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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얼굴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만난 적 없는 이들이 한 곳을 보고 있으니, 어찌 신기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무에 매달리기 위해서 큰 수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나무는 누구든 매달릴 수 있도록 갈라져 있으니까.
부지런하다는 말 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움. 소담스럽고도 화려한 한 다발.
큰 잎사귀 너머로 살풋 보이는 탐스러운 빛깔이 어느새 입안으로 들어왔는지 혀끝에 단내가 풍긴다.
조금씩 시들어가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내어주는 까닭은 다른 곳에서 꽃 피우기 위함.
동네를 쏘다니던 어린 시절 이후, 해가 저무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 것이 드물다. 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서는, 저물지 않은 발걸음.
손이 닿을만큼 가까이 뜬 별들. 다가서면 먼 하늘로 사라져버릴까, 조마조마한 마음.
언젠가 브라운관 너머로 보았던 그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굳게 닫힌 철문과 담 너머로 솟은 탑의 모습이 형벌의 상징인 것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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