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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지런한 죽음들 앞에서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마다의 빛깔로 낮은 숨을 쉬는 그 모습에 덩달아 숨결이 잦아든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노랫말이 맴도는 이곳에서 이제는 영원으로 남을 그를 추억한다.
탐스럽게 핀 화려한 꽃보다 들에 아무렇게나 핀 코스모스가 꽃 같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작은 기쁨을 주는 코스모스가 좋다.
교각인듯 철길인듯, 그 너머에 다른 세상을 둔 것 마냥 한껏 고고하다.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가 첫 순간을 망칠까, 고민, 또 고민.
화려한 불빛이 수면을 적시며 차츰 번진다. 그럼에도 수면은 아직 짙다.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수면을 때릴 것만 같았는데 시야를 덮은 해무가 귀까지 덮었나보다.
뿌리와 껍질을 바구니에 모아 진열해 놓은 곳이 있다. 자연이 키운 것 중에서 버릴 것 하나 없다.
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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