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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기 위해 노를 젓는 이들을 보면서 지나간 자리를 그리는 물결을 쫓으면서.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걸어나온 길이 끊겼을까, 아니면 걸어 들어가던 길이 끊겼을까. 길 위에서 길을, 어느 쪽에 물어야 할지 고민해 본다.
누군가 토막 내어 쌓아 뒀을 나무 더미 사이로 껍질이 벗겨지는 소리가 났다.
길을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한 마디가 여행자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천 년의 숲을 걸어 어디에 닿을 수 있을까.
쉬이 옮길 수도, 부술 수도, 말을 걸 수도 없는 굳은 침묵. 그 가운데 아련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가득하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데도 낯선 것이 있다. 수면을 때리는데도 기이한 소리를 내는 것이 있다.
초조해 할 필요가 있을까. 바라보는 곳이 달라도 어깨는 여전히 꼭 맞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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