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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점점이 자리를 잡았을 뿐이다. 나보다 큰 것을 마주하기 전에는 결코 깨닫기 힘든 일.
푸른 것들에서 석탑으로 빛깔이 옮겨 묻었다. 털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매한가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이었다.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걸까. 눈으로 걷다가 중간에서 멈추고 말았다. 어디로 가든 무슨 상관이람.
언제부터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을까. 나무들과 울타리,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까지.
망울망울 터지는 설렘, 또 다시 설렘들!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그만두고 싶지 않으니, 곤란한 일이다.
프레임 속에 빼곡이 채워진 흔적들이 놀랍다. 한 장 한 장을 채워내기 위한 노력들을, 지금 이 자리에서는 절대 알지 못할 것.
어쩌면 저 물줄기가 더 푸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하늘이 강을 품은 걸지도 모르겠다.
한 걸음씩 낮아지는 풍경이 있다. 내딛는 다음 걸음이 망설여지는,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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