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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토록 가지런한 모양새가 우뚝 설 줄 누가 알았을까. 놀라운 마음에 발걸음도 함께 우뚝 멈추고 만다.
하나의 반석, 딱 그 만큼의 역할로 세월을 버티는 것은 어떤 일일까. 답을 내어주지 않는 노익장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늘에 가려진 횡단보도 위로 누가 지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를 뒤따라오던 너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으니.
호기심이 가득한 우리들에게 들여다 볼 곳을 마련해 준 친절함. 못 이기는 체 다가서는 발걸음이 즐겁다.
사철 푸른 나무들과 크지 않은 물소리, 그리고 무엇이 있었을까. 반석 위에 둘러 앉았을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자그마한 소원들이 저만큼이나 쌓였다.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
세월을 넘어, 어진 마음들은 여전히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바래질지언정 쉽게 닳지 않은 굳은 마음들.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손길 닿은 곳곳이 정성으로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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