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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게 보인다 하여 서툰 것은 아니다. 저만큼 삐뚤빼뚤, 그리고도 가지런한 손길.
한 송이 꽃으로 피기 위해 얼마나 울었을지. 결코 여릴 수 없는 꽃잎에 목례를 건넨다.
옷깃이 스치자 독특한 향이 뿜어져 나왔다. 입안에서 가득 퍼지던 그 향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언덕 위, 구름을 뚫을 기세로 솟은 석탑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솟아날 것만 같다.
단지 문을 열었을 뿐인데 초록 내음이 넘실거리며 쏟아져 나온다. 미나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바쁘고, 아프고, 뜨겁고, 그리고는 웃을 것이다. 저마다의 삶이 달구어지고 있다.
저 멀리, 삶의 단면들이 비쳐난다. 쉽사리 다가설 수 없음에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본다.
어느 언저리를 헤엄쳐 이곳까지 닿았을까. 퍽 지쳐보이는, 하지만 여전히 힘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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