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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두었는데 고개만 꾸벅. 예의를 잊고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다.
목적지만을 가늠하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내다보기를 그만둔 채 걸어본다.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저리 나란히 벽에 머리를 맞댄 채 무슨 궁리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이 상상이 되고, 상상이 웃음이 된다.
투박하고 또 투박하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조금이라도 보드라워질 수 있을까.
진즉 꺼진 불빛, 전에는 무슨 색을 내며 빛났을까를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다시는 켜질 일도 없기에.
담 너머로 뻗은 가지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뒤꿈치를 들고 뿌리를 찾는다.
햇살이 차고 넘쳐 온몸 위로 곱게 부서지고 있다. 내 뒷모습도 나목들과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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