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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라. 몇 개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신선이 노니는 곳인 듯 신비로운 풍경.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여 본다.
열쇠 없이 걸어 둔 문이 올곧은 약속을 말한다. 쉬이 잠그지도, 쉬이 열지도 않을 것.
말라가는 끄트머리를 애써 감춘 채 여전히 희다. 결국 모든 것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 순간.
얼마나 오래 올려다보고, 또 얼마나 오래 내려다보았을지. 나란히 할 수 없는 두 어깨가 정겹다.
열기가 진 자리에도 흔적은 남는다. 그 위에 꽃송이를 피워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
낯선 물결이 고요한 그늘을 만드는 어느 구석. 물결을 따라 시선이 넘실넘실 곡선을 그린다.
지게를 지고서 올랐을 저 돌계단에는 틈새마다 너의 한숨이 새어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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