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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잡으셨다는 터. 그리고 그 안에 숨겨두었던 더 작은 터 하나.
경내에 느티나무가 선 듯, 마음이 든든하다. 향기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올랐을 커다란 느티나무.
무언가의 터, 라고 생각했다. 돌담보다 낮고 잔디보다 높았기에.
다녀간 이들이 남긴 뿌연 발자국만큼 막연해지는 마음. 그 가운데서 귀를 기울이면 문득, 바다에서도 목탁소리가 들린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저리 거대한 흔적을 세웠을까. 묻고 또 물어도 침묵을 지키니 상상할 수 밖에.
한 생을 끝내고, 다음 모양새를 준비하는 이들 앞에서 내게 묻는다. 마지막 모양새라는 것이 있을까.
소금이 잔뜩 달라붙어 그런가,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밤에는 빛의 바다를 찾으러 온 무리가 짠내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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