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미션패밀리 Mission family

등록순 호감도순
  •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지역전라북도 무주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 프롤로그
    • 1.welcome! 반디랜드
    • 2.나는 개똥벌레~
    • 3.불빛의 비밀
    • 4.반딧불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 5.반딧불이를 닮은 별
    • 6.형설지공(螢雪之功)의 마음으로
    • 7.다시 돌아온 반딧불이의 인사
    • 8.밤이 돼서야 빛을 발하는
    • 에필로그

    반짝이는 불빛이 넘실거리는 밤

    - 전라북도 무주군 -

    전북 무주는 밤이 더욱 기다려지는 곳입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과 같이 반짝이는 반딧불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곤충박물관에서 다양한 곤충들을 만나고 나서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하나둘씩 반짝이는 별들이 머리위로 윙윙 맴돌기 시작합니다. 청정 환경에서 서식하는 반딧불이의 삶을 통해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의 장, 무주에서 보내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반딧불이를 보고 마음의 불을 밝히고 오라’입니다.

    어둠이 일찍 내려앉는 무주는 가로등 불빛보다도 환한 반딧불이 불빛으로 반짝인다. 밤이 오기만을 기다린 사람들의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지 않을까?

    “아빠, 반딧불이 빨리 보고싶어요. 시간이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 걸까요?

    ”“조금만 기다리렴, 반딧불이를 만나러가기 전에 미리 반딧불이에 대해 공부 좀 하고 가보는 게 어떨까?” “좋아요! 반딧불이야 조금만 기다려~”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듣던 개똥벌레가 알고 보니 반딧불이 였다고?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 “녀석,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노래를 불러주었구나! 바로 그 개똥벌레가 반딧불이였다는 걸 알고 있니?”

    “개똥벌레가 반딧불이라고요? 정말 신기해요~ 그런데 왜 개똥벌레라고 불린걸까요?”

    흔히 반딧불이 꽁지에 불이 나 있는 것 같은데, 불빛은 어디에서 왜 나는 걸까? 반딧불이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해주지 않을까? 갑자기 호기심에 반짝하고 불이 든다.

    “반딧불이 빛이 아주 아름답지? 그런데 빛이 어디에서 나는지도 알고 가야겠지? 반딧불이 배 아래쪽에 보면 노란색 빛을 내는 발광기가 있단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는 짝짓기를 하기위한 수신호라고 한단다. 예쁘기만 한 불빛에도 다 이유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지? 불빛으로 대화하는 반딧불이가 신기하기도 하고.”

    반딧불이의 생을 들여다 보다보면 다른 곤충들도 궁금해지기 마련. 나비와 잠자리, 딱정벌레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데?

    “아빠, 저기 곤충박물관도 보여요. 그곳에 가면 반딧불이말고 다른 희귀곤충들도 볼 수 있을까요?”

    “그렇단다. 나비의 변태과정과 세계 희귀 나비들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단다. 그뿐인 줄 아니, 네가 좋아하는 고대 화석들도 만나볼 수 있다는데?”

    밤하늘에 별들이 움직이는 것 같아!라며 신기해하던 아이는 어느새 반딧불이를 닮은 별을 찾겠다고 고개를 쭉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무엇이 보이냐고 물어볼까?

    “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무엇이니?” “나비랑 반딧불이요. 나비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거든요.”

    “그래? 그럼 이번에는 나비랑 반딧불이를 닮은 예쁜 별을 보러 가볼까? 가까이에 있는 별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빠한테 이야기해주렴.”

    반딧불이의 불빛으로 고생하며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저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마음에 무언가를 새기고 있다.

    “반딧불이 불빛을 실제로 보니 어떠니? 생각보다 환하지? 그래서 옛날에 가난한 사람이 반딧불을 주머니에 담아 그 불빛으로 밤을 새우며 공부를 마쳤다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자, 그러니 편하게 공부하는 너희들은 얼마나 좋은 환경인지 알겠니?” “네, 저도 공부 열심히 해야겠어요!”

    각종 환경오염과 공해로 반딧불이의 서식지가 점점 줄고 있다. 물이 맑고 공해가 없는 무주로 다시 돌아온 반딧불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반딧불이는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깨끗한 곤충이란다. 그래서 공해가 많고 오염이 많은 도심지역에서는 반딧불이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지."

    "한동안 무주에서도 반딧불을 보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단다. 그런데 환경오염을 줄이고 깨끗한 자연을 위한 노력으로 반딧불이 다시 돌아오게 되었지.”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는 불빛은 누구나 마음속 희망을 심어준다.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새로운 꿈을 키우기도 한다. 무주의 밤이 아름다운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아빠, 반딧불이 보니까 제가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들도 마구마구 떠오르고요. 아빠는요?”

    “아빠도 그렇단다. 아빠 어렸을 때 뒷동산에 반딧불이 참 많았었단다. 할아버지가 도깨비불이라고 골려주기도 하셨는데. 아빠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아빠도 좋아.”

    청정 환경 무주에서 천연기념물인 반딧불이의 삶을 관찰하고 별을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무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여름은 늦은 밤이 되어서도 잠들기가 아쉽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 불빛과 별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작은 불빛이 반짝이고 어른들은 잃었던 마음의 동심이 반짝입니다. 여행지에서 더 큰 꿈을 키우고 더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것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고 진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뜨거운 여름밤을 감성으로 물들이고 싶다면 무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지역경상북도 안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프롤로그
    • 1.술 ‘酒’ 대신 소주 ‘酎’
    • 2.보는 맛도 일품
    • 3.술은 술다워야지!
    • 4. 75일간 정성을 빚다
    • 5.오로지 고집 하나로
    • 6.삶의 애환을 곁들여
    • 7.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8.명주의 계보 잇는 안동 사람들
    • 에필로그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경상북도 안동시 -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합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명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전통주를 추천하며 우리 정신문화를 정의하곤 합니다. 일제에 맞선 의병투쟁에서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민족사 100년을 소설 <아리랑>과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으로 살려낸 작가 조정래는 “안동소주는 진짜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동소주에는 어떤 맛과 문화가 담겼기에 ‘진짜’라 하는 걸까요?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세 번 빚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안동소주는 ‘酒’ 대신 ‘酎’자를 쓴다.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 목록에도 올랐던 안동 지방의 명주, 안동소주의 명성은 얼마나 대단할까?

    “안동소주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 특산품인 마 잎으로 향을 낸 독특한 누룩과 좋은 물을 들 수 있다죠?”

    “맞아요. 안동 개성 제주에 몽고군의 군사 주둔지가 들어섰고, 이후 이들 세 지방은 각기 소주의 명산지로 이름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안동지방 소주를 최고로 쳤어요.”

    안동소주와 안동 음식을 알고 싶다면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으로 가보자. 무형문화재 겸 전통식품 명인인 조옥화 할머니가 사재를 들여 건립한 곳이라 의미가 더 깊다.

    “안동소주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의 역사와 계보, 한국 무형문화재 민속주의 종류 및 안동소주 양조 과정과 의례 접대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군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전통음식박물관에는 관혼상제의 상차림, 수라상에 주안상까지 각종 전통음식 재현해놓고 있죠.”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술이 독하기 때문이다. 마시기 전에는 고량주 같은 향취가 느껴지는데, 입안에 들어가면 목젖이 알알할 정도로 화끈하다.

    “웰빙시대여서 그런가, 요즘은 순한 술이 유행이던데, 안동소주는 고량주처럼 독하죠. 그렇더라도 빨리 취하지만 빨리 깨니까 마냥 독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전통소주도 다양한 도수의 술이 나오는데 안동소주는 알콜함량 45%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죠. 그 독한 맛에 담긴 원료가 바로 ‘전통’ 아닐까요?”

    박물관 옆 안동소주공장으로 가면 제조방법을 견학하러 방문객들 앞에서 기능보유자 조옥화 할머니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쌀과 누룩으로 안동소주를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장 지하 발효실에서 만드는데, 여기는 오직 나랑 우리 며느리만 들어갈 수 있어요.”“그렇다면 누룩과 지에밥을 어떻게 만들어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보기 어렵겠네요”

    “안동소주는 이제 우리 며느리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혹시 알아? 알려줄지. 나는 아들보다 며느리가 든든해요.”

    시어머니의 소주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그의 삶도 닮으려고 한다는 며느리에게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장작불로 술을 빚을 때는 불 조절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시집와서 술을 빚을 때 불 조절을 잘못하면 그동안 한 일이 다 허사가 돼 울기도 많이 울었죠.”

    “미세한 불길을 조절하면서 소중한 곡식을 사용해 빚는 술이 잘 되기를 바라고 바라던 그 정신은 옛 맛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안동소주만의 고집으로 이어져온 거로군요!“

    1997년 안동으로 내려와 민속주 안동소주 만들기의 맥을 잇는 이 며느리처럼 안동인들의 삶의 애환과 고집, 정성까지 고스란히 담기는 안동소주 제조 과정을 살펴보자.

    “안동소주는 예부터 조, 수수 등을 사용하지 않고 쌀로만 빚어냈어요. 지금도 그 술맛을 내기 위해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죠.”

    “그 덕에 ‘안동소주’가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 된 거 아니겠어요? 좋은 술이 계속 발전하려면 좋은 술 만들기가 지켜져야 하니까요.”

    ‘술도 음식이고 음식은 정성’이라는 안동소주. 그 말대로라면 안동소주는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캬~ 이 알싸한 맛. 그저 좋은 술 한 가지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삶까지 녹아든 맛이네요.”

    “안동 출신의 한 여성 시인은 이 민속주의 멋과 맛을 이렇게 예찬했죠. 사나이 눈물같은, 피붙이의 통증 같은, 첫사랑의 격정 같은 약술‘이라고….”

    이곳 사람들 안동소주 누룩의 발효 특성에 관한 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하는 등 안동소주의 발전을 늘 고민하고 있었다.

    “안동소주 전래 과정 연그논문을 보니 안동소주의 유래를 1200년으로 재정립하셨더군요.”

    “전통궁중음식을 연구하는 것도 시어머니를 닮고 싶어요. 저희 시어머니의 평생 정성을 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문헌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석식 소주와 양주에 젖어있는 소비자들이 우리 쌀로 만든 옛 맛을 찾기 바라요.”

    안동소주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100% 순수 우리 쌀로 만든 전통 증류식 소주입니다. 오래 둘수록 점점 풍미가 더해지니 천천히 조금씩 두고두고 마셔야 한다지만 그 은은한 향을 맡고 부드러운 풍미를 맛보면 어느새 한 병이 금새 바닥납니다. 이 술은 1,2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해방 이후부터는 술을 빚으며 시련과 애환을 고스란히 가슴으로 삭혀 온 명인의 ‘고집’까지 줄곧 담아 왔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에 반한 진짜 이유는 바로 ‘고집스런 맛’ 때문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안동소주의 깊이를 어디까지 느끼고 돌아왔나요?

    알아보기
    닫기
  •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지역부산광역시 사하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프롤로그
    • 1.모든 것이 예술인 마을
    • 2.물고기 모양이 모이고 모이면?
    • 3.이러다 메모리가 모자라겠어!
    • 4.안 삐뚤어지게 잘 찍어야지
    • 5.역사가 담긴 길
    • 6.추억의 목욕탕
    • 7.신비로운 조형물들
    • 8.모든 것을 내려다보다
    • 에필로그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만 같은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입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곳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며 눈 도장, 발 도장을 찍고 갑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벽화마을 중,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곳은 색다른 탐방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바로 ‘스탬프투어’인데요. 감천문화마을에는 8개의 스탬프 존이 있으니 어디 한 번 따라가 볼가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감천문화마을에 눈도장을 찍고 스탬프를 모두 찍어 돌아오라!’입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얼기설기 짜여진 모양의 바닥이 보인다. 마치 유럽의 길에 서 있는 듯 하다. 길마저도 독특한 예술이다.

    “마을 입구에 알록달록한 새 모형들이 주르륵 앉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요. 아! 깜짝이야, 새의 모습이 너무 특이해요!”

    “저기에 또 유명한 것이 있단다. 바지를 입고 있는 화분의 모습이 너무 웃기지 않니? 꼭 모델을 비유해 예술로 표현해 놓은 것 같구나.”

    마을을 따라 걷다보니 물고기 모양의 그림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물고기들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이정표 이었나보다.

    “마을 곳곳에 특이하게 꾸며진 것들이 많아요. 전문가의 손길이 닿았다기보다는 투박한 멋이 재미있어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내신 작품들이라고 하는구나. 말 그대로 투박하지만 멋진 작품들을 찾아낼 때 마다 기분이 새롭구나.”

    마을 구석 하나하나를 모두 둘러보아도 비어있는 곳이 없다. 가득 들어찬 예술들을 마주하다보니 카메라를 든 손이 바쁠 정도로 찰칵찰칵 찍어댄다.

    “마을 전체가 알록달록, 동화 속 세상에 온 것 같아요. 게다가 순박하게 생긴 강아지들이 이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니, 정말 정겹네요.”

    “전체를 채워놓은 색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귀엽지 않니? 서로 망을 보고, 낙서를 하는 모습들이 꼭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좋구나.”

    누가 스탬프를 찍어줄 줄 알았다면 실망하게 될까? 벽에 매달린 도장에 파란 잉크를 찍어 꾹 하고 눌러본다. 지도에 하나 둘 채워져가는 스탬프에 괜히 뿌듯하다.

    “벽에 붙어있는 낙서판도 하나의 예술 같아요. 정갈하게 붙여진 나무판 위에 장난기 가득한 사람들의 낙서가 잘 어울려요.”

    “그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나. 아, 이곳에 우리가 왔다고 발 도장을 찍고 갈까?”

    ‘미로미로 골목투어’라 쓰인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 계단길로 걷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미로 같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좁을 골목길과 많이 낡은 계단이 곳곳의 그림과 참 잘 어울려요. 벽화마을 이라 해서 꼭 화려한 그림이 그려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잘 잘 표현한 곳인 것 같아요.”

    “벽뿐만 아니라 계단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 알고 있니? 다시금 되돌아 올라가면서 그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감천문화마을에서 제일 명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감내어울터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주인아주머니와 제일 먼저 마주친다.

    “목욕탕 건물이 멋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네요. 이제는 이 정겨운 목욕탕에서 씻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말이에요.”

    “웃음을 자아내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 모형을 보고 나가지 않으면 아쉽단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단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사진을 세워놓은 줄 알았는데, 마을 전경을 일일이 그려놓은 판이었다. 사람의 형태로 그려 잘라 배경과 어우러진 모습에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마을은 프로젝트 마을이란다. 그래서인지 산동네를 살리기 위해 신경 써서 그려낸 벽화와 조형물들이 가득한 것이란다.”

    “그런데 아쉽게도 빈집이 많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아쉬울 것도 없이 빈집만을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고 하던데, 왜 그런 것일 까요?”

    용두산이 한 눈에 보이는 곳, 그리고 멀리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한 부산항 까지 볼 수 있다. 이 전망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드디어 스탬프 코스의 마지막이네요. 이곳에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으면 드디어 완성이에요!”

    “주민이 거주하던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이 곳 여행을 마무리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란다.”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의 스탬프투어는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탬프를 모두 받아 마지막 하늘마루에 이르면, 기념이 될 만한 것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않고 돌아보아야겠죠? 아픈 시대를 배경으로 추억이 켜켜이 쌓여 생겨난 마을이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그 상처를 행복한 삶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노력은 실망하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정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들의 생활을 위해 오후 6시 이후에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니, 얼른 들렸다가 오자 구요!

    알아보기
    닫기
  •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지역강원도 화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프롤로그
    • 1.한쪽에는 숲 한쪽에는 강
    • 2.흙이 주는 따스함을 시작으로
    • 3.소담스런 아름다움
    • 4.강변길의 시작
    • 5.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꺼먹다리 위로
    • 6.이구가 고개?
    • 7.숲으로 다리
    • 8.산천어와 수달이 보일까?
    • 에필로그

    바람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산소100리길

    - 강원도 화천군 -

    화천을 떠올리면 가장먼저 '물의 나라'가 떠오릅니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아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가 않은 것 아닐까요? 화천으로의 여행에는 물이 빠질 수 없습니다. 흙길을 걷다 출렁거리는 다리 위를 건너고 강변길을 거닐며 북한강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산소길. 자연 그대로의 공기에 생각까지 맑아지는 산소길을 지나다보면 세상 시름과 근심이 강물과 함께 흘러가고 온몸에 맑음이 가득 차는 오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산소길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얼마나 공기가 맑으면 산소길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벌써부터 맑은 공기에 온 몸이 상쾌하다. 이름부터 청명한 산소길에서는 소담한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벌써부터 공기가 다른 것 같아.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셔 볼까?”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은데요?”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을 거야.”

    산소길의 시작은 흙길부터가 시작이다. 자연그대로의 식물들과 흙이 주는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어 원시림에 온 듯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바닥이 흙으로 깔려있으니 조심하렴. 나뭇가지가 머리위로 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푯말이 보이지?"

    "이 길은 상급자 코스이니 흙길은 걸으면서 지나자보자꾸나. 이런 흙길을 얼마 만에 가보는 지 모르겠구나. 흙의 따뜻함을 조금 더 느껴보기 위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데?”

    흙길에서는 특별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야생화와 당귀, 오미자를 비롯한 각종 산나물들이 반가운 듯 조그마한 얼굴을 내밀고 웃는다. 그 웃음이 예뻐 따라 웃어본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꽃 들이 옹기종기 피어있네요. 야생화일까요?”

    “그런 것 같은데? 천천히 흙길로 걷다보니 뜻밖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보자, 야생화도 보이고 각종 산나물도 보이네? 당귀도 보이고 오미자도 보이고. 여기 보이는 나무 꼭대기에 달린 것이 바로 산다래란다.”

    흙길을 지나 숲길을 만나니 어느새 물소리가 들린다. 강이 보여서일까? 비로소 마음 한 편이 놓인다.

    “야생화를 보다보니 어느새 흙길이 끝났어요. 이제 자전거로 씽씽 달릴 수 있겠는데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은 꽤 상쾌하겠지? 자, 이제 힘차게 페달을 밟아볼까?”

    “여기 보이는 강이 북한강이란다.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시원하게 내달리기 가장 좋은 구간이지.”

    1945년에 만들어졌다는 꺼먹다리는 다리 상판을 검은색 타르로 칠하면서 얻어졌다. 수많은 사연이 깃든 낡음은 당시 총성이 앗아간 많은 이들의 슬픔이 묻어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앞에 보이는 저 다리 이름이 꺼먹다리란다. 6.25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보이지? 남북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가슴 아픈 다리란다."

    "지금은 많은 낡아있지만 여전히 후들거리는 다리로 그 아픔의 세월을 견뎌오고 있다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 지는 걸?”

    다리를 지나면 곧 이구가 고개가 나온다. 언덕의 경사가 심해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면 자전거를 머리에 이고 가라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다.

    “아빠. 여기 좀 보세요. 여기가 이구가 고개래요. 이름이 참 재미있어요.”

    “여기는 언덕 경사가 높은 숲길 입구인가 보다. 그래서 자전거를 들고 걸어가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우리도 머리에 이고 가볼까?” “전 그냥 끌고 가는 게 좋겠어요.”

    산소 100리길의 백미, 숲으로 다리다. 강물의 흔들림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통통다리는 강물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다리는 숲길의 시작을 알리는 다리라 숲으로 다리라고 칼의 노래를 쓴 작가 김훈 선생님이 붙여주셨다고 하는구나."

    "사실 이 다리는 콘크리트로 만든 교각이 아니라 강물 위에 푼톤이라는 목재를 사용해서 만든 다리란다. 그래서 강물의 바닥이 붕 뜬 상태이지. 그래서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출렁거리는 것이 물에 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

    물의 아름다운 정취에 그만 마음이 뺏겨 한동안은 서로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북한강에 흐르는 산천어가 보일까 물만 덩그러니 바라볼 뿐이다.

    “힘차게 페달을 밟고 오니 벌써 길의 끝이 보이네요. 왠지 아쉬운 것 같아요.”

    “그럼 조금만 천천히 가볼까? 경치도 구경하고 말이야. 저기 강물에 산천어와 수달이 있을까?” “뭐가 보이는 것 같은데요? 뭐가 보이는지는 다음에 또 오면 말씀드릴게요!”

    흙의 따스함을 느끼고 바람으로 온 몸을 씻어내며 산소로 힐링하는 화천여행 어떠셨나요? 강원 산소 300리길이나 다른 걷기 좋은 길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화천 산소 100리길은 여타 다른 길보다 독특하고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산소의 아름다움까지. 화천의 매력을 한곳에 가득담은 산소 100리길은 건강함을 만나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숨 쉬는 체험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물의 나라 화천에서 즐기는 또 다른 자연과의 만남, 산소길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알아보기
    닫기
  •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지역경기도 안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 프롤로그
    • 1.대체 남사당이 뭐야?
    • 2.천재, 바우덕이
    • 3.남사당의 근거지
    • 4.막이 내리고
    • 5.지나온 세월 동안
    • 6.작품을 통해 감동을 만나다
    • 7.자연 속에서 만나는 문화와 예술
    • 8.아트를 품은 마을
    • 에필로그

    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 경기도 안성시 -

    주문한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다 하여 탄생한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바로 안성유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말이 시작된 곳도 단연 경기도 안성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대표 놀이 문화인 남사당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너리굴마을과 미술관, 입사박물관, 아트숍, 조각공원 등 온갖 전통공예 체험전시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문화와 예술`을 고스란히 감동으로 만들어줍니다. 오늘의 미션입니다, ‘안성의 전통과 어우러져 신명나게 놀고 오라!’

    남사당은 조선 후기에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와 춤, 노래 등의 다양한 공연을 펼쳤던 집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이다.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

    “남사당은 40명이 넘는 집단이었다고 해. 남사당패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바우덕이는 고작 여섯 살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되어 있었을지 짐작이 가니?”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광대패들이 바로 남사당인가요? 외줄을 타는 모습이 아주 멋져 보였는데, 그걸 여자가 해냈다니 조선의 시대상을 고려해보았을 때, 정말 대단하다.”

    바우덕이의 본명은 김암덕으로 안성의 가난한 소작농의 딸이었다. 집안 형편 문제로 불당골 남사당패에 맡겨진 바우덕이가 열다섯 살에 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바우덕이는 이른바 천재였다고 해. 풍물놀이뿐만 아니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단다. "

    "성격도 호탕하였던 바우덕이는 남자들과 어울리며 리더십을 키웠는데, 불당골 남사당패보다 큰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전국적인 유명 인사였다고 해. 그래서 만장일치로 안성 남사당패의 꼭두쇠가 된 거지.”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된 청룡암. 이곳이 남사당패와도 연관이 있다는데?

    “이곳은 1900년대 남사당패의 근거지이기도 했다지?” “맞아. 청룡사에서 겨울을 난 후 안성장터를 비롯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희를 팔며 생활했다고 알려지고 있지.”

    “절 건너편에 있는 남사당마을이 그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듯해.”

    바우덕이는 오랜 유랑 생활 탓에 스물셋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폐병을 얻어 죽게 된다.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쓸쓸한 바우덕이의 죽음에서 남사당패를 엿볼 수 있다.

    “안성 남사당패는 훗날에 이르러서는 아예 ‘바우덕이’라고 불렸다고 한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예인은 바우덕이인 셈이야. 바우덕이는 아주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고도 해."

    "바우덕이가 병에 걸리자, 남사당 단원들이 모두 바우덕이를 간호했다고 하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할 때였을 텐데, 모두들 그만큼 바우덕이를 사랑했대.”

    바우덕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안성유기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추억 속의 전통 문화유산이 된 안성유기의 거쳐온 세월을 더듬어보자.

    “안성유기는 점차 생활양식이 유기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게 되면서 자취를 감춘 것 아닐까?”

    “진짜 계기는 따로 있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전국의 유기를 전략물자로 거둬들이면서 수난을 겪어야 했어. 그러나 뜻있는 유기공들이 이곳 안산에서 유기를 만든 거야.”

    해방과 더불어 안성시내 곳곳에서 유기업이 번성하게 된다. 안성맞춤박물관에 가면 그 진가를 톡톡히 만나볼 수 있다.

    “봉남동 유기공방 뒤뜰에 이렇게 생각지 못한 유기박물관이 있었구나. 안성유기의 제작방법과 여러 명사들의 유기작품, 다양한 수집 청동기, 생활용품, 도자기 등을 살펴볼 수 있어.”

    “안성유기에 방자 제작법이 도입된 시기 등을 정확히 알려주고 있어. 이때가 안성유기의 절정을 이루게 된 때 아닐까 해.”

    인근 비탈진 길을 올라가면 건축물들의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 나무와 돌, 수풀들이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마을 하나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예 체험이 가능하다는데.

    “금, 은, 동 등 바탕 재료에 다양한 색상의 유약을 올리고 고온의 가마에 구워내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에 필요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니!”

    “요새 이 너리굴문화마을 전통공예기법 강좌가 참 인기라지? 여기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 속에서 나무, 흙과 함께 사는 꿈을 키워온 임계두 원장의 꿈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야.”

    식당이나 카페, 숙소, 문화시설 등이 모두 정겨운 모습을 하고 있는 마을. 숙소 건물 뒤편에는 작은 동산이 있고, 여기에는 각종 예술작품들이 즐비하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예술작품들은 `조화`와 `균형`이 흘러 넘치는 듯해. 문화마을 안에는 너리굴 미술관과 입사박물관, 너리굴아트숍, 조각공원 등 갖가지 문화시설이 있다지?”

    “맞아.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이곳 미술관에는 신진 중견작가들의 작품전시가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니까.”

    안성에 가면 왠지 바우덕이의 화려하고도 슬픈 생을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사당바우덕이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토요일에 남사당전수관을 찾는다면 축제장에서 느꼈던 신명을 되뇌어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수려한 외양과 빛나는 광채로 명성을 얻고 있는 안성유기는 70여 년째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곳 역시 이곳 안성입니다. 전통공예 체험과 바우덕이 유래를 짚어가다 보면 오랫동안 묵혀둔 자신의 꿈까지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포기한 꿈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그곳에 가기까지

    그곳에 가기까지

    지역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곳에 가기까지

    • 프롤로그
    • 1.감귤 향이 솔솔
    • 2.어떻게 걷지?
    • 3.발자국들이 쌓여
    • 4.알 위로 오르다
    • 5.신비로운 그 모습
    • 6.발길을 붙드는 바다
    • 7.하늘로 오르는 땅
    • 8.노랗게 물드는
    • 에필로그

    그곳에 가기까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복잡한 생각이 들 때 바람이나 좀 쐴 요량으로 밖으로 나서면, 어느 새 마음이 차분해 지곤 합니다. 요즈음에는 도시마다 걷기 좋은 길들을 많이 조성해 놓아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지요. 이 걷기 문화의 시발점, 올레 길. 올레길이 처음 탄생한 곳이 제주도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계 7대 자연 경관 중 한 곳으로 선정된 섬인 제주도에서 호젓이 걷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를 것입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올레길을 따라 성산 일출봉을 찾아가라!’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다운 곳이 바로 서귀포 시. 21개의 올레길 중 어느 길을 걸을지가 벌써 고민일 것 같은데?

    “나는 항상 제주도에 와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을까 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아. 이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그 동안 안보였던 것이 많이 보이는데?”

    “일단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곳이 포함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 성산일출봉이 포함 된 올레길은 바로 제 1코스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올레 제 1코스 안내 센터에서 올레패스에 스탬프를 찍는 것. 올레패스에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한다. 올레길을 걷는 법, 함께 배워 볼까?

    “올레길을 걷는 법은 아주 쉬워. 파란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올레길의 진행 방향, 주황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올레길의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거야.”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나지막한 언덕과 돌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소담스런 꽃들과 작은 풀벌레, 그리고 따뜻한 날씨까지! 시작이 좋은데?”

    올레길을 걷다 보면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에 칠해진 커다란 파란 화살표, 그리고 귀여운 간세들, 그리고…

    “잠깐, 간세가 뭐야? 큰 길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골목이란 뜻의 올레처럼 제주어인가?”

    “거의 맞췄어. 간세는 올레길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이야.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의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 온 말이지. 아, 들판에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길이 있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올레길을 따라 걸었다는 뜻이겠지? 화살표만큼이나 정확하겠는 걸?”

    제주도의 특징 중 하나는 작은 오름이 많다는 것. 올레길은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지나는데, 알오름 위에서는 우도와 성산 일출봉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고 한다.

    “알오름이라는 이름은 ‘알처럼 작다’는 뜻이라고 해. 정감 있는 우리말이 정말 귀여워. 알오름을 알리는 표지판을 매단 간세까지! 아기자기한 짜임새가 아름답지 않니?”

    “우리는 알 위에 올라와 있는 셈이로구나. 저쪽을 좀 봐. 저게 바로 우도, 그리고 저쪽에 보이는 것이 성산 일출봉이야. 전망이 아주 훤한데?”

    알오름에서 종달리 쪽으로 들어서도 성산 일출봉의 모습은 계속 보인다. 가만, 그 유명한 성산 일출봉에 대해 한 마디도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목적인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데도 넋을 놓고 있었어!”

    “하하, 그러게 말이야. 걷는 것, 느림의 미학이 바로 이런 것일까?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으로도 지정된 오천 살짜리 수성화산! 그 모습과 우리 앞의 들꽃 하나가 똑같이 아름다워 보이니 말이야. 걷다 보니 많은 것이 보이는 것 같아.”

    종달리 옛 소금밭을 지나면 해안 도로를 따라 쭉 걷게 된다. 1구간의 매력은 바로 시흥 해안 도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데?

    “와, 저 맑은 물을 좀 봐! 당장 뛰어들어 발을 담그고 싶을 정도야. 이미 걷다 말고 바다로 뛰어 들어간 사람들도 몇 보이는데? 모래사장의 노란 빛깔에서부터 먼 바다의 검푸른 빛깔까지 이어지는 빛깔이 정말 고와.”

    “이끼가 낀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곳도 있어. 마치 작은 섬들 같지 않니?”

    오조리로 들어서면 성산 일출봉이 한층 더 가까이 보인다. 평지 위에 우뚝 솟아 오른 대자연의 신비는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 정도다.

    “바다도 아름답지만, 성산 일출봉에 가까이 갈수록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이렇게 천천히 걸어서 가니 점점 두근거림이 더해지는 것 같아.”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성산 일출봉의 지형도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고 있어. 마치 하늘을 향해 땅의 일부분이 날아오른 흔적 같지 않니? 어떻게 저런 모양을 할 수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숨결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성산갑문과 성산항을 차례로 지나다 보면 난데없는 서귀포의 선물에 함박웃음이 터질 것!

    “하하, 왜 굳이 수마포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나 했더니, 이거 한 방 먹은 기분인 걸?”

    “사방이 온통 노랗게 물들었어.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제주도의 유채 꽃밭이구나! 마치 영화 촬영 현장에 온 것 같은 걸? 저쪽에는 말 한 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잖아!” “마치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성산 일출봉이 코앞에 있어!”

    올레길을 따라 성산 일출봉 앞에 섰다면, 잠시 바다와 성산 일출봉이 자아내는 명경을 보며 숨을 고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때 보이는 바다의 별명은 바로 ‘시의 바다’. 이 풍경을 보면 누구든 시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뜻의 별명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지치지 않는 풍경들의 향연에 머리가 아찔해 질 지경입니다. 갯무와 억새마저 걷는 이를 반기니, 이곳에 이르렀을 때의 쾌감을 말로 설명하기란 정말 힘든 일일 것 같습니다. 올해, 성산 일출봉에서 맞는 해돋이로 마음을 채워보는 것은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지역경기도 시흥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프롤로그
    • 1.황금닭의 울음소리
    • 2.이야기가 흐르는 집
    • 3.교훈까지 얻어가네
    • 4.가옥을 둘러볼까?
    • 5.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 6.솜씨 좋은 이의 작품
    • 7.마지막 남은 초가집
    • 8.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과 시선
    • 에필로그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경기도 시흥시 -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통가옥이나 한옥마을을 찾곤 합니다. 아마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던 현대인들에게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다가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경기도 시흥시에도 유명한 전통가옥이 하나 있는데요. 시흥시에서 마지막으로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전통가옥이라 더욱 그 가치가 높습니다. 특별한 전설까지 전해져 내려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곳인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오늘의 미션은 ‘생금집에서 선조들이 전하는 삶의 교훈 얻고 오기’입니다.

    컨테이너 박스들이 놓여 있는 곳 끝에 시흥시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된 '생금집' 나온다. 생금집이라는 이름에서 이 전통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어서, 황금닭 전설 이야기를 들려줘. 궁금해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조선조 말엽에 김창관이라는 사람이 마을에서 10여리 떨어진 곳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생금우물에 닭 한마리가 있던 거지."

    "그래서 곱게 싸 집 골방 반닫이에 넣어두는데 닭털 하나가 떨어져 나온 거야. 그 색이 하도 묘연해서 금방으로 가보니 황금이라는 게 아니겠어?”

    모두가 황금닭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서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다면 생급집에는 황금알은 낳는 닭이 있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래서 얼른 집으로 돌아가 반닫이를 열어 보았는데 닭이 모두 황금으로 변해있었고 닭이 낳은 알들도 황금으로 변해서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런데도 사치하지 않고 살림을 아끼면서 검소하게 살았다고 해. 열심히 일하고 아씨면 누구든 부자가 된다면서. 그래서 생금집이라는 댁호를 얻은 거지.”

    황금알을 낳는 닭 이야기에는 교훈이 담겨있다. 전통가옥에서 교훈까지 얻어가니 삶의 화살표가 그려지는 것 같다.

    “아,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렇지 않아. 그 소문을 듣고 부부의 딸이 찾아 왔는데 긴 추궁 끝에 황금닭의 비밀을 듣게 되고 딸은 반닫이에서 닭을 꺼내어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어. 그런데 닭이 돌로 변해있던 것이지. 그 후론 다시 황금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해.”

    금녕 김씨 자손이 12대째 세거하던 곳으로 팔작지붕 집으로 안방과 대청, 부엌과 건넌방, 바깥채로 이루어져 있다, 넓은 대청마루에 앉아서 일상의 고민을 잠시 내려놓는다.

    “재미도 있으면서 삶의 교훈도 담고 있는 전설이었구나! 어쩐지 고택에서 들으니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이제 집안 좀 살펴볼까?”

    “용마루가 'ㄱ'자를 이루고 있고 규모도 꽤 큰 걸 보니 부농계층의 집안이었던 같아.” “그래 맞아. 집안 곳곳이나 뒤뜰에 있는 장독들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던 집안인 것 같아.”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형태를 지닌 생금집은 집안 곳곳 당시 생활양식이나 풍습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안채 12칸에 바깥채가 6칸인 이 가옥은 1913년에 개축되었는데 조금 낡긴 했어도 현재도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 "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라는 이야기에 맞게 검소하고 절제된 양식이 엿보이는 것 같아. 그리고 바닷가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볏짚으로 만든 작품들이 집안 곳곳 놓여있다. 그밖에도 고무신이며 옛날 물건들이 전통가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난 가옥구조보다도 여기 놓여있는 많은 짚공예에 눈길이 가. 송아지 모형이나 사람을 닮은 인형 같기도 한데, 참 솜씨가 좋다.”

    “그러네. 자칫 쓸쓸하거나 썰렁할 수 있는 옛집에 이런 아기자기한 공예품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것 같아. 무엇보다 짚으로 만들어져서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

    옛 생활모습을 갖춘 가옥이나 문화유산이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생금집은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 가옥이다.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에서 우린 무엇을 느낄 수 있나?

    “그런데 시흥에 또 다른 초가집이나 옛 고택이 있을까?” “아니, 안타깝게도 여기 이 생금집이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이라고 해. 그래서 더욱 보존해야 할 가치와 의미가 크지.”

    “어쩐지 유일하게 남은 곳에서 교훈까지 얻고 가니 다가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생금집을 다녀온 후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황금닭이 전하는 전설과 함께 문화유적 보존에 대한 깊은 뜻도 헤아려본다.

    “그냥 옛집이나 고택에 들른다는 마음 혹은 이야기를 듣기위한 호기심 정도로 찾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 새로운 것 같아.”

    “그래, 나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교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뜻깊고.”

    생금집 전설 혹은 황금닭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반면 예 생활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가 허술하여 그에 따른 말들도 참 많습니다. 이에 생금집은 학생들을 초청하여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을 위해 초가지붕을 새로 올리며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고즈넉한 느림의 미학을 얻고 싶다면 생금집에서 황금닭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 구절 듣고 가보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지역서울특별시 은평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 프롤로그
    • 1.지하철 패스만 들고 떠나는 산사 여행
    • 2.천혜의 자연과 마주하고 있는 사찰
    • 3.길손 배웅하는 보호수
    • 4.사찰 밥맛이 좋은 이유
    • 5.천년고찰에서 풍부한 역사를 마주하다
    • 6.템플스테이 속 템플라이프
    • 7.세상 밖 짐을 내려놓는 시간
    • 8.진관사, 장대하고도 친근한 사찰
    • 에필로그

    마음을 비우고 향기를 채우다

    - 서울특별시 은평구 -

    골치 아픈 일 있을 땐 다도와 참선, 새벽예불로 1박2일 산사여행을 다녀오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먼 곳까지 발걸음을 하는 건 또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심신을 달래려 떠나는 여정이라면, 기왕 찾아가는 길만큼은 부담을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을 이용해 쉽게 닿을 수 있는 비구니 스님의 수행사찰 진관사로 떠나보는 건 어떤가요?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가 적극 제안합니다. 마음 비우는 여정, 진관사에서 심신 가득 맑은 향기를 채워보세요!

    템플스테이에 대해, 첩첩산중으로 가기 위해 뭔가 거창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따른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뒤 나즈막한 야산 길을 따라 진관사로 가보자!

    “지하철에서부터 복잡한 마음 훌훌 털어버려도 좋을 도심 속 명품 산사를 기대하라니?”

    “말 그대로야. 찾아보면 동네 카페만큼이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 장소가 은평구에도 있다고!” “지하철 타고 떠나는 템플스테이라…. 이거 의심 반, 기대 반인데?”

    삼각산자락을 따라 올라가다가 돌다리 세심교(洗心橋)를 건너면 예스런 ‘진관사‘를 만난다. 하지만 이곳은 본디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데?

    “세심교 너머에 계곡과 소나무숲을 마주보도록 지어진 함월당을 좀 봐봐! 선방에 앉으면 창호 너머로 푸른 숲을 그대로 볼 수가 있대. 정말 멋지지 않니?”

    “다리도 사찰도 심지어 마당까지 자연지형을 그대로 반영한 걸까? 자연과 하나가 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듯해!”

    <힐링캠프> 진행자인 방송인 김제동은 틈만 나면 찾는다는 이곳 진관사에서는 단연 최고라 꼽는 명물 몇 가지가 자리하고 있다. 과연 뭘까?

    “전국 사찰 중 으뜸이라는 진관사 절밥 맛이 그렇게 좋다지? 보러도 온다지?” “아니, 마음을 비우러 왔건만, 도착하자마자 밥 타령이라니!” “하하~ 진관사는 사찰음식으로 템플스테이 중에, 아니, 사찰의 최고봉이니까 이러는 게지!”

    “그보다도 지금 가는 길과 홍제루 쪽에 가면 서울시가 지정한 보호수 세 그루도 유명하지.”

    실제 진관사 밥맛도 꽤 알려져 있다. 어떤 사찰음식이 차려지기고, 또 어떤 깊은 맛이 담겨 있는 걸까?

    “이 담백하고도 깊은 맛~. 나는 발우공양 시간이 이렇게 행복할 줄 미처 몰랐지.”

    “그건 이곳 진관사에만 전해져오는 사찰음식들의 조리법이 독특하기 때문이야. 고려시대 국찰로써 왕실에 음식을 제공하던 그 내공이 어디 가겠어? 맛과 화려함이 있지만 그래도 사찰음식은 사찰음식이야. 기본적으로 ‘오신채’를 넣지 않았다고 해. 그게 뭔지 알고 있니?”

    신라 진덕왕 때 원효대사가 삼천사와 함께 창건하여 ‘신혈사’라 이름 한 천년고찰 진관사. 그 기나긴 만큼이나 살펴볼 만한 역사자원도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는데?

    “고려시대에 창건된 진관사는 억불정책을 펴던 조선시대에 수륙재로 제대로 명성을 떨쳤지. 실제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로 사용되기도 했어.”

    “와~ 여긴 역사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도 넘치는 것 같아. 나한전과 독성전, 칠성각 등을 보면 그래. 이런 곳이니 템플스테이 장소로 쓰이기에 왠지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니까.”

    비구니 스님들과 다실에 둘러앉아 차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보면 외갓집에 온 손자처럼 편안하다. 세상 밖에서 짊어지고 온 온갖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스님, 100일째 술을 끊고 있습니다. 힘든 일은 아니죠. 100일 내내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요. 술은 마셔도 좋지만 끊고 살아도 좋아요. 하지만 제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까요.”

    “극락교를 거쳐 세심교를 건너 진관사에 들어오면, 그 순간 마음 속 번뇌는 싹 사라지고 청량한 마음으로 치유되지 않을까요?”

    1박2일을 기본으로 하는 템플스테이. 이중 템플라이프는 그야말로 반나절 산사에 머물며 템플스테이 간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예불과 108배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부터 다도, 참선, 새벽예불 시간도 어느덧 다 지나가는구나. 마음도 몸도 정갈해지는 기분이야.”

    “스님들과 이렇게 여유롭게 대화를 나눈 자체만으로도 나는 뭔가 문제 속 답을 찾은 듯해.” “여기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들은 또 어떻게 잊겠어.”

    소박한 의자 하나에도 그는 의미를 심는 사찰, ‘인생을 낭비한 죄’만큼은 경계하자는 ‘무소유’의 정신이 깊게 밴 절이 바로 진관사다.

    “이 사찰은 소박하기 그지없어. 그저, 풋풋해. 그러면서도 뭔가 평범함을 벗어나 있어.”

    “맞아. 마치 법정의 삶을 옮겨놓은 것 같지 않아? 여느 산사처럼 일주문도 없고 눈을 부릅뜬 사천왕상도, 그 흔한 대웅전도 없어. 그래서일까? 이곳 템플스테이는 왠지 정겹고 부담도 더 없는 것 같아.”

    혹, 고리타분할까 걱정된다고요? 절대 아닙니다! 살 빼주는 다이어트 템플도 있고, 노래하는 음악 템플도 있고, 심지어 크루즈를 타고 럭셔리하게 참선을 하는 명품 템플까지 각양각색 템플라이프가 있으니 안심 붙들어 매십시오! 아, 그리고 멀지도 않다는 거 이번 기회에 알게 됐으니 더더욱 마음 놓고 떠나보세요. 그저 지하철 패스만 들고 떠날 수 있는 도심 속 명품 산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삶의 여백처럼 담백한 템플스테이 힐링사찰 진관사, 구미가 당기십니까? 그럼, 이번 주말은 조금 서둘러 보세요.

    알아보기
    닫기
  • 1 ... 이전 페이지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 페이지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