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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이었다.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걸까. 눈으로 걷다가 중간에서 멈추고 말았다. 어디로 가든 무슨 상관이람.
가릴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까. 산에서 만난, 산을 덮는 산.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천천히 흐르는 물은 가끔 오래된 길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 바닥과 하늘을 동시에 품은 채 낮게 흐르는, 아름다운 길
언제부터 이렇게 고운 가을 물이 들었을까. 아직도 햇살에 바싹 말라가고 있는, 가을 물이 든 자리.
얇은 봉지 너머로 따스함이 퍼진다. 호도과자 하나 입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것이 굴러다니며 담백하고 정갈한 향을 묻힌다.
푸른 소나무 사이에서 단단히 맞물린 마음 하나 제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커다란 염원이 되었다.
산과 바다, 그리고 들이 한 눈에 담겼다. 한 자리에 앉아 온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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