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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 있어야 할 것이 지천에 깔려 눈이 어지러웠는데 뒷걸음을 치자 어디선가 코끝을 찌르는 노란 향취.
틀어진 문틈 사이로 바람 소리 한 번 왁자하다. 살짝 휜 마루 위 애꿎은 고추만 바짝 타들어 가네.
늘어선 무지개 아래로 물줄기가 이어진다. 누군가의 꿈을 옮겨왔을 풍경. 이 앞에 서서 어떤 꿈을 꿀 수 있을지.
등 하나에 소원 하나. 밤이 되면 누군가의 소원이 환하게 길을 비추겠지. 정작 소원을 적은 종이는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고 불빛만 길을 떠돌고.
만 년의 세월 앞에 우뚝 선 나무 한 그루. 굽어보는 것일까,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중일까.
삐뚤빼뚤, 자연이 내어준 길을 따라 조심스레 만든 울타리.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면서도 괜스레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선명하고 힘찬, 그래서 자꾸만 눈길이 가 닿는. 금방이라도 그 모습을 바꾸어 솟구쳐 날아 오를 것만 같다.
기다란 담장 너머로 또 다른 담장이 올라섰다. 그 너머로 담보다 높은 마루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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