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나뭇가지가 나부끼는 소리는 상상만 해도 기분 좋지 않나요? 마당 앞 정원에는 잘 가꿔진 화려한 꽃들이 제 향기를 뽐내고 싱그러운 풀잎은 꽃잎 못지않게 파르르 떨며 멋을 부립니다. 하지만 높다란 빌딩숲속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로 그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도심이 온통 푸르른 자연으로 물들어 안락하고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메워진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도심에서 자연의 하나로 물들고 돌아오라’입니다.
대전정부청사를 비껴 엑스포 과학공원건물이 보인다. 벌써부터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감싼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꽃과 나무가 손짓하는 한밭수목원은 무슨 색을 띠고 있을까?
“수목원은 봄에 와야 예쁜 거 아니야?”
“물론 봄에도 예쁘지, 하지만 한밭 수목원은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무엇보다 도심 속에 위치해서 교통도 편리하고 더 특별하기도 하고 말이야. 하얀 이불을 덮고 있을 꽃과 나무를 떠올리니 벌써부터 몸이 파릇파릇해 지는 기분인걸!”
도심 지역에 조성된 수목원 중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해서일까, 관람하는 구역도 나뉘어져 있다. 동원으로 갈까, 서원으로 갈까 고민 끝에 동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전국 최대 규모라더니 둘러 볼 곳들도 정말 많다. 오전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 다 둘러보려면 하루 꼬박 걸리겠는걸!”
수목원에 들어서자마자 이색적인 분위기의 정원이 펼쳐진다. 자신의 미모를 보라는 듯 화려한 색으로 손짓하는 꽃에 그만 질투를 느낀다.
“겨울임에도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 무엇보다 서양 어느 외딴 집의 큰 정원에 와 있는 듯 이색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꽃이 저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었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아름다운 색은 정말 많은 것 같아. 일곱 빛깔 무지개 말고도 말이야.”
겨울이라 그런지 장미원의 장미는 없다. 겨울 속 봄을 품고 있기에 장미원은 그리 쓸쓸하지만은 않다. 눈이 담지 못하면 마음으로라도 담아 붉은 빛으로 마음을 물들여본다.
“겨울이라 장미원은 휑하네. 겨울에 만발한 장미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쩐지 아쉬워.”
“너무 서운해 할 필요 없어. 마음속에 피어날 장미를 떠올려 봐. 그럼 벌써 봄이 온 것처럼 세상이 환해지지 않니? 벌써 다음 계절이 기대되는 걸?”
한겨울에도 땀이 삐질 하고 흐르는 열대식물원에는 훅 하고 습기가 차오른다. 열대우림에서나 봄직한 식물들에 계절을 잊어버리고 만다.
“열대 지방에 사는 식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라 좀 덥고 습해. 그래도 마치 더운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니? 한겨울에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해!”
“정말이네! 저기 바나나도 열렸어! TV프로그램에서만 보던 바나나 잎이야. 정말 크구나. 저기 붉은 빛을 내는 꽃은 이름이 뭘까?”
싱그러운 풀잎은 아직 어린잎이 한창이다. 이들도 계절이 바뀌면서 나이를 먹는지 아직 팔팔한 것에 절로 생기가 돈다.
“파릇파릇한 잎을 살짝 만져보니 아직 여린 것 같아. 마치 새살이 돋은 자리에 난 여린 살결처럼 말이야.”
“연 녹색의 이파리가 진녹색으로 물들 때 우리도 함께 자연과 가까운 색으로 물들어 있으면 좋겠어.”
백조 두 마리가 입을 맞추고 있는 곳엔 견우와 직녀 다리가 놓여있다.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한다는 이곳에선 어쩐지 핑크빛으로 물들 것 같다.
“날이 벌써 어두워졌네. 그래도 다행히 식물들은 다 둘러 본 것 같아.”
“생각지도 못한 곳에 백조 두 마리가 있었네. 서로 사랑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그 옆에는 견우와 직녀 다리라 그런지 연인들이 서로 애타게 사랑을 나누네, 초록빛에서 핑크빛으로 물드는 시간이다.”
이산화탄소와 각종 공해가 떠다니는 도심 속에 마련된 수목원은 나들이 장소를 넘어서 도심 속 공해를 정화하는 산소탱크의 역할도 마다 않는다.
“수목원에 오면 항상 크게 숨을 한 번 들이 마시게 돼. 도심 속에선 공해 때문에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도심 속 수목원에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신 기분이야.”
“그래 맞아, 꽃이 피어날 때 꽃향기를 맡고 좋은 바람이 볼을 스칠 때 그 바람을 한껏 머금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봄이면 파릇한 새싹과 향기를 내뿜는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싱그러운 풀잎이 비로소 제 색을 드러냅니다. 가을이면 울긋불긋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겨울이면 순수한 빛깔로 변화를 줍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변화하는 계절을 바쁜 일상 때문에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화가 타샤 튜더는 '딸아, 고민은 그만하고 나가서 꽃향기를 맡으렴'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결 더 여유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가까운 도심 속에서라도 계절이 변화하는 것에 잠시나마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강남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강남 스타일’? 바빠 보이는 사람들과 높다란 빌딩 숲?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활기찬 강남역? 어느 것 하나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트래블아이>는 강남구의 보다 특별한 매력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와 함께 알아볼 것은 도심 속에서도 유유히 제 모습을 간직한 여유롭고 향기로운 곳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미션, ‘강남구 속의 고즈넉한 반전매력을 샅샅이 파헤쳐라!’
강남구의 반전매력을 찾기 위한 출발지점은 삼성역의 코엑스. 강남구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들 중 하나인 이곳. 특별한 여행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 살펴보자.
“여기에 서서 보니 강남구는 정말 바쁜 곳이구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좀 봐. 다들 자신감에 넘쳐 보여. 모두들 남몰래 꿈꾸고 있다는 ‘강남에서의 삶’이 바로 이런 걸까?”
“그러니? 난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조금 지쳐 보이는 것 같아. 이 바쁜 곳에도 마음을 시원하게 식힐 수 있는 힐링 포인트가 있으면 좋을 텐데. 어디, 어떤지 가 볼까?”
첫 번째 행선지는 코엑스 건물에서 길을 하나 건너기만 하면 된다. 고작 10분이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강남구가 숨겨둔 이 첫 번째 보물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터.
“이렇게 가깝단 말이야? 굳이 코엑스 건물에서 출발한 이유가 있었구나. 앗, 그런데 저게 뭐지? 절? 이 강남구 한복판에 절이 있단 말이야?”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와 보는 건 나도 처음이야. 등 뒤에는 강남구 제일의 ‘핫플레이스’가운데 하나인 코엑스, 눈앞에는 봉은사라니!”
도심 속에 있다 하여 그 역사가 짧을 것이라 지레짐작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의 고승 연회국사가 원성왕 10년에 창건한 봉은사는 천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품고 있기 때문.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멋스러운 걸? 소박하면서도 웅장한 이 모습! 여기가 강남 한 복판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나도 그래. 강남구에서 화려함만을 찾았던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되는데? 봉은사에서 가장 오래 된 건물은 ‘판전’이라고 하니, 어디 한 번 찾아볼까?”
봉은사를 찾았다면 반드시 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미륵대불. 높이가 23m에 달하는 이 거대한 미륵상은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미륵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와, 정말 대단한 크기야! 도심을 굽어보고 있는 저 인자한 얼굴! 지치고 힘들 때 이곳을 찾는다면 마음의 안정을 얻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도 합장 한 번 할까? 왠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봉은사에서 약 1km쯤 떨어진 곳에는 선릉과 정릉이 위치해 있다. 성동대왕과 동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인 선릉과 중종대왕의 능인 정릉. 어느 쪽으로 먼저 가 볼까?
“선릉? 선릉역의 ‘선릉’이 여기에서 온 이름이었구나! 강남구에 한두 번 와 본 것이 아닌데도 선릉에 와 본 적이 없다니,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그럼 먼저 선릉으로 가 볼까? 성종이라면 조선조 초기의 전반적인 체제를 안정시킨 현군인데, 그분의 능을 볼 수 있다니 마음이 두근거려.”
조선왕릉은 조선왕조의 독특한 장묘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당대의 문화와 예술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왕릉은 200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해. 서울에만 해도 여덟 개의 조선왕릉이 있다고 하니, 이 왕릉들을 모두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이렇게 대단한 것들의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지금껏 둘러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있다고.”
선릉의 입구에 위치한 붉은 문인 홍살문. 정자각까지 이어져 있는 두 갈래의 길이 인상적이다. 이 두 길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길 앞에 작은 표지석이 있어. 한 번 읽어 볼까?”
“어디 보자⋯⋯. 왼쪽 길은 ‘왕릉에 묻히신 왕과 왕비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래! 큰일 날 뻔 했는걸? 오른쪽 길을 밟으며 가야겠어.”
“길 하나에도 의미가 있는 거로구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석물들의 방향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하니, 천천히 능을 둘러보자.
“이상한 일이지. 능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야.”
“그건 여기 우리와 능을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이곳을 지켜 왔기 때문이 아닐까? 선조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강남구가 숨기고 있는 반전매력, 어떠셨나요? 강남에서 가장 붐비는 곳인 코엑스에서 도심 속의 천년고찰 봉은사, 세계유산 중 하나인 선릉까지. 오늘의 탐사 여행은 특히나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들의 주변에도 여행지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트래블아이는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면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멋진 여행이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답니다.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로에 위치한 중랑 캠핑 숲은 2010년 개원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심 속 체험형 공원입니다. 건강한 숲을 주제로 한 이 생태공원은 우거진 녹음과 다양한 시설로 사랑받고 있는 곳인데요, 도심 속 여유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중랑 캠핑 숲으로 떠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도심 속에서 즐기는 캠핑이라니, 이색적이고도 매력 있는 주제입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중랑 캠핑 숲을 여행하고 도심 속 캠핑을 즐겨라!’입니다.
도심 속의 캠핑장인 중랑 캠핑 숲은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곳이다.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며 캠핑을 즐길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
“와, 저것 좀 보세요! 정말 예쁜 벽화예요! 캠핑 숲 안에는 진짜 나무도 아주 많겠지요?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가로수들 말고, 자유롭게 자라는 나무들 말예요!”
“그럼, 당연하지. 저 벽화처럼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득할 거야. 슬로우라고 적힌 저 글씨 보이니? 조금 불편하고, 조금 느린 것을 참을 수 있다면 캠핑 숲을 즐길 준비가 된 거야.”
중랑 캠핑 숲 최고의 자랑은 우거진 녹음. 시야 가득 펼쳐진 푸른 빛깔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저 길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걸까요? 온통 초록색이예요!”
“예전에는 이런 풍경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도심에서 녹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중랑 캠핑 숲 안의 산책로에는 입장할 수 있으니, 종종 이곳에 들러보자꾸나.”
중랑 캠핑 숲을 찾았다면 가장 먼저 체험해야 할 것은 바로 아름다운 자연이다. 곳곳에 핀 꽃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끽해 보자.
“저길 좀 보세요. 항상 화단에 심겨진 작은 꽃들만 봤었는데, 이 캠핑 숲에는 저렇게나 꽃들이 많네요! 저 선명한 빛깔!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잖아요.”
“그래, 정말 그렇구나. 캠핑 숲 안에 있어서 그런지, 왠지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지 않니? 항상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이야.”
캠핑을 시작하기에 앞서 관리 사무소의 위치를 알아두는 것은 필수. 중랑 캠핑 숲의 관리 사무소는 중랑 구립 잔디구장 옆에 위치 해 있다.
“그러고 보니 캠핑 중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 것일까요?”
“안전사고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 캠핑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캠핑을 쉽게 생각하는 마음이 위험하지 않을까? 낯선 환경에서 색다른 체험을 하는 것이니 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되지.”
중랑 캠핑 숲의 곳곳에는 연못과 수생습지원이 조성되어 있다. 연못가를 조용히 산책해 보는 것도 몸과 마음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연못과 나무, 풀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정말 예뻐요. 꼭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아요! 저 안에도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까요?”
“글쎄? 한 번 찾아보겠니? 커다란 물고기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구나. 아,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돼! 방금 전에도 말했지? 안전, 또 안전!”
중랑 캠핑 숲의 넓은 부지를 돌아보다 보면 어느 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분수 연못을 찾아라! 잔디 광장 옆에 있는 분수 연못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 줄 것이다.
“물줄기가 높이 솟아오르고 있어요! 도심에서 보는 분수 광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물줄기에서 활기가 느껴져요!”
“물줄기에서 활기가 느껴진다니, 재미있는 표현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하게 씻기는 느낌이구나. 조금만 앉아서 쉬었다 갈까?”
아이들에게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캠핑. 중랑 캠핑 숲은 부지 안에 놀이터를 따로 마련 해 두고 있기도 하다.
“앗, 저기도 가 볼래요! 저기 저 배도 그렇고, 미끄럼틀도 그렇고! 놀이터 하나도 우리 동네에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데요? 그네 위에 앉아 있는 잠자리를 좀 보세요!”
“하하, 잔뜩 신이 났구나. 하지만 놀이터에 들르는 것은 잠시 미루도록 하자. 이제 정말로 텐트를 치러 갈 시간이야.”
초보자에게 조금은 어려울 텐트 치기.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친 텐트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아주 특별한 기억을 선사 해 줄 것이다.
“처음 보는 장비들이 잔뜩 있어요! 정말 신기한데요? 이게 정말 우리가 잘 텐트가 되는 건가요? 조금 걱정이 돼요.”
“물론이지! 이리 와서 직접 해 보겠니? 한 번에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캠핑을 하러 왔다는 사실이니까 말이야.”
무엇이든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지요? 능숙하면 좋지만, 서툴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도전하고 체험하는 가운데서 얻어질 수많은 경험들이 아이들을 한 뼘 더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요.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완성한 텐트 안에 누웠을 때의 그 기분이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입니다. 아직도 떠나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중랑 캠핑 숲을 찾아보세요. 평생 잊지 못할 경험, 끊임 없는 웃음을 만들어 줄 경험이 중랑 캠핑 숲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월드컵대교를 지나다 만발한 꽃들이라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사진’입니다. ‘은은한 향기가 철따라 만발한 난지천에서 찍는 난초, 지초는 얼마나 생기 넘칠까?’ ‘널찍한 초지가 일품인 하늘공원의 조망을 담아보는 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들입니다. 시원한 주말 카메라 하나 챙겨들고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보겠다 마음만 먹고 있었다면, 이제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월드컵공원 일대를 거닐며 나만의 한 컷을 담아라!’입니다.
꽃과 풀이 있는 곳에는 늘 벌과 나비, 메뚜기 같은 곤충이 있기 마련이다. 월드컵공원 내 난지천공원에서도 벌과 메뚜기를 만난다. 멀어지는 피사체는 어떻게 찍어야 좋을까?
“15mm 어안렌즈를 주로 마운트해서 갖고 다니고 있는데 한번 교체해봐야겠어. 새로운 시야를 확보하는 연습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거든.”
“초광각렌즈는 피사체가 멀어질수록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멀게 표현되지 않을까?”
“이 메뚜기도 최단거리로 접근하지 않는 한 제대로 찍기 어렵고 시간도 많이 필요할 테지.”
야생화가 피어 있다면 아마 개망초는 늘 볼 수 있는 녀석 중 하나다. 특히나 난지천에는 개망초가 아주 광활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또 다시 구도 물색에 들어간다.
“벌써 억새가 폼 잡을 때가 되어가나 봐.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길어지는데 햇살이 예쁜 봄과 하늘이 예쁜 가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구나. 왠지 아쉬운데?”
“그런 의미에서 이곳을 나만의 구도로 기념사진을 남겨봐야겠어. 그렇게 아쉬움이 나만의 익숙함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게 사진의 매력이고 장점 아닐까?”
이름부터 근사한 하늘공원은 억새밭 사이로 보이는 풍력발전기와 탁 트인 하늘이 백미.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이다. 하지만 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수칙이 있다고!
“휴~ 291개나 되는 계단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멋부리려고 신은 워커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될 줄이야.”
“고가 카메라보다는 편안한 신발과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전문 지식보단 카메라 매뉴얼을 숙지하는 건 기본이야. 카메라와 친숙해지고 싶으면 꼭 편한 신발을 착용하도록 해.”
하늘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작은 산책로 메타세쿼이아 길은 시원하게 쭉 뻗은 산책로의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울창한 숲길이 매력적이다.
“옆에 달리는 아스팔트 도로와는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질 정도로 동화 같은 풍경이 이런 도시 한복판에 존재하고 있다니!”
“지금이면 초록빛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단순한 풍경사진부터 평소에 자주 찍던 인물사진까지 그 효과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거야.”
한강 위를 비추며 빌딩 사이로 숨어드는 해가 흐리게 깔린 구름 때문에 선명한 노을을 담을 수 없었지만 부드러운 빛이 주는 포근함은 왠지 멋지게 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른 코스모스들은 이미 꽃잎이 시들고 연보랏빛 개미취와 은빛으로 흔들던 갈대가 꽃을 피워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정말 장관이야.”
“잠실대교 아래 어디쯤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저 회색빛 빌딩이 남산타워인가? 저 빌딩 사이로 붉은 마침표를 찍고 지는 태양을 담아보자!”
평화의공원에서 징검다리는 누구나 사진을 찍는 곳. 대부분 피사체를 다리 위에 세워놓고 강 건너에서 사진을 찍는데 좋은 사진이 거의 없다. 뭐 획기적인 방법 없을까?
“몇 번 구도를 잡았는데 인물도 안 살고 배경도 허전한 사진들뿐이야.”
“그럴 때는 과감하게 징검다리 앞에서 촬영해보는 거야. 봐봐. 사람 얼굴부터 확연히 드러나지? 때로는 배경을 일부분 포기하는 것도 사진을 살리는 방법이지.”
“정말이네. 호수를 포기한 대신 인물의 좋은 표정과 편안한 갈대숲을 얻었구나.”
월드컵공원은 볼 것이 많다. 드넓은 생태공원부터 미술관, 음악분수, 산책로 등등. 하지만 이중 사진 촬영명소로 각광받는 포토존은 따로 있다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갖가지 테마의 아름다운 촬영 명소들이 마치 내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구나.”
“이제 곧 해가 질 텐데,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가을의 풍경 한 자락, 석양이 질 무렵 아닐까? 이제 곧 해가 질 텐데, 진짜 황금 컷을 잡으러 평화의공원 수변으로 나가보자!”
특유의 고즈넉함 못지않게 평화의공원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예쁜 야경사진을 촬영할 때도 노하우가 있다는데?
“곧 해가 질 거야. ‘매직아워(Magic Hour)’를 활용해봐!”
“매직아워? 그게 뭐야?”
“해가 지는 시간을 기준으로 전후 약 30분간 매직아워를 하는데, 이 시간에 사진을 찍으면 빛의 산란현상으로 인해 하늘이 새파랗게 촬영되어 색감이 아주 좋지!”
‘난 어디를 가도 내 맘에 드는 나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는 자신감, 이제 어느 정도 생기셨나요? 마음의 반영으로, 행복한 사진을 찍기 위해선 행복한 마음을, 사랑스러운 사진은 사랑스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사진은 찍는 사람이 표현하고 싶은 구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끔은 엎드리고, 때론 보조의자를 놓는 상상력과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기계가 만들어 주는 퍼포먼스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계가 아닌 감수성을 가진 사람만이 찍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만사 제쳐두고 월드컵공원 일대로 출사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늘 기척도 없이 다가와 바쁘게 사라지는 계절이라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보내는 가을은 언제나 서툴고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흙은 한결 부드러운 윤기가 흐르고 바람은 무더위를 밀어낸 자리에 풍성한 곡식의 향을 불어넣습니다. 그 소소하고 미미한 변화들을 도시의 삶에서 잊고 지낼 뿐입니다. 호박넝쿨이 뒤덮은 기찻길과 이제는 찾는 이 없는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을 걷다 보면 절로 걸음이 느려지고 마음은 고요해집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에서 아날로그 감성에 간지럼을 태우자!’ 입니다.
지금은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으로 통하는 화랑대역은 1939년 경춘선의 개통과 함께 이름을 ‘태릉역’이라고 했다. 왜 이름이 화랑대역으로 바꾼 걸까?
“지금도 내 친구 하나는 과거 육군사관생도였던 남편이 훈련 길을 오는 새벽녘 이곳 간이역에서 눈물과 눈짓으로 인사를 하던 애틋한 연애시절을 떠올리더라.”
“그들뿐 아니라 육군사관학교가 역사 옆에 들어서고 ‘화랑대역’으로 이름을 고쳐 지으면서부터 70여 년 동안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거리들로 차곡차곡 쌓이게 됐겠지.”
새벽녘 훈련소로 떠나는 애인과 눈짓으로 작별하던 소박한 화랑대역은 지난 70여 년 세월을 들고 나며 쌓인 아련한 이야깃거리만 남긴 채 홀연 남겨져 있다.
“삼각형 박공지붕도 인상적이고,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라 한때 사진 동호인들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받은 곳인데, 경춘선이 복선화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낡아가고 있구나.”
“그렇군. 선로 위로 난 온갖 잡풀 때문에 걷기조차 어려울 정도야. 하지만 이 일대에 도심공원이 만들어진다니 이 간이역이 어떻게 변할지 내심 기대가 되는데?”
육군사관학교에 가면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이들에겐 멋진 추억이 되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씩씩한 젊음의 매력은 배가되는 장소가 따로 있다는데?
“배우 리처드 기어를 일약 대스타로 만들었던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 사관학교 생도들이 자신을 기다리던 애인을 와락 끌어안던 장면, 기억나니?”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청춘들에 대한 기억 말이지?
“맞아. 육군사관학교도 간성문 밖에 그런 영화 같은 장면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
육군사관학교 일대는 60여 년 대중에 쉽게 개방되어지지 않았던 공간이기에 넓은 녹지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호기로운 산책로를 보다 더 여유롭게 거닐 수 있다.
“매주 한 번씩 화랑의식을 관람할 수 있다더니 우리가 때맞춰 잘 왔구나! 정복을 갖춰 입고 행진하는 저 생도들, 참 의젓해 보이지 않니?”
“맞아. 텔레비전으로만 보았던 화랑연병장과 육군박물관까지 다 둘러보았으니 그만 갈까?”
“잠깐! 이곳에도 단풍나무 숲길이 이렇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니,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데?”
조선 최고의 권력가로 화려하게 피어올랐으나 쓸쓸히 저문 문정왕후 윤씨의 무덤 태릉은 남편의 곁이 아닌 서울의 북쪽을 외롭고 쓸쓸하게 지키고 있다.
“조선을 대표하는 악녀라 하면 흔히 장희빈을 떠올리겠지만, 그보다 더한 여인이 바로 이 무덤의 주인인 문정왕후 윤씨 아니었을까 싶어. 12살 아들을 임금의 자리에 앉히려고 온갖 술수를 동원하게 된다지. 즉위 8개월 만에 숨을 거둔 인종 독살설도 나오니까.”
“화려하게 피어올랐지만 쓸쓸히 저문 그녀의 인생은 우리네의 헛된 욕망과도 꼭 닮았어.”
태릉 외에도 인근에는 문정왕후의 일생만큼이나 붉은 단풍이 산책로를 뒤덮어 고즈넉한 운치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가볍게 거닐어보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이 태릉 입구에 자리해 있어. 이 가을여행에서 우리 역사의 가치, 문화의 우수성을 함께 배울 수 있어 좋구나.“
“그렇다 하더라도 문정왕후가 사랑했을 법한 이 붉은빛 산책로를 둘러보지 않고 돌아가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서울여대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소라분식도 들러본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메뉴들을 마주하고 있자니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식욕도 빠르게 찾아든다.
“쫄깃한 떡에 매콤달콤한 양념장으로 맛을 낸 떡볶이와 고소한 치즈를 듬뿍 올린 치즈주먹밥, 가을만 되면 이 맛이 얼마나 그립던지.”
“맞아. 중간고사 마치고 먹는 요 ‘질펀이’의 매운양념도 캬~.”
“얘! 넌 그때 이집 단골인 태릉선수촌 오빠들이랑 ‘눈팅’ 하려고 더 자주 들락거렸잖아!”
깊어가는 가을밤, 도심 속 느긋한 휴식공간을 찾고 있다면 은은한 빛만으로도 아늑함이 충만한 카페로 가보는 건 어떨까?
“한지로 싼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어. 커피 맛도 정말 좋구나.”
“정말 그래. 이곳은 공정무역으로 거래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고 있거든.”
“오늘 하루를 ‘힐링’으로 마무리하면서 이번만큼은 가을을 그냥 지나쳤다는 아쉬움은 들지는 않을 것 같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선로를 덮은 탐스러운 호박넝쿨을 지나 흐드러진 붉은 단풍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육사 앞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도 만나고, 한때 조선을 치마폭 아래 두었으나 쓸쓸하도록 화려하게 진 어느 왕후의 무덤가를 지나쳐 옛 추억 넘실대는 이야기들을 끝없이 찾아가는 가을내음 가득한 도심 속 가을 여행. 어쩌면 공릉동으로 떠나는 이 여정이야말로 그간 도시의 삶에서 잊고 지낸 가을을 되돌려줄지도 모릅니다. 깊어가는 가을의 속도가 느껴질 즈음 떠나는 도심 속 여행, 당신은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나요?
전라남도 담양의 죽녹원은 그 어떤 휴양림보다도 유명합니다. 여러 나무들이 이룬 울창한 숲은 올곧은 품세로 청량함을 자랑하며 자라난 대나무 길은 담양의 풍취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대나무 길에서의 시원함과 상쾌함을 마음껏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더없이 건강함이 묻어납니다. 담양이 건강한 먹거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대나무 숲을 따라가다 보면 입맛 공략 삼각편대, ‘떡갈비’ ‘죽순회’ ‘대통밥’에 ‘담양국수’까지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트래블아이>미션은 ‘대나무의 향기로 든든히 속을 채워라!’입니다.
죽향이라 불릴 만큼 대나무가 많은 담양. 죽부인도, 대나무 이쑤시개도 아닌 또 다른 특산물을 이곳에서 꼭 만나보아야 한다고 하는데?
“대나무는 다 똑같이 생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둘러보니 다양하게 생긴 것 같아! 대나무는 어떤 것이든 먹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야. 먹을 수 있는 대나무는 따로 있다고 해. 우리가 먹는 대나무는 바로 맹종죽, 분죽, 왕죽 이라는 종류라고 해.”
대나무를 먹는다고 하니, 자리를 잡고 앉아 양손에 대나무를 쥐고 아작아작 씹어 먹는 팬더가 생각나 슬쩍 웃음이 나온다.
“대나무를 이용한 음식이라고 해서, 높게 자라난 대나무를 직접 잘라 먹는 요리인 줄로만 알았어!”
“맞아, 대나무 자체를 먹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대나무 특유의 향을 이용하거나 죽순은 먹을 수 있어서 요리로 활용하는 것이지.”
죽순푸드빌리지, 한우거리 등 주제별 먹거리촌이 담양에 즐비하다. 이중 죽녹원에서 관방천을 따라가다 보면 국수집 십수 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국수거리를 만날 수 있다.
“관방천을 따라서 국수집 십수 곳이 옹기종기 모여서 장사를 하고 있어. 잘 찾아보면 40년된 국수집도 찾을 수가 있다더군.”
“원조대나무국수. 멸치국물국수. 열무비빔국수. 댓잎계란에 댓잎동동주까지, 이렇게 메뉴가 다양할 줄이야. 이곳의 국수에도 죽향이 날까?”
메뉴는 비슷하지만 여름에는 비빔국수와 콩국수가 인기. 대나무로 맛을 낸 담양국수의 맛은 과연 어떨까? 곳곳에 독특한 비법의 국수메뉴도 눈에 띄는데?
“이렇게 흐르는 강을 보며 평상에 앉아 국수를 즐길 수 있다니.”
“독특한 건 메뉴도 마찬가지야. 댓잎가루로 뽑아낸 이 생면은 어디에도 없는 담양의 맛 아닐까? 단일 메뉴로 경쟁하며 함께 성장해온 골목인 만큼 대부분 맛집들이로군.”
“나는 이곳에 오면 제철 국수를 꼭 한번 맛보고 싶었어.”
대나무와 떡갈비로 유명한 동네가 전라남도 담양이다. 죽순회, 대통밥과 함께 담양 삼합(三合)으로 통하는 떡갈비가 식탐을 유혹한다.
“이곳은 주인이 직접 고르는 국내산 암소갈빗살을 하루정도 천연양념으로 숙성시킨다고 해. 손님상에 떡갈비를 내기까지 숙성시간만큼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았을지도 알만해.”
“맞아. 먹기에는 쉬워도 떡갈비 요리가 그리 쉬운 음식은 아니지. 같은 소갈비를 재료로 했어도 너비아니와도 다르고, 꼬치음식인 산적과도 분명 다르니까.”
한 번 먹어 보면 왜 담양떡갈비인지 알게 된다. 숯불로 구워 뜨끈뜨끈할 때 손님상에 내는 담양떡갈비의 맛에 남다른 깊이가 있다는데?
“코로 먼저 맛을 봤으니 자, 이제 나처럼 해봐. 갈비뼈 양쪽에 붙은 갈빗살을 베 물고 뜯어야만 쫄깃하고 고소한 갈비 맛을 제대로 알 수가 있지.”
“집어들고 입 안에 넣는 순간 양념장이 듬뿍 밴 떡갈비의 감칠맛이 제대로 느껴져. 그런데, 양념 향이 그리 강하지가 않아서인지 생갈비 특유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구나!”
떡갈비 정식에 따라 나오는 반찬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제철 재료로 한 밑반찬이 10여 가지가 호남한식 한상차림을 연상케 한다.
“국산콩을 이용한 청국장과 갯나물 무초무침, 두부전, 양파장아찌, 야채 샐러드, 부추나물, 오징어젓갈, 멸치조림, 도토리묵 등 떡갈비와 함께 내는 밑반찬들도 이렇게 푸짐하구나.”
“반찬류만 보더라도 전라도 인심을 단번에 알 수가 있겠다. 가득 모두 제철 국내산이라고. 대나무를 이용한 음식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조금 놀랐어. 아직도 대나무의 시원한 향이 입 안에서 맴도는 것 같아.”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죽순을 올려 살짝 구워낸 죽순구이도 맛있지만, 떡갈비를 먹을 땐 역시 죽순회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떡갈비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는데?
“죽순으로 회무침을 하다니.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사각사각한 죽순의 식감과 함께 만나 회무침 못지않은 맛을 내는 것 같아!”
“떡갈비까지 한입에 넣고 씹어 봐. 아삭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상당히 괜찮아.”
“죽순회는 채식이고 떡갈비는 육식인데도 전혀 이질감이 없어.”
잘 가꾸어진 죽녹원을 지나면 입맛 공략 삼각편대, ‘떡갈비’ ‘죽순회’ ‘대통밥’ 집들을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국수거리에는 요즘 지역 인기메뉴로 떠오르는 담양국수의 다양한 메뉴를 모두 즐길 수가 있습니다. 갈비의 질감을 살려 내면서도 고기가 질기지 않은 떡갈비와 함께 차려진 따뜻한 대통밥은 식욕을 불끈 자극합니다. 큼지막하게 썰어 초고추장에 버무린 생죽순 무침회의 아삭함과 떡갈비의 쫄깃함은 가히 환상의 궁합입니다. 건강, 맛, 여행을 모두 찾고 있다면 이번 주말 담양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따스한 햇살과 함께 하는 여행이 그리울 무렵 남도에는 본격적인 꽃잔치가 시작됩니다. 경북 고령에 깃든 철의 왕국이라 불렸던 대가야의 이야기를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역사보다도 긴 520년여의 세월 동안 그 명성을 떨쳤던 대가야의 고장입니다. 철의 왕국을 건설하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가야금까지. 그들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북 고령으로 기왕 나선 걸음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 미션은 ‘대가야를 오감으로 느껴라!’입니다.
개화실 꽃이 피어나는 마을, 개실마을. 그리고 마을을 포근히 둘러 싼 춤추는 나비를 닮았다는, 접무봉. 이 마을에는 어떤 이야기가 꽃피고 있을까?
“나즈막한 돌담장과 묵직한 나무 울타리들 사이로 난 굽이진 골목길은 우리나라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야의 역사 뿐 아니라,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대를 이으며 살아오고 있는 개실마을에서는 자연체험, 농촌, 역사체험 등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단다.”
가야금의 대가 우륵의 고장이자, 초기 신라와 어깨를 견주던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유적이 숨쉬는 이곳에는 우륵박물관이 떡하니 자리해 있다.
“박물관의 입구 한편에 있는 우륵 동상이 건장하게 서있어요!”
“그 맞은편에도 가야금을 제작했던 금장지비석이 있구나. 가야금 재료인 오동나무를 납작하게 깎아서 촘촘히 세워둔 모습이 꽤 인상적이야.”
“박물관 바로 옆 마을에 조성한 우륵의 집도 빼놓지 말아요!”
우륵박물관은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 우륵과 관련된 자료를 발굴ㆍ수집ㆍ보존ㆍ전시하여 국민들이 우륵과 가야금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륵을 찾아서` 전시실에서는 뭘 보고 왔니?”
“우륵이 살았을 당시 대가야의 정황을 보여줬어요. 또 전시실 `악성우륵`에서는 우륵이 어떻게 자라서 음악을 접했고 어떻게 가야 12곡을 만들게 됐는지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죠.”
“그야말로 우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로구나.”
정정하니, 울리는 가야금의 소리를 따 정정골이라는 옛 이름으로 불리었던 가얏고. 우륵의 가야금 소리를 따라 걷는 가얏고 마을의 길을 따라가볼까?
“요즘에는 잘 들을 수 없는 가야금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지니, 정말 옛 가야의 악성 우륵이 왜가야금을 사랑했는지 알 것만 같아요.”
“그래, 가얏고 마을에서는 가야를 대표했던 가야금과 우륵의 뜻을 이어 가야금 공방, 문화관, 체험관 등을 통해 가야금 문화를 적극 발굴, 보존, 재조명 하고 있단다.”
고아동 벽화고분 속에는 약간의 연꽃그림이 남아있다고 한다. 회가 떨어져버려 거의 사라져버린 벽화 속에 여전히 피어있는 연꽃의 주인은 누구일까?
“대가야의 유일한 벽화고분이라니, 역사적 가치가 엄청나겠어요! 밀폐 되어있어서 직접 들어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요.”
“처음 도굴된 채 발견되어, 보수공사와 학술조사를 거친 후 보존하고 있는 것이란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니, 너무 아쉬워 할 일은 아니란다.”
대가야 왕릉전시관을 비롯한 대가야박물관은 고령에 흩어져 출토된 대가야 유물들을 한 자리에 전시해놓았다. 대가야의 찬란한 유산에 입이 떡 벌어진다.
“순장 문화라니, 조금 무서워요. 살아있는 사람을 함께 묻는 문화가 왜 대가야의 풍습으로 굳어진 걸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옛 사람들은, 죽음은 곧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이라 믿었단다. 이 세상에서 살던 그대로 다음 세상에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하니,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단다.”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있는 순장무덤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잔디가 피어있지 않은 왕릉이 낯설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하다.
“이렇게 큰 건물이 실제 무덤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이 무덤의 주인은 힘이 정말 강력한 왕이었나봐요.”
“그래, 그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직접 들어가 순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곳이란다. 매장 모습과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얼른 들어가보자.”
신비의 왕국, 대가야. 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아온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잊지 않으며 그들이 즐긴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대가야박물관이다.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네요. 저는 대가야 용사 체험구역을 가장 해보고 싶어요. 빨리 가요!”
“그래, 활도 만들어보고, 칼, 투구, 갑옷까지 직접 볼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구나.”
대가야 문화축제의 슬로건은 ‘1500년의 기다림’입니다. 찬란하게 피어났던 대가야의 문화를 잊고 지낸지 1500년. 일제시대, 한국전쟁 등의 아픈 역사를 겪으며 함께 상처 입었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살려내기 위한 고령의 노력이 느껴지는 체험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낙동강변의 비옥한 토양과 가야한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배경으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고령! 여러분의 오감을 모두 채워줄 고령으로 이번 주말 여행을 떠나시는 것은 어떤가요?
달빛 아래서 밤늦도록 베틀로 모시를 짜던 모습에서 과거의 내 어머니를 보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모시는 우리나라 여인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 고향의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충남 서천의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은 한산세모시의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마을입니다. 그렇기에 모시마을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때로는 어머님의 품 같은 포근함과 고향을 잊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푸근함으로 다가섭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바로 ‘달고개모시마을에서 푸근한 옛정을 느껴라!’입니다.
마을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한 농촌마을이지만 마을에는 오랜 세월 어머니의 손을 타고 내려온 한산모시의 유구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떡, 차 등 모시를 넣은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지! 영양가도 일품이라고.”
“그 전에 들은 모시풀을 베는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 제작과정에 참여해보는 건 아주 기본이야.”
“맞아. 한산모시를 '세(細)모시'라고 부르는데서 그 까다로움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으니까.”
모시는 잠자리 날개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가늘고 섬세한 옷감이다. 모시에 1000년이라는 아주 오랜 역사만큼 전해지는 유래 또한 신비롭다.
“모시의 역사는 언제 시작된 걸까?”
“백제 때 어느 노인이 현몽을 하고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발견한 것이 시작이라지?”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가닥 모시실에 붓질을 해대면 금세 빤질빤질해진다. 이게 바로 모시실에 풀 먹이는 작업. 그런데 이때 붓끝에 묻힌 것이 범상치가 않다!
“이거? 콩가루를 물에 갠 콩풀이구먼. 모시는 밭에서 잘라낸 줄기를 햇볕에 말려 태모시를 만들고, 태모시는 치아로 깨물어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쪼갠 뒤 무릎에 비벼 잇고, 풀을 먹여 이 모시실을 빳빳하게 만드는겨. 내가 만든 모시는 한 필에 200만원은 족히 가지.”
“와~ 손수 이렇게…. 들인 시간과 정성만큼 정말 빛이 나는군요!”
이곳은 모시짜기 기능보유자가 많아 귀중한 우리의 전통모시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건 기본. 하지만 이 마을에는 모시를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체험 거리들이 준비돼 있다.
“저기서 모시차, 모시 부침개와 모시빵까지 다양한 모시음식 만들기를 해볼 수가 있겠어.”
“음… 나에게는 좀 어려워보이는데? 나는 요리는 좀 젬병이라. 좀 더 손쉽게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그렇다면 모시 핸드폰줄 만들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
모시장인이 만든 모시옷을 직접 입어보면 대량생산된 요즘 옷감과 얼마나 다른지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세 군데의 모시체험장에서 직접 모시풀을 베어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에이~ 중간과정이 빠졌잖아! 천연염색까지 거쳐서 내가 만든 모시옷을 입어봐야 진짜 체험이지!”
모시체험마을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한과나 모시송편 만들기가 아닐까? 모시잎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모시짜기와 흡사하다.
“짧은 시간 안에 저 튀겨진 잡곡들을 꿀에 버무려야 해요. 적당하게 굳을 때까지 밀대로 평평하게 편 다음에는 잘라내는 것까지가 오늘 체험의 마무리이죠.”
“갓 만들어진 한과를 맛볼 수도 있는 거죠?”
“물론이죠. 한과 만드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더해진 최고의 전통체험이 바로 이거예요!”
해가 질 무렵 마을을 둘러싼 작은 산책로를 걷다가 밤이 깊어 달이 점점 밝아오면 그제야 왜 이 마을이 달고개모시마을인지 알게 된다.
“이 땅 위에 오로지 달빛과 우리밖에 없는 듯해. 평평한 땅을 가진 이 마을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걸릴 것 없이 없구나.”
“온몸으로 달빛을 받아봐. 달빛에 흠뻑 취하노라면 저 멀리에서 물오리떼가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오지. 옛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고개’에 자리 잡은 마을이로구나!”
장인정신과 혼이 깃들어 있는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재인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한산모시관 외에도 이 마을은 아름다운 명소가 즐비해 더욱 맘에 든다.
“갈대밭이 여기서 금방이라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를 끼고 있어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넘쳐난다고.”
“마을의 곳곳에 숨어있는 지명의 이름과 유래, 마을의 전설을 보물찾기 하듯이 직접 찾아다니며 마을지도를 완성하는 생태지도 만들기도 함꼐 해보면 좋겠다!”
충남 서천군 화양면의 이 마을 문턱엔 지금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이란 커다란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너른 평야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람들깨나 끌어모았다는 수려한 산수 경관까지 갖춘 이곳은 누구나 알아주는 서천 명물의 집산지였으니 바로 한산모시입니다. 한산모시는 전국을 통틀어서도 서천을 따라올 데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 으뜸 모시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은 감히 흉내 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오는 체험거리를 통해 이 마을은 우리에게 고향집처럼 정겹고 푸근한 마음과 정을 내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