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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닿기 전,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시간. 아직 삼켜지지 않은 태양이 사방에 빛을 흩뿌린다.
흐린 시야 너머로 산등성이가 붉게 타오르는 게 보였다. 하얀 구름이 짙어질 정도로 눈부신 오늘이 떠오르고 있다.
천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곳을 지나갔을 무수한 사람들. 그 사람들의 기억이 이어지는 한 영원이 흔들릴 깃발들.
허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낡아가고 있기에 더욱 특별한, 오래된 담장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오래도록 잠겨있던 마음의 빗장이 열렸다. 그런다 한들 어찌 쉬이 들이닥칠 수 있을까.
기억의 단편들을 잘라내어 완성한 모자이크. 웃음보다 선명한, 감출 수 없는 아련함.
이 외딴 우편함에 어떤 이야기들이 쌓여 있을지. 열려 있지만 들여다보기 힘든 마음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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