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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병의 길을 걷다

    의병의 길을 걷다

    지역경상남도 의령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의병의 길을 걷다

    • 프롤로그
    • 1.의병탑을 마주하면
    • 2.호국의 영웅들이 나다
    • 3.의병의 길
    • 4.붉은 도포의 홍의장군
    • 5.마땅히 편안한 그곳
    • 6.곧은 성정을 닮은 듯
    • 7.500살 된 수호신
    • 8.의병의 본고장
    • 에필로그

    의병의 길을 걷다

    - 경상남도 의령군 -

    여느 지역이었다면 그저 옛 성곽을 닮았을 뿐인 관문이지만, 경남 의령군 입구는 조금 더 남다릅니다. 이 관문에서부터 임진왜란 때 이 땅을 짓밟던 왜군을 당당하게 몰아낸 고장으로서의 자부심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곳 백마에 올라탄 홍의장군 망우당 장군 동상만 보더라도 의령은 그가 나고 자란 곳, 나아가 여기가 진짜배기 의병의 고장이란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의령은 홍의장군, 독립운동가 안희제 등 걸출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만큼 둘러볼 곳도 정말 많지만 망우당의 흔적을 쫓는 여정이 바로 오늘 <트래블아이> 미션입니다.

    자굴산, 한우산, 미타산, 벽화산 등에 둘러싸여 잘 드러나지 않는 의령이지만, 이 지역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의병탑을 본다면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남산을 휘감아 흐르는 중동리 의령천 강변에 이렇게 의병탑이 있군요. 임진왜란 때 의령에서 의병이 전국 최초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공간이죠.”

    “처음에는 자기 집 일꾼이나 동네사람들만 모였다가 점차 의령의 선비들까지 동원돼 상당한 규모로 몸집을 부풀린 이 의병들이 한 달 뒤 2,000여 왜적을 섬멸했다니, 정말 대단하죠.”

    경상남도 의령은 홍의장군 망우당 곽재우가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의병의 본고장’이다. 이 때문에 6월1일 ‘의병의날’은 의령 사람들에게 현충일이나 다름없다.

    “6개의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에서 호국 영웅들이 연이어 탄생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안고 살았겠어요?”

    “사실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너무도 익숙해서 그런지 역사문화유산이 이렇게 산재해 있다는 생각도 잘 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씩 고향 내려와도 굳이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죠.”

    민족독립운동가의 60%가 모두 곽재우 장군 손에서 나왔다고 하는 의령. 17장수의 위패를 모셔놓은 충익사는 그 외관에서 제법 익숙함이 묻어나온다.

    “충익사기념관에서 마주하는 백마는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말머리가 움직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네요. 가만, 충익사는 한눈에 봐도 서울 동작동에 있는 현충원을 꼭 빼닮았네요.”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이곳은 임금님 상여와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죠.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장인의 섬세함과 치밀함도 엿볼 수가 있어요.”

    충익사 바로 옆에는 의병박물관이 나란히 자리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붉은 도포를 입고 말을 탄 홍의장군 동상이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위엄을 뽐내고 있다.

    “보물 671호인 곽재우 장군의 장검, 말갖춤(마구) 및 평소 사용했던 포도연, 사자철인, 화초문백자팔각대접 등 곽재우 유물 일괄(郭再祐 遺物 一括)은 모두 진품이랍니다.”

    “흑요암으로 만들어진 이 벼루와 연적은 망우당이 아버지와 중국 명나라에 갔을 때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것이라는데, 이 역시 진품일까요?”

    ‘마땅히 편안한 곳’이라는 지명 뜻처럼 의령(宜寧)은 땅 자체부터 편안하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이라는 것이다.

    “귀한 들판 대부분이 남쪽으로 물을 두고 북쪽으로 산을 등지고 있군요. 그러니 땅 생김새 자랑은 자연스럽게 땅에 서린 기운과 의령이 낳은 명사들로 이어지지 않겠어요?”

    “이 땅을 짓밟던 왜군을 당당하게 몰아낸 고장으로서 자부심이 서려 있지만 여기 사람들은 봉우리 하나, 물줄기 하나를 꼬집어 자랑하지는 않는 편이더군요.”

    의령군은 공교롭게 의령읍~부림면을 잇는 국도 20호선을 따라 의령을 대표하는 인물이 많이 탄생했고 생가도 잘 보존돼 있다. 망우당 생가 역시 그러하다.

    “이곳에 들어서니 왠지 그의 순수한 의병정신이 온몸을 에워싸는 듯해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잘 정비된 마당, 반질반질한 대청마루가 의병장의 곧은 성정을 닮은 것 같아요.”

    “조선 초기 건축양식의 안채 등 건물 곳곳에 곽재우 장군과 관련한 역사체험 공간도 마련해두고 있다죠?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찾아야겠어요.”

    마을 입구에는 수령 520여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현고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 고목 역시 망우당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데?

    “가지가 동서남북으로 시원스레 뻗어 있는 이 느티나무가 바로 ‘북을 매는 나무’라는 뜻을 가진 현고수(懸敲樹)예요.”

    “저도 그 이야기는 알고 있어요. 왜군이 부산포에 침입하자 당시 유생이던 곽재우가 이 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놓고 치면서 의병을 모아냈다죠?”

    최대의 국난기, 조정 역시 민심을 잃어가던 시기 명망 사족들과 함께 의병들을 조직하여 저항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곽 장군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도 일컫는다.

    “망우당은 자신의 재산을 모두 털어 의병 1000여 명을 모집했죠.” “적지 않은 나이에 전 재산을 털어 항전에 나섰다니, 위기의 시기에 사회 지도층이 해야 할 책임과 역할을 몸소 보여준 거로군요.”

    “하지만 그를 보고 미친 사람이라거나 도적 노릇을 한다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고 해요.”

    동서남북으로 경남도의 중심지가 되는 고을 의령은 크지 않은 고장이지만 곽재우 장군은 늘 본인이 나고 자란 곳을 그리워했을 겁니다. 의령·창녕·진주 일대에서 왜군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는 ‘애국심’이 있었을 것이고, 전쟁이 끝나고 선조가 수차례 벼슬을 내리나 그는 대부분 사양하거나 짧은 기간만 관직을 맡은 뒤 귀향한 것을 보면 ‘애향심’도 있었을 겁니다. 여러분이 그의 흔적을 쫓는 여정에서 망우당의 이러한 두 가지 의지까지 느낄 수 있었다면 미션 성공입니다. 어떠세요? 의령에서의 이번 미션, 당신은 성공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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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지역서울특별시 양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 프롤로그
    • 1.목2동 사람들의 궁여지책
    • 2.개인공방에서 마을축제로
    • 3.모기동 축제는 벼룩놀이터
    • 4.다양한 유무형의 문화가 한자리에!
    • 5.벽화 속 ‘삶은 아트’
    • 6.공공예술,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7.아델의 청소년 문화공간 ‘청.청.청’
    • 8.모기동을 사랑한다면 모여라!
    • 에필로그

    함께라서 더 즐거운 문화예술마을 모기동

    - 서울특별시 양천구 -

    양천구에 살면서 ‘모기동’을 모른다면 일단 의아한 눈길을 아니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기동 자체가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목2동 주소를 소리나는 대로 발음한 것과 더불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붙여진 주민들의 애칭입니다. 하나같이 돈 벌기도 바빴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 일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모기동 마을축제’까지 생겨났다는 그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지만 함께라서 즐거운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라! 바로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모기동 마을축제의 중심에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단체 ‘플러스마이너스 1℃’가 있다. 주로 어떤 일들을 하는 사람들일까?

    “‘플러스 마이너스 1도씨’요? 지구의 온도는 1℃ 낮추고 사람의 온도는 1℃ 올리는 실천을, 예술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철학을 담았지요!” “‘예술’에 ‘철학’까지? 하하~ 살짝 어렵네요.”

    “주부들과 함께 지역의 버려진 공간을 예술이라는 방법으로 고민하는 모임이랄까.”

    개인작업실에서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점차 모이면서 공동작업실로, 그렇게 모기동으로까지 몸집을 불려나간 나무도예방. 서로 모여 어떤 이야기들이 이루어진 걸까?

    “처음부터 거창한 일을 꾸미려고 모인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비슷한 생각과 뜻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동네에서 제발 뭐라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죠.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첫 마을축제 ‘모기동 궁여지책’이 그렇게 탄생했어요.”

    “서로 꿈꾸는 건 결국 마을 디자인이었다 그건가요?”

    나에겐 쓸모없는 물건이지만 쓸 만해서 버리기 아까운 것들, 직접 만든 음식, 그리고 정성 담아 제작한 작품들이 축제 한쪽에 장식된다. 마치 벼룩시장을 연상케 하는데?

    “모기동 벼룩놀이터가 바로 우리 마을 축제죠. 그래서 축제도 현수막부터, 놀이터 진열장이 될 알록달록 박스 등 재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요.”

    “정말 여기 부스들이 모두 버려진 종이박스들과 하루의 쓰임을 달리한 우유곽들로 만들어졌네요!”

    축제는 벼룩시장 외에도 공연과 마을상영회, 그림전시회, 거리놀이터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시끌벅적한 현장,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알음알음 마을돌이’ 친구들의 통기타, 어쿠스틱 연주부터 댄스까지, 축제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연습했는지 몰라요!”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이지만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게 우연찮게 아이디어가 나와서 일사천리로 진행된 거 아세요?”

    후미진 골목 벽과 카페 근처 공간에는 따스한 느낌이 가득 배인 벽화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축제의 풍요로움이 더한다.

    “우리동네 벽화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주민들이었죠. 목2동에서는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담벼락에 직접 스케치하고 채색하기 등을 가르쳤죠.”

    “이게 바로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의 경계가 없어지는 ‘삶은 아트’네요!”

    벽화교육은 총 4개월의 긴긴 시간을 지나 전시회까지 가졌다. 시작은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결국 웃음과 행복으로 마무리된 과정이 목2동 협동조합 외관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담벼락이 정말 화사하게 바뀌었군요.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예요.”

    “그렇죠? 아이들 작품 하나하나를 보고, 정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이 결과물들, 저도 새삼 감회가 새롭네요. 그 긴 시간은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많이 자랐고, 선생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최근 모기동에서 자주 이야기된 동네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숙영원의 공간 개방이다. 이제 지역 청소년을 위해 수도원의 일정 공간을 내어주기로 했다고.

    “어른에게 배우고 어른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곳이 아닌, 지역의 다양한 청소년과 어른들이 ‘이해와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터가 되길 희망하고 있어요.”

    “이 역시도 모기동 탄생과 겹치고 있군요!”

    주민들의 네트워크는 해가 갈수록 단단해진다. 직접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다음 축제를 기획하는 ‘나눔식탁’이 마련된 것. 여기 또 하나 기분 좋은 비밀도 숨어 있다는데?

    “내년은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마을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모기동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우리는 단순히 같은 동네에 모여사는 의미를 넘어 모기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얼마든지 참여해 마을 만들기를 함께할 수 있어요.”

    골목 사이사이까지 시끌벅적한 모기동 축제 현장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놀이공간입니다. 아이들은 이제 재활용 폐품들을 모아 간판이며 부스도 척척 만어내고, 고사리 손을 거친 벽화는 하나의 예술로 거듭납니다. 주민들 모두가 참여해 일궈낸 모기동 마을축제 과정, 그리고 목2동만의 문화마을을 형성해가기 위한 소중한 시간들, 이 속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함께’라는 의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벽화를 보러가도 좋고 축제를 보러가도 좋고 그냥 가도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다시 태어난 마을 모기동에 오늘 한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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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의 고장에서 꿈을 키우다

    박물관의 고장에서 꿈을 키우다

    지역강원도 영월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박물관의 고장에서 꿈을 키우다

    • 프롤로그
    • 1.단종의 눈물이 흐르는 청령포
    • 2.방랑시인의 발자취를 따라서, 김삿갓 문학관
    • 3.민화야 놀자, 조선민화박물관
    • 4.배울 것 많아 즐거운 곤충박물관
    • 5.산골에서 아프리카를 꿈꾸다
    • 6.전통을 음미하는 공간
    • 7.신기한 악기들이 한자리에!
    • 8.별마로 천문대
    • 에필로그

    박물관의 고장에서 꿈을 키우다

    - 강원도 영월군 -

    영월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인 만큼 이색적인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수많은 유적지와 역사를 자랑하는 곳들은 많지만 다양한 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는 지역은 더욱 드물기 때문에 영월의 약 20개에 달하는 다양한 박물관이 더욱 빛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화부터 천문, 지리 등 지난 역사와 호흡하고 빛바랜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곳 영월.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영월의 다양한 박물관에서 역사와 호흡하고 돌아오라’

    청령포는 조선 제6대왕 단종의 유배지로 슬픔이 얼룩진 역사의 현장이다. 영월 곳곳에 남아있는 단종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이곳 자체가 하나의 열린 박물관인 셈이다.

    “이곳이 청령포란다. 청령포는 3면이 서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 면이 층암절벽으로 막혀 있어 나룻배가 없이는 드나들 수 없는 외딴 섬 같은 곳이었단다. 이곳에서 단종은 두 달간 유배생활을 했지"

    "어린나이에 왕좌에 올랐다가 유배를 떠나 사약을 받기까지 단종은 이곳에서 꽤 많은 눈물을 흘렸을 거야. 지금도 그 한과 슬픔을 기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차마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어 스스로 그늘 진 삶을 선택한 김삿갓. 이름대신 나그네 김삿갓으로 불렸던 그의 끝없는 방랑생활을 들여다볼까?

    “단종만큼이나 김삿갓도 참 슬픈 생활을 한 것 같아요 아빠.”

    “자신의 외조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로 장원급제를 한 김병연은 자신의 이름을 김삿갓으로 대신하고 차마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없다며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돌았지. 그가 남긴 시들은 참 재미있단다. 구수하면서도 신랄하니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입에 착착 붙는다지.”

    소박하고 실용적인 그림에서 익살스럽고 파격적인 그림까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민화에서 삶의 그림을 느낄 수 있다.

    “호랑이가 전혀 무섭지 않게 느껴져요. 눈을 크고 동그랗게 표현해서 일까요?”

    “그렇지. 민화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참 재미있단다. 당시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모습부터 서민들의 익살스런 표현이 담긴 그림까지. 민화를 좀 더 알고 싶다면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 붓을 쥐는 법부터 민화를 그려보기까지,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구나.”

    주천과 연당삼거리를 지나 왼편에 영월곤충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이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날개에 화려한 태극무늬가 그려진 태극나방을 비롯, 한라산에서 설악산까지 날아간다는 왕나비, 쇠똥구리, 장수하늘소, 풍뎅이 등 1만여 점의 곤충을 모두 볼 수가 있네요.”

    “이들 곤충 표본은 모두 이곳 시설 관장이 30년 동안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라는데, 관장은 한국인 최초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가이기도 하다지.”

    육지 면적의 5분의 1, 8억이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대륙 아프리카. 이 대륙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그들의 정신을 깊이 살펴보고 싶다면, 한번쯤 찾아가 볼 만한 곳도 있다.

    “거대한 코끼리 상아 한 쌍과 상아를 이용한 작품들을 좀 봐요.” “작품의 아룸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이것이 전시되기 위해 희생된 코끼리를 한번쯤 생각해보자는 것이라니 역시 깊은 뜻에 고개가 숙여지리 거야.”

    “미처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문화와 전통예술 그리고 그들의 정신까지 만날 줄이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호안다구박물관에서는 녹차와 관련된 각종 도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는 자연의 산물 차의 진면모를 살펴 볼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너무 문화적으로 삭막해요. 여유가 없으니까요. 잠시나마 여기 머물러 있는 동안에 여유를 찾고 문화가 이런 거구나 느끼고 행복을 듬뿍 안고 가면 좋겠어요."

    “맞아.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기다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구나.”

    세계 민속악기를 한곳에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재미를 누리고자 한다면 세계민속악기박물관도 만나볼 수 있다. 100여 개국 200여점의 악기를 소장하고 있다는데?

    “인도, 서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남태평양, 대양주의 문화권별로 악기를 분류해서 전시하고 있구나.”

    “직접 다양한 세계 각국의 악기를 연주 해 볼수 있는 체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정말 다채로운 영월의 박물관들을 둘러보다 보니 꿈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하늘 끝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보석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나를 닮은 별자리는 어디 있을까?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어느새 별들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네요. 하루를 별을 보며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검기도 하고 푸르기도 한 밤하늘에 별들이 아름다운 건 영월의 공기가 맑아서겠죠?”

    “우리아들 오늘 박물관 체험을 하고 나니 제법 근사한 말도 하는구나. 저 많은 별들 중 우리 아들의 별자리가 어디 있나 한 번 찾아볼까?”

    <트래블아이>와 함께 영월의 이색박물관 여행! 역사와 문화를 호흡해보니 어떤 기분이 드나요? 박물관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간이라는 오해가 조금은 풀린 것 같지 않습니까? 교과서 밖 또 다른 교과서인 영월의 다양한 박물관은 지나온 역사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성장을 해나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입니다. 박물관에서 우리 정서의 깊이를 느껴보고 삶의 그림들을 찾아보며 박물관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길러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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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이 살았던 그곳

    공룡이 살았던 그곳

    지역경상남도 고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공룡이 살았던 그곳

    • 프롤로그
    • 1.테마여행 골라 즐기기
    • 2.녹색마을 당항포
    • 3.공룡의 나라
    • 4.마을 전체가 유기농!
    • 5.저수지의 아득한 깊이만큼…
    • 6.한적한 바닷가의 메아리
    • 7. 흙을 만지며 자연을 느끼다
    • 8. 옥천 샘의 약수
    • 에필로그

    공룡이 살았던 그곳

    - 경상남도 고성군 -

    경상남도 고성은 세계 3대 공룡발자국화석산출지로 유명합니다. 군 전역에 폭넓게 분포되어있는 공룡발자국은 고성을 곧 공룡의 고장으로 만들었습니다. 고성 군청의 슬로건이 ‘공룡나라’ 이니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고성에 공룡만 보러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해의 기암절벽에서부터 시작해 거류산, 무이산을 아우르는 녹색 숲의 향연, 물 좋은 계곡과 자연 휴양림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공룡이 살았던 그곳 체험하기!’입니다.

    고성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수많은 테마와 그에 맞추어 이루어진 체험프로그램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과연 고성의 테마여행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고성의 가장 큰 특징을 따라 공룡과 관련된 테마여행이 가장 유명한 것 같아. 하지만 고성이라고 해서 공룡만 있는 것은 아닌데 말이야.”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깊은 역사를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는 일이야. 역사문화기행, 녹색 체험여행 등의 테마여행이 잘 준비되어 있으니 꼭 경험해 봐야할 것 같아.”

    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개최와 함께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공룡 문화자원은 고성이 가진 자연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하는 ‘녹색체험여행’이다.

    “바다와 맞닿은 갯벌 풍경이 다른 곳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 이곳에서 공룡들이 뛰놀았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뜨는 것 같아.”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주변에는 대체로 공룡의 유적지가 있어서, 공룡 유적도 구경하고 아늑한 농촌 생활도 체험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고성. 군 전역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포착됐다. 공룡박물관에 가면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이곳에 오니 불현 듯 선사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군.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인 만큼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이 공룡 전문 박물관 역시도 국내 최초라지?”

    “맞아. 오비랩터, 프로토케라톱스 진품 화석을 비롯해 클라멜리사우루스와 모놀로포사우루스 같은 아시아 공룡까지, 세계의 다양한 공룡들에 대한 자료가 정말 빼곡해!”

    논농사도 짓고, 울금, 밤, 콩도 재배한다. 무지바위를 타고 도는 산새소리를 듣다보면 어느새 농촌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 마을은 5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해. 전형적인 천혜의 산촌마을인 이곳은 주민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생명환경농업을 하고 있데.”

    “저 7개의 산봉우리와 3개의 저수지, 또 개천까지 바라보며 들기는 전통문화체험과 팜 스테이, 생태체험 등의 특산품은 농촌 체험 마을 중의 으뜸이 아닐까 해.”

    대가저수지의 깊이는 그 정도를 알 수 없을 만큼 아득하다. 알 수 없는 깊이만큼이나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충효정신도 잴 수 없이 깊을 것만 같다.

    “저 거대한 저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체험마을은 2005년 농림부에서 선정한 체험마을이라고 해. 이 맑은 공기 덕분이지 않을까?”

    “공기가 맑은 만큼 유산소 운동을 하기에 좋은 곳이긴 하지. 하지만 그 덕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함께 제공되는 전통문화체험, 생태체험, 충효테마공원도 한 몫을 한 것이지!”

    하일동화어촌체험마을의 바닷가는 물이 빠지는 시간을 적절히 활용한 이색적인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닷가에 울려퍼지는 독특한 메아리도 들어볼 것!

    “이 마을은 낮, 밤 모두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쉬움 없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갯벌에서 느끼는 손맛은 어떤 기분일까?”

    “그 중에서도 특히 밤에 횃불을 밝혀 해안가로 나온 낙지, 대하 등을 잡는 체험은 이 마을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어!”

    전통 녹차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 또 다른 내음이 풍겨온다. 바로 흙이 풍기는 것이다. 도자기 체험 교실의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폐교를 활용해 꾸며진 도자기 체험 교실의 모습이 인상적이야. 수로요의 도예창조학교는 그 이름마저 특이해서,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아!”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체험도 준비되어있어. 또 야생화를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

    공룡발자국을 따라 이리저리 따라 걷다보면 부처의 넉넉함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렇게 옥천사에 닿으면 연꽃 속에 포근히 감싸 안긴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연화산의 온기를 가득히 담은 옥천사에는 어떤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글세,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한 절에서 묶는 하룻밤이라면 공룡 발자국들이 남긴 웅장함에 들뜬 마음을 편안히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옥천사의 템플스테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휴식형 템플스테이’라고 불려.”

    공룡의 흔적이 너무나도 유명한 경상남도 고성. 하지만 이곳에는 공룡만 있는 것이 아닌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자연 경관이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농촌 사람들의 삶을 따라 배워가다 보면, 어느새 도심 속의 스트레스는 사라질 것입니다. 고즈넉한 산봉우리와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는 풍경을 내다보면 이곳의 명물이 ‘고작 공룡’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볼거리, 배울거리, 또 느낄거리가 풍부한 이곳 고성에서 여러분은 어떤 체험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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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안에 봄

    겨울 안에 봄

    지역경상북도 상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겨울 안에 봄

    • 프롤로그
    • 1.하늘이 스스로 내린 절경
    • 2.충의공, 우리를 반기다
    • 3.걷고 또 걷다 보면
    • 4.파란 하늘 아래 산수화
    • 5.강, 아름답다
    • 6.기백과 기상을 닮아
    • 7.금빛 모래의 향연
    • 8.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
    • 에필로그

    겨울 안에 봄

    - 경상북도 상주시 -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찾는 겨울 강. 낙동강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고 알려진 국민관광지 경천대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당일치기든 며칠이든 이곳에서 즐기는 겨울 강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수선한 마음까지 눈처럼 녹입니다. 주변 볼거리도 강변을 따라가며 줄지어 있어 발품이 별로 섭섭지가 않습니다. 예부터 슬기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고 했으니 도심을 벗어나 잠시 물과 친하게 지내는 건 심란한 마음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어수선한 마음, 경천대 겨울 강에 모두 담궈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경천대라 불리기 전 ‘자천대(自天臺)’라는 이름 역시 예사롭지가 않다. 하지만 ‘경천대’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된 걸까?

    “여기는 천혜의 절경 때문에 과거 자천대라 불린 적도 있었지. 하지만 우담 선생이 이곳에 은거생활을 하면서부터 하늘을 떠받든다는 뜻으로 경천대(擎天臺)라 부르게 됐지.”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 심양으로 볼모로 잡혀갈 때 따랐다던 채득기 선생 말이지? 우담 선생이 경천대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노래한 <봉산곡>을 알고 있니?”

    가파르다 느껴져 숨을 몰아쉴 때면 코끝에 번져가는 소나무 향내가 심신의 피곤을 비워낸다. 그렇게 다다른 경천대관광지에서 가장 먼저 정기룡 장군 동상이 눈길을 끈다.

    “임진왜란 때 명장 정기룡 장군이 젊었을 때 이곳에서 용마와 더불어 수련을 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어.” “맞아. 그때 장군이 만들었다고 하는 바위로 된 말먹이통이 이곳에 아직 남아 있지.”

    “바위에 홈을 내어 만들었구나. 그의 용마와 경천대를 사랑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

    경천대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는 황톳길과 300m의 돌탑,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선계로 빠져드는 듯 착각이 들 무렵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경천대를 돌아가는 U자형의 낙동강이 굽이치는구나. 폭넓은 푸른 비단의 띠를 두른 것처럼 반원을 그린 낙동강물이 정말 웅장해.”

    “맞아. 안동 하회나 예천 회룡포의 물길이 산하를 부드럽게 감싼다면 이곳은 힘이 넘쳐흐른다고 해야 할까?”

    전망대에서 10여 분 숲길을 내려가면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경천대를 만날 수 있다. 바위를 뚫고 나온 노송을 발견했다면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전망대보다는 멀리 보이지 않지만 눈앞 절벽에서 휘감겨 흐르는 강물이 장엄해 낙동강의 절경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어.”

    “맞아. 기암절벽은 쳐다만 봐도 아찔해. 하지만 절벽 위로 소나무 숲이 우거진 이곳 경천대는 푸른 물과 금빛 백사장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아.”

    경천대는 깎아지른 절벽과 노송으로 이뤄진 빼어난 절경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면 아름다움이 밀려올 것이다.

    “자연은 아름다움의 가치가 있어. 경천대에서 바라보는 강은 특히나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순수해지지.”

    “맞아. 아름다움은 영혼을 맑게 하고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 주지. 아름다운 낙동강의 신비를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활력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버리는 듯해.”

    경천대 옆에 자리한 정자 무우정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자. 여기서 수백 년 풍상에도 고결한 기상을 잃지 않은 강물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이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저기 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대화하는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까?”

    “모르긴 몰라도, 우담 선생이 바로 이곳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북벌의 때를 기렸지. 아찔한 절벽은 게으름을 경계함이요, 푸른 솔잎은 충군의 마음, 깊은 강물은 우국의 애끓음이리라 했어. 저들도 우리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강은 흐르다 오른편에 수풀이 우거진 구릉을 만나고 그 건너편으로는 희디흰 모래톱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곳으로 가면 자연은 또 우리에게 어떤 작품을 보여줄까?

    “날씨가 조금 더 따뜻했다면 신발을 벗고 이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었을 텐데. 지금은 물길을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고운 모래를 한 줌 쥐어보는 걸로 만족해야겠어.”

    “하지만, 예전에 찾았던 모래톱과는 사뭇 느낌이 달라. 이 금빛모래 사장이 푸른 강물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냈었는데, 옛 정취가 그만 못한 듯해 조금은 안타까워.”

    이곳 대자연 속에서 모든 감각은 더욱 명민해진다. 바람 속에 하나가 되고 안갯속에서 자연의 정기를 받는다.

    “이곳에서 난 정말 행복감을 느껴. 하지만 저녁이면 밤하늘의 별을 보고 아침이면 지붕 기와에 앉아 쉬며 노래하는 새 소리에 잠이 깬다면 더없이 좋겠는데….”

    “이 긴 강은 수백 년을 흘러 바닥을 다지고 지금처럼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를 그려냈어. 그리고 현재는 수천 년 이어온 자연의 작품 앞에서 우린 모든 시름을 풀어놓게 되는구나.”

    강물은 범람하고 흐린다 한들 잠시뿐입니다. 사계절 본디 푸른 탓에 흐린다 하더라도 곧 제 색깔을 되찾습니다. 날마다 세상 돌아가는 일이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린 강물이 본래의 모습을 찾듯 잠잠해집니다. 서로 욕심을 내어 끝장을 낼 것처럼 살벌하게 다투어도 사필귀정은 불변의 교훈입니다. 낙동강 물길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고 알려진 국민관광지 경천대는 푸른 강물이 골치 아픈 세사를 달래주며 마음을 푸르게 합니다. 당신은 지금 경천대에서 푸른 강물에 어수선한 마음 모두 담가두고 돌아오는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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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지역경기도 구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5 호감도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 프롤로그
    • 1.돌다리길?
    • 2.신선한 야채, 곱창과 찰떡궁합!
    • 3.누린내를 없애는 노하우
    • 4.여자들이 더 많이 찾는 곱창
    • 5.곱창에 비밀 양념을 더한다?
    • 6.상추에 싸서 한 입에 꿀꺽!
    • 7.돌다리길의 비밀, 드디어 나타나다
    • 8.감칠맛을 더하다
    • 에필로그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

    - 경기도 구리시 -

    구리시 수택동 구리 시장을 지나 돌다리길 뒤편으로 돌아서면 구리 돌다리길 곱창골목에 들어서게 됩니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이곳은 낮에는 식사를 위해, 밤에는 술 한 잔을 위해 곱창을 찾는 사람들로 밤낮없이 북적이는 곳입니다. 이십 년이 넘게 곱창을 전문적으로 판매해 온 골목인 만큼, 각 가게들의 노하우가 번뜩이는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그런데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곱창 문화가 있다는데?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곱창을 맛있게 먹는 돌다리길 만의 비법을 찾아라!’입니다.

    구리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구수한 곱창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 골목의 가게 수십 개가 모두 곱창을 판매하니, 곱창을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수밖에.

    “돌다리길이라고 하기에 돌다리가 있나 했더니, 완전히 번화가네?” “예전에는 이 돌다리 곱창 골목 입구에 돌다리가 있었대. 그래서 이 일대를 오랫동안 돌다리길이라고 부르던 것이 지명으로 굳어졌다고 들었어.”

    “정겨운 이름이라 기억하기도 쉬울 것 같아. 벌써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걸?”

    돌다리길 곱창골목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는 바로 야채곱창이다. 신선한 깻잎과 쫀득한 떡, 그리고 쫄깃한 당면을 넣은 야채곱창.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데?

    “곱창 하면 역시 야채 곱창이지! 깻잎과 곱창을 같이 먹으면 향긋한 깻잎 향과 말캉한 곱창의 식감이 동시에 느껴지니까 말이야. 혹시 맛있게 먹는 비법과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맞아. 나도 평소에 가장 즐겨 먹는 건 야채 곱창이야. 매콤하고 짭쪼롬해서 밥을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지. 맛있게 먹는 비법이 ‘야채곱창 먹기’는 아니지만 말이야.”

    돌다리길의 곱창은 소주와 들기름을 사용하고, 곱창을 직접 씻어 누린내를 없앤다. 곱창의 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

    “정말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네? 신기하다. 집 근처 고기 집에서 파는 곱창은 이상한 냄새가 나서, 결국 손도 못 대고 나온 적이 있거든.”

    “나도 그런 적이 있어서 곱창은 냄새가 난다는 오해를 하고 있었는데, 곱창 전문점인 만큼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봐.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가잖아.”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인 곱창은 알콜 분해 작용이 뛰어나며 위벽보호, 소화촉진 등의 작용에도 좋다. 동의보감에도 곱창이 등장한다는 사실!

    “곱창은 남자들이 즐겨 찾는 줄 알았는데, 손님 중에 여자가 더 많은 것 같아!”

    “그래? 난 평소에도 곱창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여자들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 곱창은 여자들의 피부 미용에도 정말 좋은 식품이라고 하던데?” “그게 정말이야? 빨리 익어라, 곱창아!”

    돌다리길 곱창골목의 양념 곱창은 각 가게들의 오랜 노하우가 그대로 반영된 비밀 양념을 사용한다. 한 번 먹어 본 사람들이 또 찾아 올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것.

    “탱탱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내가 기대했던 딱 그 맛이야! 그런데 이 곱창의 양념은 다른 곳에서 먹었던 맛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 하지? 깊은 맛?”

    “그건 이곳의 곱창들이 모두 천연 양념을 사용하기 때문이야. 물론 아닌 곳도 있겠지만, 천연 재료를 사용해서 개발한 양념은 돌다리길에 있는 곱창 가게의 자부심이라던데?”

    돌다리길 곱창골목에서는 하나같이 상추를 밑반찬으로 제공한다. 양념을 하지 않은 곱창을 소금장에 찍어먹거나, 야채 곱창을 밥과 함께 먹어 온 사람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자, 내가 해 주는 대로 한 번 먹어봐. 상추 위에 작은 풋고추 하나를 올리고, 곱창 한 점, 깻잎 한 장, 그리고 종류별로 야채들을 하나씩 얹으면 완성!”

    “음, 확실히 상추에 곱창을 싸서 먹으니까 짠맛보다 고소한 맛이 더 많이 느껴져. 상추 향까지 더해지니 새로운 맛인데? 이게 맛의 비밀이야?”

    곱창의 쫄깃한 식감도, 깻잎의 향긋함도, 야채의 신선함도, 상추의 아삭함도 돌다리길의 곱창 맛있게 먹는 비법은 아니다. 정답이 대체 무엇 이길래?

    “이제 진짜 돌다리길 곱창을 보여줄게. 짜잔, 실은 이게 바로 그 비밀이야!”

    “응? 뭐야. 이 초장은 밑반찬 나올 때부터 계속 여기 놓여있었잖아. 풋고추가 아니라 곱창이랑 같이 먹는 거였단 말이야?” “맞아. 돌다리길 곱창은 이렇게 먹어야 한다니까? 주변의 테이블들을 잘 봐!”

    돌다리 곱창골목에서는 대부분 상추와 동치미,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 중 돋보이는 것이 바로 동치미 한 그릇. 초장을 찍어먹는 법까지 배웠다면, 동치미 한 숟갈 차례!

    “초장과 곱창이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조합인데도 실제로 먹어보니 기가 막힌 걸? 야채곱창 뿐만 아니라, 양념곱창이나 소금곱창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하하, 다 삼키고 말해야지 뭐가 그렇게 급해? 자, 이게 마지막 순서야. 이 시원한 동치미 한 숟갈이면 돌다리길 만의 곱창 먹는 비법이 완성된다고!”

    동의보감에서는 곱창의 효능에 대해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 준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소주는 물론이고 맥주에도 어울리고, 야채곱창이나 양념곱창을 먹었다면 밥을 볶아 먹는 순서도 빼 놓을 수 없지요.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돌다리길 곱창 골목은 맛을 찾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피로에 지친 저녁,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매콤한 양념 곱창을 초장에 콕 찍어 소주 한 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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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조개를 만나다!

    새로운 조개를 만나다!

    지역부산광역시 강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새로운 조개를 만나다!

    • 프롤로그
    • 1.황금바다?
    • 2.갈매기 부리를 닮았어!
    • 3.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요리법!
    • 4.특유의 식감
    • 5.조개를 수육으로?
    • 6.끓는 육수에 살짝!
    • 7.전라도는 홍어 삼합! 경상도는?
    • 8.입가심까지 완벽!
    • 에필로그

    새로운 조개를 만나다!

    - 부산광역시 강서구 -

    조개의 맛을 모르면 인생의 낙을 모른다고 했던가요? 조개를 드시지 않는 분들께는 조금 서글픈 말이지만, 그런 분들도 빠질 수밖에 없는 조개가 하나 있답니다. 바로 부산 강서구, 그 중에서도 명지동의 명물이라 불리는 ‘갈미조개’가 바로 그것입니다. 본래 소금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유명했던 염전은 사라졌지만 이곳은 아직도 넓은 평야와 갯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특한 별미를 자랑하는 갈미조개의 유명세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갈미조개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모든 것을 맛보라!’입니다.

    명지바다는 황금 바다라고 불린다. 낙동가 하구에서 만나는 해수와 담수는 황금 어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정말 다양한 어종과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해! 국내외의 식물들이 무성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어?”

    “글세 잘 모르겠지만, 이곳의 생태계가 이렇게 다양하고 건강하다면 오늘 맛 볼 갈미조개는가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되는걸!”

    노란 다리가 톡 튀어나온 모양새가 꼭 새 부리가 튀어나온 것 같다. 알을 깨고 나오는 갈매기의 모습이 이럴까?

    “이 고장 사람들은 이 조개를 ‘해방조개’라고 부른데. 일제강점기 시절, 굶주린 사람들의 유일한 식량이 이것이었다고 하니, 참 사연이 많은 조개야.”

    “일본 사람들은 이 조개를 보고 ‘바카가이’. 즉 바보조개라고 부른데. 조개 특유의 재빠름 없이 잡히고 나서도 다리를 내민 모양이 바보 같다고 놀리는 이름이지!”

    본래는 일본에 전량 수출이 되었던 역사가 있는 갈미조개.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즐기는 별미가 되었다.

    “갈미조개는 일본에서 초밥에 많이 쓰인다고 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조개를 가지고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어.”

    “맞아. 많이 익히면 질길 수도 있으니까 살짝 익혀먹는 것이 좋다고 해. 여러 가지 요리 중에 어떤 것을 먹는 것이 좋을까?”

    모든 조개가 그러하듯, 갈미조개도 짭쪼름한 바다향이 입안에 번진다. 하지만 더 독특한 갈미조개 만의 식감이 있다고 하는데?

    “갈미조개는 바다 향 보다 조금 알싸한 향이 매력적인 것 같아. 다른 조개에서 느낄 수 없는 향인걸?”

    “맞아. 갈미조개의 독특한 향이지. 하지만 한입 씹었을 때 사각하고 씹히는 식감이 독특해서, 한 번 맛본 사람들은 잊을 수 없다고들 하지.”

    맑은 물에 깨끗이 해감 된 싱싱한 조개를 넣고 매운 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살짝 데쳐낸다. 살이 통통하게 익어난 길미조개 수육은 어떤 맛일까?

    “조개 중에서 수육으로 먹는 조개는 갈미조개 밖에 없다고 해. 이 육질과 빛깔 좀 봐! 살짝 데쳤을 뿐인데 그 향기가 정말 좋아.”

    “조개만으로도 배가 부를 만큼 그 양이 정말 많아. 물론 송송 썰어놓은 쪽파와 고소한 깨가 어우러져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니,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커다란 전골냄비에 버섯, 파, 당면까지. 빈틈없이 들어차고도 한 접시의 갈미조개가 나온다. 빨리 육수가 끓기를 기다려지는 이 시간!

    “이제 끓는다! 아, 그런데 그냥 두어도 이렇게 빛깔이 좋은 갈미조개를 넣으려니 갑자기 망설여지는 걸?”

    “샤브샤브 한 갈미조개를 맛보면 그런 걱정 한 것이 싫어질 걸? 버섯, 파와 함께 초장에 콕 찍어먹는 이 맛은 고기 샤브샤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끼기 해 준다구!”

    매콤하게 간이 된 갈미구이. 갈미조개와 콩나물, 그리고 삼겹살이 만나면 전라도의 홍어삼합 부럽지 않은 별미가 된다!

    “조개와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있다니 정막 특이해! 그런데 같이 구워져서 나온 삼겹살이 좀 얇은 것 같은데?”

    “아, 그건 갈미조개와의 조화를 위해서야. 너무 익으면 질겨지는 갈미조개 때문에 삽겹살을 얇게 썰어서 빨리 익게하면,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

    뽀얀 국물에 가득 찬 조개. 발라내어 살만 있는 조개를 보다가 이렇게 보니, 정말 크고 튼튼한 조개라는 걸 알게 된다. 그 탕의 시원함은 어떨까?

    “역시 갈미조개 식사의 마지막은 갈미탕이지! 다른 조개탕 보다는 조금 담백하고, 고추 덕분에 칼칼한 맛이 정말 좋아!”

    “식사로도 충분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입가심을 하기에도 정말 좋은 요리인 것 같아. 이 시원한 조개탕의 맛은 잊지 못할 것 같아!”

    갈미조개의 노랗고 뽀얀 속살은 식탁에 올려 진 순간부터 입에 침이 고이게 합니다. 황금바다라 불리는 명지바다에서 자라나서 일까요? 그 맛과 향, 그리고 다양한 요리의 멋은 탁 트인 낙동강 하구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힘든 삶을 이어가기 위한 식량으로, 지금은 그 수가 많이 줄어 귀하디귀한 음식이 된 ‘갈미조개’! 낙동강 하구의 풍요로움 만큼이나 즐거운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부산 강서구! 여러분도 낙동강 하구의 맛과 멋을 즐기러 떠나보시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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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도의 맛에 바다를 더하다

    남도의 맛에 바다를 더하다

    지역전라남도 순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남도의 맛에 바다를 더하다

    • 프롤로그
    • 1.산해진미의 텃밭
    • 2.별미가 그저 생선탕?
    • 3.순천에서만!
    • 4.찾게 되는 것
    • 5.구수한 순천의 맛
    • 6.탱글탱글 꼬막 찬바람 불때가 딱!
    • 7.빼놓을 수 없는 ‘순천 10味’ 고들빼기
    • 8.남도맛 따라가다 보면
    • 에필로그

    남도의 맛에 바다를 더하다

    - 전라남도 순천시 -

    겨울이면 바다에서 나는 많은 것들의 맛이 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수온이 낮아지면서 살이 단단해지다 보니 그 안에 스며 있는 맛 역시 농축되기 때문이지만, 찬바람을 맞으며 얼얼해진 사람들의 감각을 깨우기 위한 자연의 섭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꼬막 산지인 여자만을 끼고 있는 순천에서는 남도식 꼬막정식을 한상 푸짐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순천만에서 잡힌 짱뚱어탕 한 그릇을 고들빼기와 곁들이면 칼바람도 끄덕없습니다. 남도의 바다향기를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면 당장 순천만으로 식도락여행을 떠나라!

    바다와 강, 산 모든 것이 만나는 축복의 땅 순천. 그곳에 모인 비옥한 영양들이 모두 모여 있는 별미가 궁금하다!

    “순천은 정말 풍요로운 곳인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논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야.”

    “맞아. 밥 한 끼를 든든히 먹으면서 맛도, 건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물론 순천의 맛을 느낄 수 있어야겠지!”

    탕, 전골로 즐길 수 있다는 이것! 생선의 비린 맛은 찾아볼 수 없고, 말끔한 국물에 뜬 방아잎의 향기가 먼저 다가온다.

    “추어탕과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방아잎과 들깨 가루가 들어간 것이 정말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예요.”

    “맞아. 하지만 추어탕처럼 생선을 갈아낸 것은 아니고, 깊게 고아낸 짱뚱어를 이용한 이 곳의 별미란다.”

    짱뚱어 요리는 순천에서만 맛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곳에서 잡히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 짱뚱어 요리를 맛본다면 순천 짱뚱어의 깊은 맛이 그리워 질 것이다.

    “순천 짱뚱어 만의 특별함이 있을까요?”

    “순천의 비옥한 땅 덕분인지, 잘 보존된 갯벌 덕분인지 몰라도 매번 여름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짱뚱어가 갯벌 이곳저곳을 귀엽게 통통이며 뛰어다닌단다. 다른 지역의 짱뚱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을 낼 수 있는 비밀 하나가 있다고 하는구나!”

    순천을 찾아 맛보게 되는 짱뚱어 요리는 특별하다. 추어탕과 생긴 것도, 먹는 모습도 비슷하지만 금방 이 맛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순천을 찾은 여행객들이 빠트리지 않고 이 짱뚱어탕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쉽게 맛 볼 수 없기 때문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맛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맛과 독특함도 한 몫 하겠지만, 건강함이 끝없이 몰려와요! 짱뚱어는 기름의 여독을 빼주는 건강식이기도 하니까요.”

    누런 된장을 풀어 넣어 구수해 보이는 색을 하고 있는 짱뚱어 탕은 그 담백한 맛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특별할 것 없는 국물의 뒤끝이 좋다.

    “짱뚱어가 들어갔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탕에 들어있는 토란, 고사리, 팽이버섯 등의 신선함이 그 풍미를 더하는 것은 분명하겠죠?”

    “맞아. 게다가 짱뚱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푹 고아낸 것에 된장으로 비린내를 잡아주었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건강한 맛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란다.”

    쫄깃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꼬막의 맛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거리다. 서울에서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식감이 ‘이 맛이다!’ 하며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는데?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하고 있어요.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이 맛을 어디에 비할까요.”

    “콩나물이 그러하듯 꼬막도 잔칫집의 흔하고도 소중한 반찬이었지. 그래도 제대로 꼬막 맛을 갖추려면 고추장을 주로 한 갖은 양념 무침도 맛봐야지.”

    서을 인근에서는 흔치 않은 토하젓, 밤젓,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등이 한상 가득 올라오는 남도 한정식이면 바다 가까운 순천땅 산해진미를 모두 맛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고들빼기는 달큰한 맛이 배추김치나 총각김치 맛과 전혀 달라요.”

    “맞아. 인삼을 씹는 것처럼 쌉싸래한 게 밥맛을 돋워줄 거야.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면 우리는 저장된 음식을 먹게 되는데, 제철 식물이 나지 않는 겨울에도 풍성한 영양분을 듬뿍 담은 재료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순천은 잘 알고 있는 듯해.”

    초가지붕과 돌담,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지고 추억이 금세 현실이 되는 낙안읍성. 이곳 민속마을에서는 매년 맛과 멋이 있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린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모두 순천에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남도음식문화큰잔치와 순천만 갈대축제가 있죠.”

    “정확해! 특히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가면 다도체험, 소달구지 체험, 고들빼기 담그기 체험, 남도의 절편 만들기 체험 등 남도음식을 전부 만나볼 수 있지.”

    온전한 뻘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전돼 있는 순천만은 물이 빠져나간 자리d[ 갯벌을 터전삼아 살아가는 바다 생명들이 먹이활동에 여념 없습니다. 이 일대에서 만나는 음식 역시도 자연을 담아서인지 남도음식 맛으로 손에 꼽으라면 순천은 빠지지 않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짱뚱어탕과 꼬막정식, 거기에 별다른 조미료 없이도 맛깔스러운 고들빼기김치 등 푸짐한 남도 한정식을 떠올려보면 당일치기로는 아쉬운 것이 바로 순천 여행입니다. 이번 기회에 산해진미 머금은 자연의 맛을 만나러 순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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