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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 온 풍경이 이곳에 내려앉았다. 춘향이나 심청이 같은 옛 이름을 가진 소녀들을 상상하게 되는 이유.
이곳과 저곳 사이를 건넌다, 는 것은 문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닿지 못할 두 곳 사이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저편으로 건너는 일.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아직도 선명한 그의 자취가 신기할 따름.
한 줄기 끝에서도 서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왜일까. 맞부딪히지 않고, 그래도 발끝을 맞댄 채 살기 위해서라면 다행인 일.
등에 새겨진 번호는 선수의 자존심. 모두의 시선이 작은 공 하나에 집중된다.
바람에 흔들릴 만큼 얇고 쉽게 망가질 수 있지만 어떤 것도 놓쳐본 적이 없다.
커서가 깜빡이듯, 자그마한 나무 한 그루가 섰다. 어떤 말들을 적어나가야 이 풍경이 기억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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