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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올라왔을까? 누가 올려 놓았을까? 담 너머로 빼꼼 고개를 내민 호박 한덩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구름마저 이곳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멀리서 억새풀 요란히 흔들리며 손짓한다.
오랫동안 함께 있어 닮게 된 것일까. 숲과 같은 빛깔로, 숲이 흐른다.
이른 등이 점점이 켜졌다. 곧 밤이 올 것을 알리며, 조용히 밤을 준비하는 이들.
나뭇잎 그림자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돌담이 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그곳을 거니는 내게도 돌담이 차곡차곡 쌓여져 간다.
시선을 가르며 켜켜이 쌓인 교각들, 바라보는 이들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풍경이 열렸다.
밟으면 무게 만큼 소리가 울릴 것 같다. 낙엽이 올라 앉아서 그런지 울림이 유난히 사뿐하다.
낮은 곳에 뚫린 터널의 끝이 빛으로 휩싸여 있다. 끝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끝의 거리를 가늠할 수 없어 잠시 망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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