트 대단지와 빌라촌이 들어서면서 생육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인데? 당시를 회상해보자.

    “처진 나뭇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병충해 부위를 도려내는 수술도 4차례나 받았어. 도봉구는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나뭇가지를 가로막던 빌라 2동의 12가구를 매입해 철거도 마쳤지.”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지역이 모두 하나로 똘똘 뭉친 거구나! 정말 대단해.”

    사실 이 고목은 가뭄 때 마르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아 수맥을 이룰 수 있었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이재 이곳의 두 번째 특별함이 정체를 드러낼 순간이 온 것 같은데?

    “여기가 바로 연산군묘야. 여기서 왼편에 보면 600년 전부터 식수로 사용한 우물이 있어.” “와! 이번에는 600년이야?”

    “그래. ‘원당샘’이라는 우물인데, 800년이 넘는 세월에도 은행나무가 건강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 우물의 수맥이 이어진 덕분이라는 거야.”

    수백 년간 방학동 사람들의 생활용수로 사용됐던 원당샘물은 건강에 좋기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중 생수와 비교해 어떤 면에서 뛰어난 걸까?

    “일단 맛만 봐서는 여느 생수 맛이랑 다른 점은 못 느끼겠는데?”

    “미네랄 함유량이 훨씬 높다는데, 맛으로 그 차이가 느껴지겠어? 미네랄 함량은 칼슘과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성분으로 측정하는데, 마그네슘은 물에 녹아 있는 경우 특히 인체에 쉽게 흡수되지. 충분한 양의 미네랄을 섭취하면 어디에 좋은지 알고 있니?”

    원당샘 주변은 역사문화 탐방에도 제격이라는 자연친화적인 원당샘공원이 자리해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공원에 들어서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파평 윤씨 일가가 원당마을에 정착하면서 이 샘도 ‘원당샘’으로 명명했다지. 근데 2009년에는 샘물도 말라서 흐르지 않다가 이를 복원했어. 지금 이곳에는 원당샘공원도 생겨났지.”

    “와~ 이런 곳에 전통연못부터 꽃담, 사모정까지 다 있네. 자연친화적인 공원의 식물들이 모두 원당샘물로 자생하고 있구나!”

    도봉산은 어느 지점에서 보아도 명산의 자태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 자연공원이라 볼거리도 배울 거리도 많다느데?

    “도봉산이 북한산이라 불리게 된 건 조선조 중종 때라고 해요. 북한산성을 축성한 뒤죠.”

    “이야~ 그런 사실은 처음 알았는걸. 2천 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이 이곳에 있겠구나!” “옛 풍습을 되살리려는 도봉사람들이 이곳은 어떻게 가꿔놓고 있는지 궁금해요!”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 보면 수려한 경치에 둘러싸인 계곡과 그 인근에 의미심장한 글귀가 새겨진 바위가 눈에 띤다. 그곳으로 가보자.

    “이건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귀로구나!” “정말! 가만, 여기는 또 곡운 김수증 선생 글씨가 있어요!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 누구를 사모하기에 이렇게 새긴 걸까요?”

    “조광조의 학덕을 칭송하는 의미에서 새긴 거지. 또 어떤 글귀들이 남아 있나 살펴볼까?”

    김수영 시인의 ‘풀’은 과연 어떤 이름의 풀일까요? 사람들은 흔히 무명초라고 하지만 사실 이름 없는 풀은 별로 없습니다. 단지 그 이름을 모를 뿐입니다. 김수영 시인 역시도 무슨 풀인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수영 시인의 ‘풀’은 바람에 눕고 바람 때문에 일어나고 바람 때문에 울고 바람 때문에 웃었습니다. 옛날부터 도봉구 방학동 사람들은 고목 하나에 울고 웃고 샘물 하나에 일어서는 민초 그 자체였습니다. 방학동 ‘김수영 거리’에서 찾은 여러분만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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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지역충청남도 아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프롤로그
    • 1.일 년 내내 꽃이 피는 곳
    • 2.간절하면 이루어진다?
    • 3.동화의 나라
    • 4.추위 속에서 마주한 꽃밭
    • 5.365일 크리스마스
    • 6.꽃잎을 음미하다
    • 7. 향기가 있는 평온의 땅
    • 8.다양한 만남
    • 에필로그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충청남도 아산시 -

    봄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주말에는 걸핏하면 비소식이 겹칩니다. 딱 이맘때 어디로 가야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라면 아산 세계꽃식물원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이곳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실내 식물원이니 따뜻한 온실에서 모처럼의 데이트나 가족나들이를 망칠 일이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다채로운 꽃을 구경하며 눈과 코만 호사를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꽃으로 맛을 낸 요리까지 있으니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멀리 가지 못할 때는 가벼운 봄나들이로 365일 꽃이 피는 아산으로 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봉곡사에서 국도 2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방향으로 가면 도고면 봉농리 세계꽃식물원이다. 이곳이 바로 365일 꽃이 핀다는 곳이다.

    “휴~ 아직 꽃샘추위로 밖은 칼바람이 매서워요. 이제 막 들어서서 한기도 다 안 가셨는데 온실 안 식물들은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네요?”

    “정말 딴 세상이야. 아, 맞다! 입장료 영수증은 네가 버리지 말고 잘 갖고 있으렴. 네 손바닥만한 화분을 나가기 전에 받아볼 수 있으니까. 그건 네 화분이 되겠지?”

    한 겨울 꽃이 그렇다. 안 보이면 더 보고 싶고, 마음 간절해지면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제철은 아니라도 이곳에서 보는 꽃은 평소 느낌과 전혀 딴판이다.

    “꽃은 같은데 색깔이 더 선명하고, 나무들도 훨씬 더 싱그러워요. 실내온기까지 더해지니 눈이 즐겁고, 한파에 얼어붙은 마음도 스르륵 놓는 듯해요. 여기 식물은 얼마나 될까요?”

    “잘은 몰라도 수천 종은 되겠지? 20여 년 전에 이곳은 화훼수출생산단지였어. 개관 당시에도 이곳에 있는 꽃 규모가 어마어마해 입소문을 많이 탔었지.”

    각각의 온실운 다양한 테마에 맞춰 꾸며져 있다. 이 중에 카페 앞에 조성된 화사한 꽃터널로 들어서면 시공간을 초월해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빨간 꽃 심어진 화분이 천장에 나무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여기 오니 바깥세상과 전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더 강하게 들어요!”

    “맞아. 세상과 단절된, 뭔가 비밀스럽고 꿈같은 장소야. 이곳에선 언제나 시간의 질서가 무너지지.”

    추운 겨울에도 화사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은 언제나 튤립과 백합, 세이지가 만개해 있고 그밖에도 이름 독특한 계절 꽃들이 반겨준다.

    “세이지도 활짝 피었네! 세이지는 향에 따라 이름이 붙어. 이 세이지는 체리향이 나니까 체리세이지, 저건 파인애플향이 나니까 파인애플세이지지.”

    “이건 어떤 이름인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 과일 향은 나는데….” “그러면 후르츠세이지가 정답 아닐까?”

    봄에도 포인세티아를 볼 수 있어 365일 크리스마스 같은 곳이다. 발길을 옮기면 한창 튤립이 만개하여 화사함을 빛내고 있다. 그 색깔도 참 다양하니 눈이 호사다.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인데, 아까는 황사가 있어 그리 좋은 날씨도 아니었지.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화사한 꽃들을 마주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 말씀이시군요!” “맞아! 이렇게 힐링이 돼서 그런가,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

    천장에서 보라색 꽃비가 내리는 곳에서 꽃비빔밥을 즐겨도 좋다. 눈으로도 보고 입으로도 맛보는 이 꽃비빔밥은 세계꽃식물원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아래는 잘게 다진 소고기가 깔려있고 위로는 초록 야채들이 가득, 그리고 맨 위에는 이쁜 꽃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앗 여기 올려진 이 꽃 아까 봤던 제라늄이에요!”

    “정말이네. 식재료로 넣는 꽃의 종류도 계절마다 달라진다지? 빨간 초고추장에 고소한 참기름을 솔솔 몇 방울 뿌려 비벼내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구나.”

    세계꽃식물원은 단일 실내식물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식물원은 농지 한 가운데 들어선 모양새가 덩그렇지만, 실내는 한겨울 꽃구경하기에 모자람 없다.

    “만약 정원을 벤치마킹 하려고 갔다면 충남지역에도 이렇게 좋은 세계꽃식물원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맞아. 하지만 이제 이곳은 주변에서도 많이 알아주더라. 2004년 개원 이후 매년 3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아산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됐지.”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은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참 좋아한다. 이곳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만나는 시간도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새에게 먹이를 주는 건 아직 좀 겁이 나요.” “꽃으로 만든 저 익살스러운 루돌프 사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라도 하자구나.”

    “돌아가는 길, 무료로 나눠주는 다육이는 꼭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 식물원에도 메타세쿼이아가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365일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는 세계꽃식물원은 눈으로만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꽃비빔밥을 먹으며 오감으로 음미하고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일 것 같지만 연인들도 상당합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천연방향제와 허브가 들어간 수제쿠키 등을 오붓하게 앉아 맛볼 수 있는 카페와 허브숍 등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곳에 누구와 함께 갈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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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지역전라남도 고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프롤로그
    • 1.화합과 소통의 다리
    • 2.고난을 저울질해 보려거든 그곳에 가라
    • 3.비토의 눈물
    • 4.옹벽에 그려진 ‘한센인의 꿈’
    • 5.아픔 서린 단종대
    • 6.낙인 그리고 완전한 격리
    • 7.중앙공원의 어제와 오늘
    • 8.주인의 손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천국
    • 에필로그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전라남도 고흥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 사슴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km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섬의 면적은 15만평 정도로 작지만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해안 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육지와 연결하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소록도는 더이상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닙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난과 영광의 소록도 소록도가 들려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라!

    소록도로 향하는 길. 2009년 완공된 소록대교 다리 위엔 하늘 높이 길쭉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상징이 눈길을 끈다. 무엇을 의미할까?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그때는 최대 6천여 명이 살고 있었지. 지금은 약 600명 환자가 ‘기도의 용사’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지만 말이야.”

    “소록도는 이제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니군요. 저 다리를 보세요. 일반인과 한센인이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라고 말을 하고 있는 듯해요.”

    소록도에 처음 교회가 생긴 때는 1922년 10월. 2대 원장으로 부임한 일본인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 구북리교회가 창립됐다. 이후 12년간은 태평성대였다.

    “1934년 성결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소록도 기독교’라 개칭하면서 일제의 만행에 따른 탄압도 시작됐어. 41년 태평양전쟁이 확대되면서 주일이면 더욱 심한 중노동을 시키는 등 교회에 대한 일제의 만행은 더욱 노골화됐지.”

    “하지만 이곳에 교회들이 계속 생겨났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이곳 소록도가 한센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이던 1910년 개신교 선교사들이 세운 시립나요양원을 세우면서부터다. 그들의 한서린 세월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1957년 비토리에서 일어난 한센인 집단학살사건을 알고 있니?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겠지.”

    “아름다운 섬 비토에 그런 숨은 핏빛 이야기가 있었다니. 너무나 안타까워요.” “본격적응로 알려진 건 2005년이야.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도 많지가 않지.”

    소록리 국립소록도병원 쪽으로 가면 옹벽에 길이 110m로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표현돼 있을까?

    “한센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새긴 걸까요?”

    “아마도. 그러면서 벽화엔 소록도의 과거·현재·미래가 담긴 듯하구나. 소록도의 아픈 과거는 단종되는 아기 사슴으로, 밝은 미래는 초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아기 사슴으로 말이야. 야물게 참 잘 만들어졌지?”

    천형(天刑)의 낙인이 찍힌 한센인들을 소위 ‘문둥이’라 했다. 일반인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에서도 일제는 강제로 단종수술 등 인권유린의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전염 방지를 목적으로 소록도를 거주지로 마련해줬지만,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서만 삶의 터였을 뿐, 주검이 되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었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검시실, 감금실 같은 무시무시한 이름의 빨간 벽돌 건물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져요. 검시실에 들어가니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도 철저한 통제와 억압 속에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을 대표하는 장소가 국립소록병원 입구 수탄장(愁嘆場)에 있다. 말 그대로 탄식의 장소이다.

    “과거 한센병 환자는 병사지대와 직원지대 사이에 있는 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 전염될까 손을 잡지도 못하게 해 눈물만 흘리며 서로를 마주보았을 그들의 모습은 소록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묘한 대조를 이루지.”

    “부모자식이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눈으로만 상봉해야 했던 광경이 눈에 선해요.”

    일제 강점기에 환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만든 중앙공원에는 적송, 백송, 편백나무 등이 조경이 잘 가꾸어져 있다.

    “유한양행의 상징이 된 설송도 이곳에 있구나. 소록도에 기부를 많이 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가 이 나무를 보고는 안티푸라민 뚜껑에 광고로 사용했다지.”

    “고흥반도 남쪽 끝 녹동에서 약 500m 거리의 이 섬이 갖는 슬픈 사연 뒤에 소소한 사연들도 참 많네요.”

    아직도 6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아름다운 이름과는 상반된 무거운 공기도 아직 감돌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0년 역사를 안고 있는 소록도에 2009년 소록대교의 개통으로 육로로 접근가능해지면서 이제 한 해 다녀가는 관광객이 50만 명을 넘는다죠?”

    “전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연관광을 하러 오는 대중들 사이에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방증이겠지?”

    믿는 사람의 눈은 역경 속에서도 빛이 납니다. 영광스러운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땅 소록도 사람들의 눈은 그래서인지 유독 사슴의 눈처럼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고난은 앞으로 받을 영광에 비하면 큰 바다에 떨어지는 잉크 한 방울에 불과하다는 말도 새삼 떠오르게 합니다. 소록도를 보고 여행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도 합니다. 여행은 경치 좋은 곳만 찾아 구경하는 게 아닌, 과거를 돌이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임을 말입니다. 소록도가 여러분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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