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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열리고 글 읽는 소리가 새어나오지는 않을까. 생생한 붉은 빛깔이 푸른 담장과 어우러져 한층 더 짠한 곳
먼 길을 오르기 전, 그 앞에 멈춰서서 올려다 본다. 상상하고 상상하며 커져가는 풍경.
빽빽한 것들도 아래로는 틈을 비워둔다. 쉬어갈 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마음.
하나씩, 하나씩. 오랜 세월에 걸쳐 늘어왔다는 부도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쌓여 있을지 쉬이 짐작하기가 어렵다.
늘어진 가지에 달린 잎이 서로 부딪친다. 잎사귀들이 부대끼는 소리가 마치 파도를 부르는 듯하다.
여전히 낡은 골목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비워진 낡은 골목을 걸으며, 꼭 그 때에만 할 수 있는 생각들이 있음에.
무엇이 숨어있지는 않을까 하는 설렘이 꼭 들어 맞았던 순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작은 심장.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세월 동안 불 위에서 달구어진 뚝배기 안에 고인 맛깔나는 국물이 어느새 입안에도 가득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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