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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가득한 벽들을 지나던 중 유독 한 그림에 눈길이 간다. 그 안에 담긴 재치와 익살, 그리고 깊은 생각. 그러니 화해, 또 화해.
허리를 숙이면 평소와는 다른 것들이 보인다. 천연덕스레 제 몸에서 가지들을 틔워내고 작은 나무로 선 저 모습을 보라.
저것은 어떤 기호나 신호가 아니다. 그림은 더더욱 아니다. 잊지 않으려는 표식이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그림자다.
때때로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바라던 것과 다른 것이 눈앞에 보일 때, 예상 외로 바라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굽고 간 도자기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어딘가 모자라고 이상하지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보았거든.
가만히 들여다보면 봄에도 눈이 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의 모습을 빌려 소근대는 저 작은 꽃망울들을 보라.
제자리를 지키며 흐르는 세월을 바라보고 있었을 이가 누구일까. 바뀌는 풍경들마다, 그 마음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부처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분명 수많은 등불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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