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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내딛자 고운 모래 사이로 푹 꺼졌다. 멀리서 보이는 푸른 소나무가 유독 이곳을 쓸쓸하게 만드는 것 같아 여기저기 애꿎은 발자국만 찍어본다.
혼자 걷는 일이 퍽 멋지다는 것을 아는 이는 생각보다 적다. 생각이 늘어가고 발걸음이 늦춰지는 산책.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멋지지만 그 다리가 없었다면 더욱 멋진 강의 줄기를 바라볼 수 있었을 텐데.
불길이 일듯, 불빛이 일듯. 그 안에 담긴 삶들이 벅차고도 힘차다.
백미러와 렌즈를 거쳐, 드디어 내게 닿은 시선. 여행지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여행자 자신이 아닐까.
우리는 닿기 위해 수많은 문들과 길들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눈에 익은 벽들과 몸에 익은 배려.
너와를 얹어 돌로 내리 누르고 판자를 덧대 만든 집. 그곳 방에 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어디선가 삐걱, 나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함성이 지난 자리에 날개가 피었다. 줄줄이 샘솟는 즐거운 기억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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