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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수록 멀어지는 이름을 가진 담장.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또한 먼 길을 돌아 내 귓가에 닿게 될까.
올려다보지 않은 채, 그림자의 주인을 상상해 본다. 저토록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것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이 커다란 굴을 어찌 곡괭이만으로 뚫었을까. 아픔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 아득하다.
저 멀리 동그랗게, 문이 열렸다. 너머의 세계로 찾아들고 싶은 마음을 물 위로 띄워 보낸다.
나라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제복을 입었을 그들이 잠든 이곳. 길게 늘어진 비석의 그림자가 유독 짙다.
붉은 것이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기억 너머에 흔들리지 않는 깃발로 자리한, 그 두근거림.
바쁘고, 아프고, 뜨겁고, 그리고는 웃을 것이다. 저마다의 삶이 달구어지고 있다.
풍경도 환생을 한다. 흙이 절이 되었다가, 다시 흙이 된 고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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