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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끝이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처럼 정갈하다. 세월 따라 곱게 낡은 붉은 빛이 따뜻한 곳.
한 걸음씩 낮아지는 풍경이 있다. 내딛는 다음 걸음이 망설여지는,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육지와 육지 사이를 떠돌고 있다. 어릿속이 세어버리듯, 쓸쓸하고 멍해지는 풍경.
우리가 무언가를 보기 위해 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잔물결을 따라 둑이 저만치 이어져 있다. 저 편에 마음을 두고 왔는지 자꾸만 눈길이 간다.
수줍은 듯 그늘에 숨어서 코만 살짝 내민 고무신 한 켤레. 안의 상표가 문질러 없어질 만큼 너는 사랑받고 있구나.
아래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의외로 한산해서 왜인지 자꾸만 그림자를 쫓게 된다.
닿기엔 너무나 먼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너는 수면 위로 길게 드리워 내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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