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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귐이 사라져 모두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 곳에 모여 있었네.
건너 오는 것이 먼저일지, 건너 가는 것이 먼저일지. 건너는 일을 잠시 미루고 그만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그저 커다란 문이 서 있는 것뿐인데도 세상이 둘로 나뉜 것 같다. 문 안의 세상과 문 밖의 세상으로.
이처럼 정교하고 빽빽한 풍경을 누가 이리 정갈하게 닦아 두었을까. 내려오다 괜히 한 번 더 뒤를 돌아본다.
썰렁하던 길가가 웬일로 북적인다. 온갖 나물의 향취에 흥정소리가 섞여든다.
두 개의 호기심이 렌즈에서 맞닿고 있다. 서로가 궁금한, 그래서 두근거리는 첫 만남.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 그곳이 곧 바다일 듯 하다. 그늘에 서서 은파를 바라보는 일의 멋진 설렘.
출렁이며 내뱉은 흰 거품이 구름처럼 흩어지다 흘러간다. 바다가 하늘보다 푸른 까닭은 쉼 없이 부서지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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