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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하늘에도 섬이 떠 있다. 섬에서 바라보면 이곳도 섬일까
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두 개의 가을과 아직 여름인 것들 사이. 시간 속을 걷는 듯 묘한 발걸음.
지나가다 문득 발길을 멈추고 돌아본다. 왜 하필 저 문일까? 왜 저 문을 열어두었을까?
마른 장독대와 나무로 만든 집, 흙벽과 고목들. 여기,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들이 조용히 모여 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머리 위에 이끼가 낄 것 같다. 빈틈을 보이면 언제든 담쟁이가 올라올 것 같다.
소원의 그늘 아래서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바라옵 건대 이 마음만은 하늘에 닿기를.
담장 위에 넝쿨이 굴러가고 있다. 머잖아 동그만 호박덩이들이 열릴 상상에 벌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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