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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라는 것이 비단 여닫기 위한 것일리가 있으랴. 경계를 지날 채비를 마친 뒤, 새로울 풍경에 마음이 벅차다.
처음은 아닐 것이다. 멋대로 다가와 쌓이는 낙엽이라든가 속까지 젖을 정도로 흠뻑 내리는 비라든가, 살포시 내려앉는 너라든가.
눈을 감아도 비쳐드는 햇살과, 그 아래 선 것들. 위태롭고도 고운 모습들에 눈이 시리다.
언덕 위에 올려둔 모자처럼 천연덕스러운 모습. 빈 언덕 위의 모자를 상상하며 웃었을 이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
이 고운 빛깔들을 닦아둔 마음은 누구의 것일까. 단정한 모양새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본디 땅이 키워낸 털의 그것 같다고 생각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면서 부드럽게 흔들리는 땅의 머리칼 같다.
우연 없이 오로지 필연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 수면 위로 빛이 산란하며 퍼진다. 마치 기억 속의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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