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기
먹어보기
둘러보기
즐겨보기
다녀보기
뽐내보기
읽어보기
느껴보기
살펴보기
함께보기
선선한 바람이 팔을 훑고 지나간다. 잔뜩 여물어 고개를 숙인 벼가 물결 치며 바람을 쫓아간다.
물속에 뜬 구름에 자꾸만 눈이 간다. 나무도 나와 같은 마음인 건지…….
구름에 번진 노을은 조금씩 빛을 잃어가고 방금 전 마지막으로 날개를 퍼덕인 새 한 마리가 바람에 몸을 싣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봄에도 눈이 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의 모습을 빌려 소근대는 저 작은 꽃망울들을 보라.
금이 가고 세월의 얼룩이 묻어 칙칙하던 벽에 그림 몇 개, 색 몇 번 칠한 것뿐인데도 그곳을 지나는 이는 즐겁다.
누가 봐도 코에 걸친 안경 같다. 허공을 닮은 눈동자가 안경 너머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한 발 겨우 내딛을 공간을 밟고서, 행여 빠지진 않을까 균형을 잡으며 그쪽으로 간다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해.
단지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것뿐인데도 걸음이 달라진다.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누를 만큼.
오늘의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