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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지역전라남도 영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프롤로그
    • 1.세상을 밝히는 물레방아
    • 2.특색 있는 모습!
    • 3.왜 저곳에?
    • 4.새롭게 피어나다
    • 5.독특한 배치
    • 6.지켜보고 있다!
    • 7.불교의 마음
    • 8.오래됨과 새로움의 정취
    • 에필로그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전라남도 영광군 -

    전라남도 영광은 호남 제일의 포구라고 전해집니다. 영광에 몰려든 사람들은 풍요로운 곡창과 고즈넉한 산에 반해 삶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힘들 그대로 담은 특산품인 영광굴비와 천일염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포구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곳에는 그 빛을 잃을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가 담긴 하나의 명소가 있습니다. 백제시대, 불교문화가 시작된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불갑사의 숨은 그림을 찾아라!’입니다.

    불갑사 관광지구 입구에 위치한 농촌테마공원은 전국 최대규모의 물레방아를 비롯해 인공폭포, 108분수와 연꽃수생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호젓한 멋을 자아낸다.

    “불갑저수지 수변도로에 형형색색 가로등이 있어서 공원 전체가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쳐요!”

    “풍력가로등이라 자연치화적 의미도 갖지. 바로 저 천년방아에서 대체에너지가 생성되는 거야. 야간에는 4색 전구에서 뿜어내는 조명과 주간에는 프로펠러의 역동성을 볼 수 있어.”

    불교의 불(佛), 그리고 갑을병정의 갑(甲)을 합친 이름 ‘불갑사’. 말 그대로 최고 사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 바로 이곳이다.

    “불갑사의 차분함 뒤로 솟은 산의 푸르름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산이 불갑산이 맞나요?”

    “그렇단다. 그 어색한 느낌은 아마 독특한 기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구나. 다른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기와가 아니니 조금 어색하지?”

    이곳의 기와 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붕위에 올라선 이것은 남방 불교의 형태를 받아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것이 저렇게 지붕 위에 올라서 있으니 신기하구나.”

    “저것이 바로 스투파이군요! 용마루 위에 올라 앉아있는 저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했어요!”

    사찰에 들렸으니,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서는 문이 조금 색다르다.

    “대웅전으로 들어서는 문들 중에서 한 문의 창살이 다르게 만들어져 있구나. 알록달록한 모습이 참 예쁘구나!”

    “그 색 뿐만 아니라 조각이 된 모습도 정말로 섬세해요. 대웅전의 문창살이 이렇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대웅전 안에 들어오면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듬직한 불상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무언가 다른 것 같은데?

    “문을 보고 향해 있어야 할 불상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네요. 들어서자마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문의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불상에 닿아있는 모습에 부처님의 모습이 더욱 근엄해 보이는 걸?”

    보통 천장에 새겨진 동물이라 하면 곧잘 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찰은 그 장식부터가 특이한 것은 분명하다.

    “천장에 쥐가 있네! 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기어가는 듯한 저 쥐 조각은 검은색, 흰 색의 두 마리가 있구나.”

    “조금 징그럽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쥐가 밤낮으로 시지 않고 마음을 정진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 하니, 이제는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검은 기와와 어울리는 어두운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단청 없이 그저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구부러진 나무 기둥이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거스르지 않는 불교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이 건물 뒤에는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겠지?”

    불갑사를 나와 수변 공원을 따라 걷는다. 불갑사 담장 곳곳에 피어난 상사화의 이름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너무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탓일까요? 옛것에 대한 아름다움보다는 새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해준 곳인 것 같아요.”

    “잘 보존되지 않은 탑을 읽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안타까움을 말하는구나. 하지만 불교에 대한 굳은 의지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곳이 아닐까?”

    불갑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찰이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가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불갑사를 걷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불교의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불교에 대한 정서가 자리 잡지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되나요? 이곳,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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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지역전라남도 고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프롤로그
    • 1.화합과 소통의 다리
    • 2.고난을 저울질해 보려거든 그곳에 가라
    • 3.비토의 눈물
    • 4.옹벽에 그려진 ‘한센인의 꿈’
    • 5.아픔 서린 단종대
    • 6.낙인 그리고 완전한 격리
    • 7.중앙공원의 어제와 오늘
    • 8.주인의 손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천국
    • 에필로그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섬 소록도

    - 전라남도 고흥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 사슴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km가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섬의 면적은 15만평 정도로 작지만 깨끗한 자연 환경과 해안 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육지와 연결하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소록도는 더이상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닙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난과 영광의 소록도 소록도가 들려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라!

    소록도로 향하는 길. 2009년 완공된 소록대교 다리 위엔 하늘 높이 길쭉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상징이 눈길을 끈다. 무엇을 의미할까?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그때는 최대 6천여 명이 살고 있었지. 지금은 약 600명 환자가 ‘기도의 용사’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지만 말이야.”

    “소록도는 이제 외롭고 쓸쓸한 섬이 아니군요. 저 다리를 보세요. 일반인과 한센인이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라고 말을 하고 있는 듯해요.”

    소록도에 처음 교회가 생긴 때는 1922년 10월. 2대 원장으로 부임한 일본인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 구북리교회가 창립됐다. 이후 12년간은 태평성대였다.

    “1934년 성결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소록도 기독교’라 개칭하면서 일제의 만행에 따른 탄압도 시작됐어. 41년 태평양전쟁이 확대되면서 주일이면 더욱 심한 중노동을 시키는 등 교회에 대한 일제의 만행은 더욱 노골화됐지.”

    “하지만 이곳에 교회들이 계속 생겨났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이곳 소록도가 한센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이던 1910년 개신교 선교사들이 세운 시립나요양원을 세우면서부터다. 그들의 한서린 세월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1957년 비토리에서 일어난 한센인 집단학살사건을 알고 있니? 알려진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겠지.”

    “아름다운 섬 비토에 그런 숨은 핏빛 이야기가 있었다니. 너무나 안타까워요.” “본격적응로 알려진 건 2005년이야.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도 많지가 않지.”

    소록리 국립소록도병원 쪽으로 가면 옹벽에 길이 110m로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어떤 메시지가 표현돼 있을까?

    “한센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새긴 걸까요?”

    “아마도. 그러면서 벽화엔 소록도의 과거·현재·미래가 담긴 듯하구나. 소록도의 아픈 과거는 단종되는 아기 사슴으로, 밝은 미래는 초원에서 평화롭게 노니는 아기 사슴으로 말이야. 야물게 참 잘 만들어졌지?”

    천형(天刑)의 낙인이 찍힌 한센인들을 소위 ‘문둥이’라 했다. 일반인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에서도 일제는 강제로 단종수술 등 인권유린의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전염 방지를 목적으로 소록도를 거주지로 마련해줬지만,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서만 삶의 터였을 뿐, 주검이 되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었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검시실, 감금실 같은 무시무시한 이름의 빨간 벽돌 건물이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져요. 검시실에 들어가니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도 철저한 통제와 억압 속에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을 대표하는 장소가 국립소록병원 입구 수탄장(愁嘆場)에 있다. 말 그대로 탄식의 장소이다.

    “과거 한센병 환자는 병사지대와 직원지대 사이에 있는 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해. 전염될까 손을 잡지도 못하게 해 눈물만 흘리며 서로를 마주보았을 그들의 모습은 소록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묘한 대조를 이루지.”

    “부모자식이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눈으로만 상봉해야 했던 광경이 눈에 선해요.”

    일제 강점기에 환자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해 만든 중앙공원에는 적송, 백송, 편백나무 등이 조경이 잘 가꾸어져 있다.

    “유한양행의 상징이 된 설송도 이곳에 있구나. 소록도에 기부를 많이 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가 이 나무를 보고는 안티푸라민 뚜껑에 광고로 사용했다지.”

    “고흥반도 남쪽 끝 녹동에서 약 500m 거리의 이 섬이 갖는 슬픈 사연 뒤에 소소한 사연들도 참 많네요.”

    아직도 6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아름다운 이름과는 상반된 무거운 공기도 아직 감돌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0년 역사를 안고 있는 소록도에 2009년 소록대교의 개통으로 육로로 접근가능해지면서 이제 한 해 다녀가는 관광객이 50만 명을 넘는다죠?”

    “전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연관광을 하러 오는 대중들 사이에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방증이겠지?”

    믿는 사람의 눈은 역경 속에서도 빛이 납니다. 영광스러운 미래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영광이 공존하는 땅 소록도 사람들의 눈은 그래서인지 유독 사슴의 눈처럼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고난은 앞으로 받을 영광에 비하면 큰 바다에 떨어지는 잉크 한 방울에 불과하다는 말도 새삼 떠오르게 합니다. 소록도를 보고 여행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도 합니다. 여행은 경치 좋은 곳만 찾아 구경하는 게 아닌, 과거를 돌이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임을 말입니다. 소록도가 여러분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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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지역충청남도 아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프롤로그
    • 1.일 년 내내 꽃이 피는 곳
    • 2.간절하면 이루어진다?
    • 3.동화의 나라
    • 4.추위 속에서 마주한 꽃밭
    • 5.365일 크리스마스
    • 6.꽃잎을 음미하다
    • 7. 향기가 있는 평온의 땅
    • 8.다양한 만남
    • 에필로그

    꽃향기가 나는 그곳에

    - 충청남도 아산시 -

    봄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주말에는 걸핏하면 비소식이 겹칩니다. 딱 이맘때 어디로 가야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라면 아산 세계꽃식물원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이곳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실내 식물원이니 따뜻한 온실에서 모처럼의 데이트나 가족나들이를 망칠 일이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다채로운 꽃을 구경하며 눈과 코만 호사를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꽃으로 맛을 낸 요리까지 있으니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멀리 가지 못할 때는 가벼운 봄나들이로 365일 꽃이 피는 아산으로 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봉곡사에서 국도 21호선을 따라 온양온천역 방향으로 가면 도고면 봉농리 세계꽃식물원이다. 이곳이 바로 365일 꽃이 핀다는 곳이다.

    “휴~ 아직 꽃샘추위로 밖은 칼바람이 매서워요. 이제 막 들어서서 한기도 다 안 가셨는데 온실 안 식물들은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네요?”

    “정말 딴 세상이야. 아, 맞다! 입장료 영수증은 네가 버리지 말고 잘 갖고 있으렴. 네 손바닥만한 화분을 나가기 전에 받아볼 수 있으니까. 그건 네 화분이 되겠지?”

    한 겨울 꽃이 그렇다. 안 보이면 더 보고 싶고, 마음 간절해지면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제철은 아니라도 이곳에서 보는 꽃은 평소 느낌과 전혀 딴판이다.

    “꽃은 같은데 색깔이 더 선명하고, 나무들도 훨씬 더 싱그러워요. 실내온기까지 더해지니 눈이 즐겁고, 한파에 얼어붙은 마음도 스르륵 놓는 듯해요. 여기 식물은 얼마나 될까요?”

    “잘은 몰라도 수천 종은 되겠지? 20여 년 전에 이곳은 화훼수출생산단지였어. 개관 당시에도 이곳에 있는 꽃 규모가 어마어마해 입소문을 많이 탔었지.”

    각각의 온실운 다양한 테마에 맞춰 꾸며져 있다. 이 중에 카페 앞에 조성된 화사한 꽃터널로 들어서면 시공간을 초월해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빨간 꽃 심어진 화분이 천장에 나무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여기 오니 바깥세상과 전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더 강하게 들어요!”

    “맞아. 세상과 단절된, 뭔가 비밀스럽고 꿈같은 장소야. 이곳에선 언제나 시간의 질서가 무너지지.”

    추운 겨울에도 화사한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은 언제나 튤립과 백합, 세이지가 만개해 있고 그밖에도 이름 독특한 계절 꽃들이 반겨준다.

    “세이지도 활짝 피었네! 세이지는 향에 따라 이름이 붙어. 이 세이지는 체리향이 나니까 체리세이지, 저건 파인애플향이 나니까 파인애플세이지지.”

    “이건 어떤 이름인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 과일 향은 나는데….” “그러면 후르츠세이지가 정답 아닐까?”

    봄에도 포인세티아를 볼 수 있어 365일 크리스마스 같은 곳이다. 발길을 옮기면 한창 튤립이 만개하여 화사함을 빛내고 있다. 그 색깔도 참 다양하니 눈이 호사다.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인데, 아까는 황사가 있어 그리 좋은 날씨도 아니었지.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화사한 꽃들을 마주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 말씀이시군요!” “맞아! 이렇게 힐링이 돼서 그런가,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

    천장에서 보라색 꽃비가 내리는 곳에서 꽃비빔밥을 즐겨도 좋다. 눈으로도 보고 입으로도 맛보는 이 꽃비빔밥은 세계꽃식물원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아래는 잘게 다진 소고기가 깔려있고 위로는 초록 야채들이 가득, 그리고 맨 위에는 이쁜 꽃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앗 여기 올려진 이 꽃 아까 봤던 제라늄이에요!”

    “정말이네. 식재료로 넣는 꽃의 종류도 계절마다 달라진다지? 빨간 초고추장에 고소한 참기름을 솔솔 몇 방울 뿌려 비벼내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구나.”

    세계꽃식물원은 단일 실내식물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식물원은 농지 한 가운데 들어선 모양새가 덩그렇지만, 실내는 한겨울 꽃구경하기에 모자람 없다.

    “만약 정원을 벤치마킹 하려고 갔다면 충남지역에도 이렇게 좋은 세계꽃식물원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맞아. 하지만 이제 이곳은 주변에서도 많이 알아주더라. 2004년 개원 이후 매년 30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아산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됐지.”

    자녀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은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참 좋아한다. 이곳에서 귀여운 동물들과 만나는 시간도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새에게 먹이를 주는 건 아직 좀 겁이 나요.” “꽃으로 만든 저 익살스러운 루돌프 사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라도 하자구나.”

    “돌아가는 길, 무료로 나눠주는 다육이는 꼭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 식물원에도 메타세쿼이아가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365일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는 세계꽃식물원은 눈으로만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꽃비빔밥을 먹으며 오감으로 음미하고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일 것 같지만 연인들도 상당합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천연방향제와 허브가 들어간 수제쿠키 등을 오붓하게 앉아 맛볼 수 있는 카페와 허브숍 등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곳에 누구와 함께 갈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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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말해봐

    지역강원도 삼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소원을 말해봐

    • 프롤로그
    • 1.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 2.새 시대가 열렸네, 그 기쁨을 나누세
    • 3.3만3천명의 소망
    • 4.소망을 엿볼까?
    • 5. 타임캡슐
    • 6.소망의 문에 들어서면
    • 7.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말해봐
    • 8.믿거나 말거나
    • 에필로그

    소원을 말해봐

    - 강원도 삼척시 -

    우리나라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거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마음속에 담아왔던 소원을 빌곤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밝으면 가족의 안녕을 빌기도 하고 한 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저마다 소원을 풀어놓습니다.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고 게다가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삼척으로의 여행은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새천년해안유원지의 ‘소망의 탑’에서 소원을 빌 수 있는 연말연시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소원을 말해봐!’입니다.

    넓게 펼쳐진 새천년해안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손꼽힌다. 탁 트인 동해바다를 달리며 마음속 근심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새로운 소망을 채워 넣는다.

    “동해안 절경을 여기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데?”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4km의 새천년도로는 달리면 가슴에 품고 있던 고민이나 근심이 바닷바람에 씻겨 날아갈 수 있을 거야. 이곳에서 보는 일출도 아름답다는데?”

    1999에서 2000으로 바뀌며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한 세기가 시작됐다. 단순히 1년이 흘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한 곳에 뿌려졌다.

    “새천년이라니, 1년 동안 새천년이 정말 오는지 몇 번이고 되새겨 봤는데,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을걸!”

    “맞아, 나도 그때 기억나. 그땐 사람들이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소원을 빌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곳 새천년해안도로와 소망의 탑이 더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끝이 맞닿은 탑신은 소원을 비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탑 몸체에는 3만 3천명의 소원이 담긴 돌들이 차곡차곡 모여져 있다. 탑 층마다 담긴 의미가 다 다르다던데?

    “잘 보면 단마다 소원이 조금씩 달라. 1단은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신혼부부의 소원이 2단은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3단은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소망이 각각 적혀있는 것 같은데? "

    "작은 돌들 사이로 글을 새겨 넣은 사람들의 마음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소망과 소망이 맞닿아 더 큰 소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우리 가족 건강하게, 내 꿈을 이루게 해주세요.’ ‘2주년 결혼기념일, 앞으로도 행복하게~’

    “돌탑에 새겨진 소망들이 비슷비슷 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조금만 더 엿볼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고 꿈을 이루게 해달라는 소망도 보이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영원히 지내는 것. 어쩌면 평범하고 소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해. 마음으로 이 소망들에 축복을 빌어보자.”

    한 세기 전의 모습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돌탑 아래에는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에는 어떤 소망이 깃들어 있을까?

    “옛날에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소나무 아래에서 서로를 추억하기 위한 타임캡슐을 묻었었지. 그땐 타임캡슐 묻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는데.”

    “타임캡슐 한번쯤 안 묻어본 사람이 있었을까? 한 세기 전의 자료들이 묻혀 있다니 느낌이 좀 남다른 것 같아.”

    태양이 원형으로 비추며 소망의 문으로 가득 찰 때 비로소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문으로 들어선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소망의 문에 들어서니 왠지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기분이 이상해. 많은 사람들의 소망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럴까?”

    “그래?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꽤 낭만적이라고 하던데, 소망의 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까?”

    소망의 문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하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종이다. 자, 소원을 빌어볼까?

    “우리도 소망을 빌고 가봐야겠지? 자. 일단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할게.”

    “무슨 소원 빌었어? 무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직은 모르겠는데? 그런데 왠지 기분이 좋은 것이 정말로 이루어 질 것 같은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비밀이야!”

    소원을 비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어디 그렇겠는가? 그거 그 순간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정말 이곳에서 소원을 말한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물론 믿거나 말거나 아니겠어? 그래도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특별한 기적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간절한 마음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모여 있으니까 말이야. 기분 좋은 바람과 이글거리는 태양, 그리고 간절함이 맞닿았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 같은 것!”

    새천년이 열리는 2000년을 기념해 조성된 새천년해안도로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의 해안절경을 즐길 수 있는 삼척. 많은 이들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탑에 가지런히 자신의 소망을 얹어두고 오는 길은 잊지 못할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기가 모여 있다는 소망의 탑은 지리적 의미보다 저마다 다른 소망이 모여 있지만 그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이 모여 좋은 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속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있다면 시원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소원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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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지역강원도 양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프롤로그
    • 1.쌍무지개가 뜨는 문이 있다고?
    • 2.번뇌를 잊게 하는 종소리
    • 3.사천왕의 무서운 얼굴 뒤에 숨겨진 진실은?
    • 4.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 5.꿈이 이루어지는 길
    • 6.해수관음상 복두꺼비를 찾아라!
    • 7.의상대에 서서 풍류시인이 되어볼까?
    • 8.홍련암 구멍을 내려다보면 보인다는 그것!
    • 에필로그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강원도 양양군 -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에 못 이겨 떠난 여행이라면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고즈넉한 대자연 속 산사를 거닐며 진정한 나를 돌아보는 여정은 어떨까요? 강원도 양양에는 숲과 맑은 동해바다, 바람소리마저 정겨운 천년고찰 낙산사가 있습니다. 홍예문을 지나 원통보전, 해수관음상, 그리고 홍련암까지 천천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밟아가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있는 낙산사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라!

    먼저 속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 홍예문을 지나야 한다. 조선 시대의 강원도 26개 고을에서 26개의 화강암을 모아 만들었다는데, 그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홍예문? 무지개 홍(虹)에 무지개 예(霓)를 써서 홍예문인데, 이름에 무지개가 두 개나 들어갔으니, 해석해 보면 ‘쌍무지개 뜨는 문’이잖아?”

    “아, 이것 좀 보세요. 돌이 두 줄로 놓여 있어요! 아치 모양이 두 겹이니, 두 개의 무지개구나! 무지개 아래를 지나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향해 간다니 정말 멋져요!!”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범종각에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 소리에 귀기울이면 들릴까?

    “이건 범종각이구나. 이 종을 치는 시간 동안에는 속세의 번뇌가 사라진다는데, 2005년의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이 완전히 복원 된 모양이야.”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주 큰 화재였다는데, 다행이네요!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걱정 고민이 사라지는 느낌이예요. 마음이 점점 편해지는데요?”

    불법(佛法)을 수호한다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모셔진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사천왕 발아래 놓인 동전과 지폐들이 흥미롭다.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사천왕은 매우 정의로운 분들이라는데, 조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네요? 이곳에 떨어진 동전과 지폐들은 누가 흘리고 간 건가요?"

    "일종의 수고비랄까? 사찰을 지키면서 새부대중을 돕는다기에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지."

    원통보전 앞의 7층 석탑에 도착했다. 드디어 ‘꿈이 이루어지는 길’도 바로 코앞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숨겨진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데?

    “탑 속에 수정염주와 여의주가 있다죠? 더 이상 소실되는 일이 없도록 이 보물들이 낙산사를 지켜주면 좋을 텐데.”

    “문화재로 지정된 이곳 담장도 정말 특이해. 암기와와 흙을 차례로 쌓아 만들고 원형의 화강석을 중간중간 배치했다는구나.”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드디어 시작됐다. 작은 돌 하나를 주워들고 이곳 돌탑 위에 내 작은 소원 하나도 함께 올려보자.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아직은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요. 돌아오는 길에는 멋진 소원을 빌 수 있을까요?”

    “꼭 멋지고 커다란 소원이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 낙산사를 마음이 점점 맑아지며 차분해지고 있으니, 여기를 다시 지날 때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 수 있을 거야.”

    3대 해수 관음성지로 일컬어지는 16m의 웅장한 해수관음상을 만난다. 이 앞에 놓인 복전함 밑에는 전설의 동물 두꺼비 삼족섬이 있다는데?

    "해수관음상이 부산 해동용궁사에서 본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커요! 그런데, 관음상 앞에서 참배하는 사람들이 쓰다듬는 두꺼비상, 다리가 3개인 까닭은 뭘까요?“

    “세발 달린 두꺼비가 복을 상징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니? 2개의 발과 항문으로 난 뒷다리를 가진 이 두꺼비는 돈을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아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어.”

    의상대사가 좌선했다는 의상대는 해안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예로부터 시인묵객이 즐겨 찾았다고. 이곳에서 시 한 수 읊조리며 풍류를 즐겨보자!

    “천지개벽이야 / 눈이 번쩍 뜨인다 / 불덩이가 솟는구나 / 가슴이 용솟음친다 / 여보게 / 저것 좀 보아 / 후끈하지 않은가.”

    “갑자기 왠 시예요?” “시조시인 조종현이 의상대에 서서 해돋이를 보며 읊조렸던 명시였지.“

    홍련암 마루바닥에 난 작은 구멍을 들여다보자. 관음굴의 모습에서 용의 꿈틀거림이나 부처의 얼굴이 보일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그 모습을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용의 형상이나 부처상은커녕 바위틈새로 파도치는 모습과 해조음밖에 들리지가 않아요. 여기까지 왔는데 구멍 앞에서 절이라도 해볼까요?”

    “마음의 문을 열고 관세음보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지, 그저 구멍만 쳐다보고 절을 한다고 보이겠니?”

    창건 이래 수차례 소실의 위기를 맞기도 한 낙산사지만 여전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산사길 어디로 향하든 그리 어려운 걸음은 아닐 겁니다. 천천히 산속을 걸어가며 돌탑 위에 아름다운 소원을 올려놓고 돌아오는 길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나 자신, 진정한 나를 돌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집착과 애착을 떨쳐야 얻어지는 것임을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당신은 낙산사에서 무엇을 얻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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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출과 일몰의 순간

    일출과 일몰의 순간

    지역경기도 안양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일출과 일몰의 순간

    • 프롤로그
    • 1.가는 해가 아쉬워
    • 2.안양8경 중 제1경
    • 3.전망대로 오르자
    • 4.시내가 발아래 놓이다
    • 5.해가 지고 난 뒤의 풍경
    • 6.유서 깊은 사찰
    • 7.천 개의 불상과 미륵존불
    • 8.특별한 찰나
    • 에필로그

    일출과 일몰의 순간

    - 경기도 안양시 -

    매해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새해 첫 일출을 어디에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곤 합니다. 일출을 보거나 일몰을 보며 다짐하는 새로운 각오는 어쩐지 새롭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기로 이름난 일출 명소를 찾아간다 한들 막상 사진에 남은 일출 풍경은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도 많을 것입니다. 특별한 일출, 일몰 그리고 야경의 모든 순간들을 담고 싶다면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제안에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의 미션, ‘망해암에서 찰나의 순간을 담다’입니다.

    연말이면 새해 소망과 다짐을 하기 위해 일출과 일몰 명소를 찾는다. 좀 더 조용히 그 순간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망해암으로 가자.

    “벌써 한 해가 다 지났네. 시간 정말 빠르다. 돌아보면 크게 이룬것도, 세운것도 없는데 말이야. 안 그래?”

    “그래,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곳에서 가는 해의 아쉬움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보려 해.”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꼽고 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을 품고 있다는데, 그 비경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망해암? 암자에서 일몰과 일출을 본다고? 바닷가나 산 정상이 아니고?” “응, 모르나 본데 망해암은 안양8경 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담기 위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이름에서부터 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니?”

    “망해암이라면,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뜻인가?”

    망해암은 일몰과 야경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낙조의 장관에 그만 다짐을 말하는 순간도 잊고 말아버린다.

    “망해암 일몰을 보려면 망해암 전망대로 올라야 해. 높지는 않으니까 힘들지는 않을 거야. 다만 조금 서둘러야겠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

    “같이 가. 전망대까지 만들어 놓았다면 기대 해봐도 좋겠는 걸? 그런데 암자를 먼저 둘러보기 전에 일몰부터 보는 거야?”

    전망대로 오르면 발아래 안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은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다는데, 해가 지고 난 뒤라고 서둘러 내려갈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아무렴 어때. 이야. 듣던 대로 경치 한 번 끝내준다. 안양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이잖아. 저기 우리 동네도 보인다!”

    “쉿, 해가 저물고 있어. 안양 시내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어. 이때를 담아야 해.” “그런데 해가 저물고 나면 다시 내려가는 거야?”

    어둠이 내려앉은 망해암 전망대는 더욱 더 고요하다. 하지만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 찰나의 순간은 낙조만큼이나 장관을 이룬다.

    “그렇지 않아. 망해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낙조만큼 아름답거든. 그러니 오늘은 일몰과 야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지.”

    “멋지다. 시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어. 분주히 움직이는 불빛이 춤을 추며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은 용화전, 천불전, 삼성각, 대방 등의 주요 건물이 현존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절벽 끝에 위치하여 운치가 더한다.

    “야경까지 담았으니 망해암을 제대로 둘러볼까? 망해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처음으로 미륵불을 봉안하고 '망해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여기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천불전에는 천불이 부처가 모셔져있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높이 3m의 미륵존불에 전해지는 전설이다.

    “천불전에는 세 개의 불상을 중심으로 천 개의 불상을 모시고 있어. 그런데 망해암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용화전의 석조미륵불로, 높이 3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불상이야."

    "조선시대 조세를 운반하던 배가 풍랑으로 인해 위험해 처했을 때 한 승려가 길을 인도하여 은혜를 갚기 위해 찾았다는 절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대.”

    찰나의 순간을 담는 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마음이라면 보다 쉽지 않을까? 어디 한 번 도전해 볼까?

    “매번 일출과 일몰을 찾아다니지만 오늘처럼 특별한 곳도 없었던 것 같아. 조용한 사찰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라니. 어쩐지 소망이나 다짐도 더 잘 이루어질 것 같아.”

    “맞아, 유명한 일출 명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조용하고 특별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을 담는 것도 하나의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 될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처럼.”

    찰나의 순간은 짧은 순간에 강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닷가나 산 정상 등 국내 손꼽히는 유명한 일출, 일몰 명소가 있지만 망해암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맞는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소망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일출, 일몰 그리고 발아래 놓인 시내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화려하게 도심을 비추는 야경까지 담을 수 있는 망해암에서 새로운 다짐과 특별한 소망을 이야기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야기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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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지역인천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프롤로그
    • 1.제 1패루에서
    • 2.한국 속의 중국
    • 3.화덕만두 한 입
    • 4.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 5.이색 박물관
    • 6.차이나타운이 걸어온 길
    • 7.삼국지를 한 눈에
    • 8.소원이 바람에 날리네
    • 에필로그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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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지역서울특별시 성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 프롤로그
    • 1.기억에도 없는 추억에 젖어드는 동네
    • 2.성북동을 성북동답게 하는 명소
    • 3.놓치기 싫다면 대비하라!
    • 4.선잠단지의 또 다른 옛 이야기
    • 5.개운사에 숨어든 비밀
    • 6.숱한 주부들 기죽인다는 ‘효재’
    • 7.자꾸만 걸음이 멈추는 길
    • 8.만해의 절개가 녹아 있는 공간
    • 에필로그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 서울특별시 성북구 -

    사대문을 감싸 안은 옛 성곽 아래, 부채꼴 모양으로 내려 앉아 서울시내를 굽어보고 있는 성북동 일대는 언덕 위로 대저택들이 많아 ‘서울부촌’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1960년대 이전만 해도 대표적인 서민 주택가였습니다. 가난한 작가, 화가 등 많은 예술인들이 일제부터 이곳에 빽빽하게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오래됐지만 바래지 않았고, 소박하지만 부유한 부촌1번지 성북동에는 이야깃거리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고고함이 묻어나는 성복동의 옛이야기를 들어라!’

    예부터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바위들이 어울린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마을 성북동은 지금도 서울에 있지만 서울 같지 않다.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조용한 산동네에 고급 주택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 플라스틱 굴뚝에서 피어나는 흰 연기, 오래된 한옥과 작은 골목, 비탈에는 덧니처럼 흐트러진 돌계단. 돌담에 놓인 노란색 양철통. 오래된 대폿집까지, 시간 속을 거슬러 올라가 이내 또 다른 성북동의 얼굴을 마주한 듯해.”

    “맞아.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기억에도 없는 추억에 젖어든다니까.”

    잘 보존된 고택과 미술관, 옛 선인들의 보금자리를 보고 있노라면 드라마 속 ‘성북동 사모님’도 울고 갈 부자는 따로 있는 듯하다. 성북동을 성북동답게 하는 명소를 찾아보자.

    “일찍이 우리나라 고미술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알아보았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집, 현재 보수공사(2013년 9월1일 ~ 11월30일) 중이라 관람은 어려운 상태구나.”

    “어떤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될지 무척 기대돼. 최순우 옛집은 전통가옥의 모습에 충실하고 있다는데, 재개발의 풍파에 휩쓸려 하마터면 헐릴 뻔한 이 집을 시민들이 지켜냈다지?”

    고택과 성당, 미술관이며 골목골목 숨은 찻집, 밥집까지 모두 헤아려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출발 전, 어떻게 해야 동선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까?

    “선잠단지길로 100m도 채 가기 전에 작은 교통섬이 나오다니. 잠깐, 우연찭게 저기 골목을 들여다보니 북정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걸 발견했어!”

    “이거 잘못했으면 ‘동양의 피카소’를 놓칠 뻔했군 그래! 행여나 또 이런 좋은 구경거리 놓칠까 봐 슬슬 불안해지는데? 구청에서 그림지도나 안내책자라도 챙겨올 걸 그랬지.”

    성북동길을 따라 성북초등학교 옆길까지 10분여를 걷노라면 오롯한 홍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살진 누에고치와 좋은 실을 기원하던 선잠단지의 또 다른 옛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종 때 선잠례를 지냈지만 1908년 제사 장소를 사직단으로 옮기면서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 하늘높이 솟은 뽕나무는 아직도 여전한데 말이야.”

    “여느 양반집 아낙을 기리는 열녀문이 있었다는데, 새삼 이 안이 궁금하지 않아? 문은 잠겨있지만 인근 주민에게 부탁하면 열어줄지 혹시 알아?”

    안암동 개운사의 암자인 보타사 대웅전 뒤쪽 화강암 암벽에는 고려시대 마애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거대한 보살상 어깨를 보면 숨은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데?

    “웅대한 이 불상을 봐. 얼굴 생김새부터 토실토실한 게 미감이 풍부한 표정을 하고 있어.”

    “최근에 온몸을 흰색으로 칠해서 백불의 인상을 풍기고 있군. 그런데, 이 마애불 어깨 쪽 좌우에 홈이 패여 있는 것으로 보아 불상을 보호하던 전각이 있지 않았을까? 이 아래 새긴 명문은 뭘 뜻할까?”

    성북동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찻집도 고풍스럽고 계곡 주변에 자리 잡은 성북동쉼터에는 쪽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도 그 나름의 멋이 있다. 건너편에는 또 어떤 멋들이 있을까?

    “여기 좀 봐. 성북동쉼터 너머에 이런 곳이 자리해 있었다니. 한복 보자기 등 손으로 마법을 빚는다는, 숱한 주부들 기를 죽인다는 그 ‘효재’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참선수양을 할 수 있는 ‘침묵의 방’도 일반에 공개하고 있구나.”

    “정말이네. 울긋불긋 담쟁이가 돋보이는 새하얀 담장이 특히 매력적이야.”

    길상사를 나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유택으로 향하다 보면 비둘기 조형물과 함께 한쪽 벽면에 소설 <성북동 비둘기> 현판이 위치한 비둘기공원이 또 한 번 발길을 잡는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름 모를 잡초가 왠지 쓸쓸해 보여.”

    “슬레이트 지붕을 올린 집들과 동네를 비집고 들어선 100평짜리 저택들, 골목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는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를 읊조리겠지?”

    좁은 골목길은 제법 가파르다. 숨이 턱에 찰 즈음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냈다는 심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옥이 일반적으로는 보기 드물게 북향이어서 관심이 더 간다.

    “마당 너머 한 눈에 들어오는 성북동 전경도 좋은 볼거리로구나. 낮은 지붕이 마주칠 정도로 다닥다닥 붙은 주변의 작은 집들이 멀리 산자락의 대관저들과 상반돼 더 특이하다.”

    “그렇구나. 마당의 향나무는 만해가 손수 심었다지. 그런데, 만해는 무엇이 보기 싫어서 산비탈로 방향을 틀어서 집을 지었을까?”

    명망 있는 재벌가 대사관저가 몰려있어 ‘부자들의 동네’로 이름난 성북동은 한 걸음 더 들어서면 옛 선인의 발자취가 그대로 녹아 있는 동네였습니다. 조선의 도읍 한양을 지키던 서울성곽에 고종의 다섯째 아들의 별채가 있고 만해 한용운의 기개가 돋보이는 한옥과 요정정치 산실에서 급변신한 문화 종교시설, 민간모금운동으로 지켜낸 시민문화유산 1호까지. 사실 성북동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려면 4~5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기왕 마음먹은 여행, 넉넉하게 한나절 할애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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