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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기억에 가득 배어 있는 냄새, 그 온기. 코를 가까이 해 보지 않아도 향긋함을 안다.
사철 푸른 나무들과 크지 않은 물소리, 그리고 무엇이 있었을까. 반석 위에 둘러 앉았을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눈을 감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딸강, 울려올 듯한 풍경 소리. 소리에도 향기가 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몇 명의 아이들을 가지 안에 품어 왔을까. 비와 햇살을 가려 키워낸 아이들은 어디 즈음에 있을까.
일정 간격을 두고 마주 선 두 개의 등대가 오늘은 텅 비었다. 갈매기도 찾아오지 않는 오늘, 애꿎은 파도만 넘실거린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묘한 표정 하나.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곁에 아무도 없음이 기쁜 순간도 있다. 홀로 마주하여 더 황홀할 먼 등대와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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